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과 4년 동안 함께 일했던 마이크 펜스(Mike Pence) 전 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확실시되고 있는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거부했다.
펜스는 15일(이하 현지시각) 폭스뉴스 ‘더 스토리’에 출연해 2024년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할 계획인지에 관해 논의했다.
앞서 그는 2021년 1월 6일 의회가 2020년 대선 투표 인증을 논의하던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미국 국회의사당을 습격한 국회의사당 폭동 이후 트럼프와 사이가 틀어진 바 있다.
프로그램 진행자인 마사 맥컬럼(Martha MacCallum)이 펜스에게 트럼프를 지지할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내가 올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놀라운 게 아니”라고 답했다.
펜스는 트럼프-펜스 전 행정부에 대해 “믿을 수 없을 만큼 자랑스럽다. 미국을 더욱 번영시키고, 안전하게 만들었으며, 우리 법원에 보수주의자들을 임명하고, 더욱 평화로운 세계를 만든 보수적 기록”이라면서도 “다양한 문제에 대한 ‘심각한 차이’로 전직 대통령을 지지하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부통령 자격으로 대선 결과 인증을 주재한 것과 관련, ‘헌법적 의무’에 대한 견해 차이가 트럼프를 지지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일 뿐이라며 “난 그의 출마가 펼쳐지는 것을 지켜봤다. 그가 국가 부채에 맞서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을 보았다. 그가 인간 생명의 신성함에 대한 헌신을 회피하기 시작하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가 2023년 9월 인터뷰에서 론 드샌티스(Ron DeSantis) 플로리다 주지사가 서명한 임신 6주 낙태금지법안에 대해 언급한 것과 관련이 있다. 당시 트럼프는 해당 법안을 반대하며 “난 그가 한 일이 끔찍한 일이고 끔찍한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했었다.
또 트럼프가 중국에 강경하게 대응하고 바이트댄스 틱톡을 매각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에 반대한 일에 대해 한탄했다. 공화당이 다수인 미국 하원은 틱톡 및 후속 애플리케이션 또는 바이트댄스의 통제 하에 있는 법인이 개발하거나 제공하는 기타 애플리케이션 또는 서비스를 금지하는 법안을 최근 찬성 352, 반대 65 투표로 통과시켰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다수는 이 법안을 지지했는데, 법안은 기업이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모회사 바이트댄스와 분리하지 않을 경우 틱톡과 같은 외국인 적대자가 통제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배포·유지 또는 업데이트(또는 업데이트 가능)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월 7일 자신의 SNS 게시물에서 틱톡을 금지하는 법안에 반대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대표를 언급하며 “틱톡을 없애면 페이스북과 저커버그가 사업을 두 배로 늘릴 것”이라며 “지난 선거에서 부정행위를 한 페이스북이 더 잘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진정한 국민의 적이다!”라고 했다.
펜스는 국가부채, 낙태, 틱톡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에 대해 “그가 우리가 4년 동안 집권해 온 보수적 의제와 상충되는 의제를 추구하며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난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선한 양심으로 이번 캠페인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할 수 없는 이유다. 동시에 난 결코 조 바이든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펜스는 “트럼프에 대한 투표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고, 내 투표는 혼자 할 것”이라며 자신이 제3당 후보를 지지하거나 직접 출마하겠다는 생각을 뒤로 미뤘다. 그는 2024년 대선 캠페인의 남은 기간 동안 “우리의 존재 목적”, 특히 “우리 당을 정의하고 항상 미국을 강하고 번영하며 자유롭게 만든 폭넓은 주요 보수적 의제”에 관해 논의하며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동료 공화당 의원들, 무소속 의원들, 그리고 전국의 많은 민주당원들이 제한된 정부와 헌법에 대한 헌신, 세계에서 강력한 국방과 미국의 리더십에 대한 헌신, 그리고 항상 이 나라를 번영하고 자유롭게 만든 전통적인 가치에 대한 헌신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에너지를 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니키 헤일리(Nikki Haley)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얼마 전 경선에서 탈락한 후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았고, 크리스 크리스티(Chris Christie) 전 뉴저지 주지사는 올해 초 선거운동을 중단한 후 트럼프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는 가을에 바이든과 재대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잠재적인 러닝메이트와 관련해 여러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2016년과 2020년에 함께 출마했던 펜스는 그 중 한 명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