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호 박사의 ‘이중창’ 47] 공정이라는 이름의 위선
20대, 공정과 정의 강력히 내면화
50대, 공정과 정의 쉽게 잊어버려
위험천만 가치관 파괴 주도 우려
비열하고 옹졸한 지도자 비칠 것
대한민국 20대 청년들 사이에 공정이라는 가치에 대한 깊은 회의감이 팽배해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조국 사태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의 공정성과 정의에 대한 신뢰를 근본적으로 뒤흔든 사건이었다.
입시를 준비하거나 대학 생활을 하던 청년들에게 이 사건은 단순한 뉴스가 아닌, 자신들의 미래와 직접 연결된 무거운 현실이었다. 이 사태와 그 여파는 ‘불공정’과 ‘아빠 찬스’라는 용어를 일상적 대화 속에 자리하게 했으며, 이는 곧 청년들의 분노로 이어졌다. 여론조사를 통해 목소리를 낸 20대 표심은 우리 사회의 불공정에 대한 근본적 해결을 요구하는 분명한 메시지였다.
그러나 현실은 청년들의 요구와 정반대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이에 대한 통탄을 넘어, 청년들 사이에서 분노 표출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단순한 사과와 약속으로는 충분하지 않음이 드러났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다. 이는 모든 개인의 노력과 성과가 공정하게 평가받는 사회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청년들은 거짓과 위선이 만연한 정치 현장에서, 특히 ‘조국혁신당’과 같이 논란의 중심에 선 조국이 사회 공의와 정의를 내세워 정치 활동을 하는 것 자체를 깊이 혐오한다. 이는 공정과 정의에 대한 그들의 갈망이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실질적 사회 변화를 향한 강렬한 요구에서 비롯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청년 세대는 불공정과 부조리에 대해 절대 눈감지 않으며, 그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사회 정의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정치인을 원한다.
따라서 정치인들과 정당들이 제시하는 정책이나 약속에 대한 청년들의 엄격한 심사는 투표를 통해 더욱 엄중해질 것이다. 대한민국이 공정의 갈림길에 서 있는 지금, 청년들의 분노와 요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모든 사회 구성원이 공정한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사회로 나가는 것이 시급하다.
청년들의 불안과 불신을 해소하고 실질적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정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청년들은 이러한 노력의 중심에서 사회적·정치적 변화를 주도할 것이며, 거짓과 위선을 배격하고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사회의 구현을 위해 준비가 되어 있다.
20대와 50대가 조국 사태에 서로 다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단순한 개인적 선호나 의견의 차이를 넘어서는, 깊이 있는 사회적·정치적, 그리고 세대 간 가치관 차이다.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출발점이다.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강력하게 내면화하고 이를 기준으로 사회적·정치적 문제를 평가하는 20대의 경향은 그들의 성장 배경, 정보 접근 방식, 그리고 가치관 형성 과정의 결과다.
지금의 20대는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한 시기에 자라났다. 이러한 환경은 그들을 사회적 불공정과 구조적 문제에 더 민감하게 만들었으며, 이를 단순히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광범위한 이슈로 인식하게 했다. 따라서 공정과 정의에 대한 문제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 전체에 대한 위협으로 여겨진다.
이 시대 청년들은 사회적 정의와 공정을 자신의 정체성과 밀접하게 연결지어 생각한다. 이는 그들이 사회적 변화와 발전을 추구하는 중요한 주체로서 자신을 인식하게 만든다. 그 결과 이 세대는 공정과 정의를 중심으로 자신의 정치적·사회적 입장을 정의하며, 이러한 가치를 기반으로 사회적·정치적 이슈에 접근하는 방식과 태도를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20대는 자신들의 가치관을 확립하며, 이를 사회적 심판의 기준으로 삼아 사회적·정치적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50대는 상대적으로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를 쉽게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이 현상은 그들의 경험, 정보 처리 방식, 그리고 이미 확립된 가치관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관이 이미 확립된 상태에서 정치적 질서와 가치관에 대해 보수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기존 체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경향이다. 이는 때로 변화와 혁신에 대한 저항으로 이어진다. 그들은 현 상황을 과거 경험과 비교하여 해석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와 달리 20대는 조국 사건과 같은 범죄행위에 대해 강한 혐오감을 느끼며, 이로 인해 범죄행위 자체를 절대로 용인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50대 일부는 이러한 사건을 과거 자신들이 선택했던 다른 사안들과 비교하며 정서적 공감대 형성에 어려움을 겪거나 범죄행위를 용인하는 듯한 비정상적 판단을 내리고 있다.
이러한 인지적 판단 오류는 공정과 정의에 대한 현 문제를 간과하게 만들고 있어, 공정과 정의의 기준이 희석될 위험성을 낳고 있다. 이는 자칫 공정과 정의의 기준이 사라진 위험천만한 가치관의 파괴를 주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자신의 판단을 통해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거나, 과거 경험에만 의존하여 현 상황을 평가하는 이러한 판단의 한계를 깨닫지 못한 채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는 것은 성숙한 성인의 역할과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20대는 조국 사태를 쉽게 용서하지 않는다. 한국갤럽 3월 1주 여론조사에서 조국혁신당 20대 지지율이 0%였던 것은, 조국혁신당 출범이 공정과 정의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오로지 개인의 원한과 복수를 위한 ‘공정’이라는 이름의 위선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는 내일의 주인공인 청년들에게 얼마나 비열한 지도자로서의 옹졸함으로 비칠지를 시사한다.
◈최원호 목사
최원호 목사는 심리학 박사로 서울 한영신대와 고려대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했습니다. <열등감을 도구로 쓰신 예수>, <열등감, 예수를 만나다>, <나는 열등한 나를 사랑한다> 등 베스트셀러 저자로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서울 중랑구 은혜제일교회에서 사역하며 웨이크사이버신학원 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원호 박사의 이중창’ 칼럼은 신앙과 심리학의 결합된 통찰력을 통해 사회, 심리, 그리고 신앙의 복잡한 문제의 해결을 추구합니다. 새로운 통찰력과 지혜로 독자 여러분들의 삶과 신앙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