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앤비 가수로 활동하다, 8년 만의 정규앨범을 CCM으로
R&B 싱어송라이터 범키가 첫 CCM 정규앨범 ‘The Obedient(디 오비디언트)’를 21일 오후 6시 발매했다. 이는 지난 2016년 데뷔 11년을 맞아 발매했던 ‘U-TURN’ 이후 약 8년 만의 정규 앨범이다. 당시 ‘U-TURN’ 앨범은 범키와 긴밀한 음악적 교감을 나눠 온 에픽하이 타블로, 챈슬러, 빈지노, 산체스 등 실력파 뮤지션이 함께 피처링해 주목받았다.
‘디 오비디언트’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CCM 명곡들을 범키가 직접 선별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편곡, 자신의 기독교 신앙과 하나님을 향한 고백을 담아냈다. 특히 이번 앨범은 트리플 타이틀곡으로 구성됐다. 타이틀곡 ‘하나님의 숨결’ 작사·작곡에는 ‘사공정’이, 또 다른 타이틀곡 ‘주님 말씀하시면’에는 플루티스트 한지희가 참여해 다채로운 색깔을 완성했다. 마지막 타이틀곡 ‘내 모습 이대로’에는 2절 벌스에 범키가 직접 작사·작곡한 부분을 추가하며 특별함을 더했다.
또한 범키의 아들 ‘지아니’가 보컬로 참여한 ‘Way Maker’, 소아 뇌전증을 앓고 있는 아이들의 커뮤니티 ‘화이팅게일’의 천사들에게 선사하는 곡 ‘하나님의 열심’, 순종에 대해 진정성을 담아 이야기하는 ‘공감하시네’, R&B 장르로 재해석한 ‘하나님은 너를 지키시는 자’, 범키의 깨끗한 보이스가 돋보이는 ‘나의 안에 거하라’, ‘In Christ Alone’, ‘Amazing Grace’까지 범키 특유의 감성과 트렌디함이 고스란히 담긴 총 10곡이 수록됐다. 다음은 오랜만에 정규앨범으로 돌아온 범키와의 일문일답.
Q. ‘U-TURN’ 이후 8년 만의 정규 앨범인데, 오랜만에 정규앨범을 낸 소감이 어떠신가요?
A. 사실 요즘처럼 앨범 단위로 내기가 어려운 음악 시장에서 오랜만에 정규 앨범, 그것도 저의 첫 찬양 앨범으로 앨범을 작업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엄청 바쁘게 지내는 시간 가운데 꾸준히 싱글 앨범은 발매를 했었으나 이렇게 정규 앨범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았는데, 다 마치고 나니까 더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Q. 대중음악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이 CCM을 싱글 앨범으로 발매하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정규앨범으로 발매하는 일은 드문데,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A. 네 특별히 다른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고요. 사실 구상은 정말 예전부터 해 왔는데, 마음을 먹고 작업에 몰두하기까지 시간이 좀 오래 걸린 것 같아요. 그냥 ‘이제 때가 임했구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Q. 소속사와 오랜 기간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번 앨범 발매 결정에 반응이 어땠는지요?
A. 라이머 대표님도 신앙이 있으시고, 대표님의 아버님이신 전무님도 정말 제가 어려웠던 시기에 저를 위해서 기도를 많이 해 주신 분입니다. 그래서 제가 신앙을 처음 가지게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저의 변화를 목격하신 분들이기 때문에, 제가 찬양 앨범을 준비한다고 했을 때 너무 좋아하셨어요.
Q. 타이틀 곡 중 ‘하나님의 숨결’에 대한 소개를 해주신다면.
A. ‘하나님의 숨결’은 ‘딜리버리 프로젝트’ 가운데 만들어진 신곡입니다. ‘딜리버리 프로젝트’는 30명이 되지 않는 아주 작은 개척교회, 미자립교회를 찾아가는 것입니다. 개그맨 이정규 씨가 리더로 있고,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러빔’이라는 CCM 아티스트가 함께 하고 있고, 그 외 K-Pop 작곡가 등 여러 음악인들이 함께 모여 찬양을 배달해 드리는 프로젝트 가운데 만들어진 신곡입니다.
