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본철 칼럼] 성령과 육체의 소욕

기자   |  
▲배본철 성령의삶 코스 대표(성결대학교 명예교수).
▲배본철 성령의삶 코스 대표(성결대학교 명예교수).

청교도들에게 있어서 참된 중생(重生)의 은혜는 어떤 믿음의 열매 또는 증거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았는데, 이는 중생한 자들의 영혼 속에 지속되는 참된 회개와 은혜를 사모하는 마음 그리고 온전한 사랑 가운데 나아가기를 열망하는 마음 등이다. 그런데 이 은혜와 더불어 인간의 심령은 전투장으로 변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 전투에서 육(옛사람)은 영(새사람)의 주권을 뺏기 위해 지칠 줄 모르고 싸운다. 크리스천은 육과의 충돌 없이 영을 만족시킬 수 없다.

“육체의 소욕은 성령을 거스르고 성령은 육체를 거스르나니 이 둘이 서로 대적함으로 너희가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니라”(갈 5:17).

우리 주위에는 성령을 받아 거듭났으면서도 여전히 육신의 욕구에서 해방 받지 못하여 무기력하고 방황하는 영적 삶을 살아가는 크리스천들이 대단히 많다. 귀신들의 첫 번째 방어선은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빛 앞에 나오지 못하도록 속임수로 그들의 영혼을 가리는 일이다. 그런데 이 방어선이 무너졌을 때 귀신들의 두 번째 방어선이 있다. 그것은 이미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에 들어온 사람들을 가능한대로 거룩한 은혜에 이르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일인 것이다.

이처럼 수많은 크리스천들이 구원의 신앙을 고백하고 있지만 그러나 승리로운 간증을 확보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요 성경의 교훈도 아니다. 이들이 이러한 승리로운 영적 단계에 올라가지 못하고 방황하거나 혼미스런 생활을 하고 있다면, 그러한 삶의 이면에는 귀신의 책략이 조종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부자유 속에 있는 이들의 영적 상태를 성경을 통해 조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5) 육신을 따르는 자는 육신의 일을, 영을 따르는 자는 영의 일을 생각하나니 (6)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이니라 (7) 육신의 생각은 하나님과 원수가 되나니 이는 하나님의 법에 굴복하지 아니할 뿐 아니라 할 수도 없음이라 (8) 육신에 있는 자들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느니라”(롬 8:5-8)

육신을 좇는 자는 육신의 일을 생각한다(5절). “하나님 중심이 아니라 언제나 자기의 이기적인 욕망 중심으로 모든 일을 생각한다.” 성령의 일을 분별하지도 못하고, 기도를 해봐도 온통 잡다한 생각과 욕망으로 방해를 받아 장시간 깊이 기도하지 못한다. 생활 속에서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으며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다(6절). 육체적으로는 살아 있으나 영적으로는 하나님을 향하여 죽어 있다. 하나님의 영광과 기쁘신 뜻을 삶 속에서 찾아 확신하며 살지 못한다. 매사에 죄악과 헛된 욕망과 자아 중심적인 생각을 따라 결정하게 된다. 결국엔 자기 자신만을 위한 삶, 결국에는 죄와 정욕, 그리고 불안과 좌절감, 열등감, 시기 등으로 영혼이 온통 얼룩져 있다.

육신의 생각은 하나님과 원수가 된다(7절). 성경 말씀이나 설교 말씀의 내용과는 거리가 멀다. 하나님께서 양심을 통해 책망하시곤 한다. 하나님을 좋으신 하나님으로 느끼지 못한다. ‘벌 주시는 하나님!’, 즉 두려운 하나님에 대한 의식이 강하다.

육신의 생각에 머물고 있는 자들은 하나님의 법에 굴복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7절). 양심의 가책과 설교 말씀을 듣고도 회개하여 하나님께 즐겨 순종치 못한다. 육신의 생각에 거하는 한 성령의 생각과 일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육신에 있는 자들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다(8절). 아무리 육신의 생각과 욕망을 따라 신앙생활하려 해도 만족스럽지 않다. 정죄감과 신앙적 무기력이 찾아올 수밖에 없다.

“만일 너희 속에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면 너희가 육신에 있지 아니하고 영에 있나니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라 또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시면 몸은 죄로 말미암아 죽은 것이나 영은 의로 말미암아 살아 있는 것이니라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의 영이 너희 안에 거하시면 그리스도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가 너희 안에 거하시는 그의 영으로 말미암아 너희 죽을 몸도 살리시리라”(롬 8:9-11)

여기서 하나님의 영, 그리스도의 영,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의 영은 모두 다 성령을 지칭함이다.

1) 거듭난 자는 영혼 속에 하나님의 영, 즉 그리스도의 영을 모시고 살아가는 자이다. 이런 자들은 이미 육신을 좇는 삶에서는 벗어난 이들이다(9절); 그러므로 이제는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교제하며 섬기는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다. 육신의 욕망과 생각과는 이젠 관계가 없다. 오직 그리스도만을 바라보는 이것은 중단 될 수 없는 삶이다. 언제나, 어디서나 그리스도와의 이 관계는 지속되어야 한다.