Q. 아들도 앨범에 참여했던데요. 몇 년 전 만 5세에 아넌딜라이트 등과 함께 앨범을 냈었는데, 요즘은 어떻게 지내나요?
A. 그때보다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나름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요즘도 노래하고 춤추고 랩하고 이런 것을 엄청 좋아하고 있고, ‘Way maker’ 곡은 특별히 아들도 좋아하기 때문에 함께 찬양을 했습니다.
Q. 가정이 생긴 후 음악적 방향의 변화가 있는 것 같은데요.
A. 가정이 생기고라기보다 먼저 신앙을 가진 이후에 변화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다음은 아이가 생긴 이후에 또 한 번의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선 어떤 영감에서 비롯된 창작물을 만들 것인지 스스로 분별하는 노력을 하고 있고, 또 하나는 ‘내 아이가 들을 수 없는 노래는 만들지 않는 게 맞다’라는 생각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Q. 결혼이 좋은 영향을 끼친 것 같네요.
A. 하나님께서 남자와 여자를 구분해 만드시고 각자 고유의 특성과 다름을 허락하신 데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결혼을 해야지만 자녀를 얻을 수가 있는데, 자녀를 낳아 보지 않고서는 이 큰 기쁨도 부모 된 마음도 절대 알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Q. 하나님의 열심 트랙에 ‘(To. 화이팅게일천사들)’라고 돼 있는데, 어떤 사연이 있을까요?
A. 화이팅게일은 중증뇌전증 환아들과 그 가정들을 위로하는 단체입니다. 우연한 기회로 친분이 생겼는데, 그 힘든 시간을 걸어가는 아이들과 부모님들에게 위로가 되는 노랫말을 가진 찬양곡이어서 특별히 선곡을 했습니다.
Q. 그 외에 수록곡 중 더 자세히 소개하고 싶은 3개의 곡과 선정 이유에 대해.
A. ‘내 모습 이대로’는 제가 평소에도 좋아하던 찬양이었는데, 녹음을 하던 중 원래 계획 하지 않았던 가사와 멜로디가 떠올라서 실시간으로 작업해서 새로운 파트를 만들어 넣었습니다. ‘주님 말씀하시면’은 플루티스트 한지희님께서 참여를 해 주셨는데, 곡에서 유일하게 피아노 외 다른 악기가 함께 연주한 곡이라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in Christ alone’은 영어 찬양곡인만큼 조금 더 보컬이 팝스럽게 들리게끔 신경을 써서 녹음을 했습니다.“
Q. 위기의 청소년·청년을 위한 사역도 하고 계신데, 그들을 위한 조언을 해주신다면.
A. 죄의 끝은 사망이라고 했습니다. 특히나 마약은 한 번만 접해도 중독이 될 수 있는 만큼, 본인과 가족들의 삶을 망칠 수 있는 그런 것들은 관심도 갖지 않고 멀리하는 것이 유일하게 피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Q. 다음 세대를 위해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A. 나의 기준, 타인의 기준, 그 어떤 사람의 기준도 아닌 성경을 기준으로 삼아 살아가는 노력을 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소셜미디어에서 많은 분들의 모습을 쉽게 접할 수가 있는데, 그 보이는 모습들만으로 남들과 비교하며 나의 처지를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실 보이는 것과 너무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현실적인 문제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열심히 하면 길을 항상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못다 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A. 위에 잠시 언급된 것처럼 현재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는데요. 위기 청소년을 돕는 비영리 민간단체인 ‘별을 만드는 사람들’에서 홍보대사로, 또 우리 학생들에게 학비를 지원하는 ‘함께장학회’의 대표로 있습니다.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활동 방향, 또는 기도제목을 나눠주세요.
A. 나의 열심이 아닌 하나님의 열심, 나의 능력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으로 일할 수 있게 함께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