2) 이들의 몸은 죄로 인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나, 이들의 영은 그리스도와 함께 의를 향하여 산 것이다(10절); 옛사람의 죽음과 새사람으로 살아감 - 십자가의 능력과 부활의 능력이 항상 우리 안에 역사한다. 신앙생활이란, 하나님과의 교제 속에서 얻어지는 이 경건의 능력을 삶 속에, 세상 속에 나타내는 삶이다.

3) 미래에 있을 몸의 부활 역시 성령의 능력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다(11절); 역시 우리에겐 몸의 부활에 대한 소망, 즉 천국에 대한 소망이 중요하다. 피곤하여 늙고 약해지는 몸, 세상에서의 나그네 생활을 마치고 돌아갈 내 본향! 이에 대한 소망은 성령의 능력으로 우리에게 충만해진다.

성령을 좇아 살아가는 삶은 한 순간의 경험이 아니다. 때때로 우리의 영적 삶에 강렬하고도 신비로운 현상들이 나타나지만, 성령과 동행하는 삶은 그런 순간들을 맞은 기쁨과 간증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성령충만의 능력은 우리의 평상시 삶 속에서 이어진다.

더군다나 성령충만의 삶은 ‘내가 성령을 더 많이 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성령께 더욱 드려지는 것’이다. 이렇게 될 때 나의 모든 삶과 인격과 사역 속에 주님의 영이 주장하시며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심을 알게 된다. 이렇게 하여 우리는 주님과 ‘하나됨’의 신앙의 극치가 이루어짐을 깨닫게 된다.

배본철 성령의삶 코스 대표(성결대학교 명예교수)
유튜브 www.youtube.com/user/bonjourbay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비판 왕따 아이 눈물 울음 비난 손가락 손가락질

성찰, 남 비판 앞서 자신 돌아보고 살피는 것

비판 싫어하면서, 비판 즐겨해 거듭난 성도들, 비판 못 버리나 사탄의 열매, 암의 뿌리 될 뿐 당사자 없을 땐 이야기 말아야 4. 비판의 후유증 생각 없이 그저 재미 삼아 비판을 즐기는…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한기총 정서영-미즈시마 대사 환담

정서영 한기총 대표회장, 미즈시마 日 대사 만나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로”

부모 권고로 유년 시절 천주교 종립학교 다녀 이스라엘 대사 거치며 성경에 대해 많이 생각 해결할 문제 있지만 경제·안보 등 윈윈 가능 한·일 공통 과제 협력 위해 한기총 역할 부탁 정 대표회장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중요해 자유민주주의 양국, 이해하며 …

임신 중절 수술 홍보

“‘36주 낙태 브이로그’에 ‘낙태 잘하는 곳 광고’까지…”

형법의 낙태죄 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 낙태법 입법 공백이 4년 이상 지속되는 상황에서, 생명윤리·학부모·프로라이프 단체들이 일제히 조속한 관련 입법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6월 ‘36주차 임신 중단(낙태)’ 브이로그가 국민…

다큐 인사이트

KBS <다큐 인사이트>, 동성애 일방적 미화·권장 방송

‘아빠만 2명’인 女 4세 쌍둥이 등장시켜 ‘특별한 가족’ 주장 엄마 없는데 ‘조금’만 다르다? 10.27 연합예배 이후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대법원의 동성 파트너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 등에 대한 문제점이 사회적으로 조명되고 있지만, 각종 미디어에서…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유신진화론, 하나님 직접 창조 부인… 과학의 성경 지배”

유신진화론 개념 7가지와 비판 1. 초자연적 개입 제한, 간접 창조 → 하나님 무로부터의 창조 확고 2. 방향성 있는, 우연/인도된 진화 →설명 불가능 문제 해결 딜레마 3. 진화론 이어 그릇된 자연신학 →기독교의 하나님과 다른 신 돼 4. 특별계시 제한하는 창조…

열혈사제 2

<열혈사제 2>: 교회 이미지 희화화와 자정능력 상실

천주교 신부들이 주인공인 SBS 드라마 가 시작됐습니다. 김남길(김해일) 신부와 박경선(이하늬)를 비롯해 김성균(구대영), 백지원(김인경) 등 1편 출연진들 외에 성준(김홍식), 서현우(남두헌), 김형서(구자영), 김원해(고독성), 고규필(오요한), 안창환(쏭삭), 한성규(…

김기창 예수의 생애

전쟁 당한 국민들에 위로와 희망 준 김기창 화백

성경 테마 역사적 회화 완성 조선 풍속화 양식 예수 생애 제한된 색조, 엄숙함 증폭해 ‘집단적 기억의 형태’로 계승 사회봉사, 더 깊은 예술세계 예술 탁월성 의미 있게 사용 김기창(1914-2001)은 6.25 전쟁이 발발하자 아내 박래현의 처가집이 있는 군산 인근의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