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에 재앙 될 것”
수많은 스코틀랜드 시민들이 새롭게 발효된 증오범죄법이 표현의 자유와 시민의 자유를 위협한다고 주장하며 2일(이하 현지시각) 의회 앞에 모여 시위를 펼쳤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증오 선동’이라는 새로운 항목이 추가된 스코틀랜드 ‘증오 범죄 및 공공 질서법’이 4월 1일부터 발효됐다. 이 법을 위반할 시에는 최대 7년의 징역형이나 1만 파운드(약 1,700만 원)의 벌금 또는 두 가지 모두에 처해질 수 있다.
스코틀랜드 경찰과 정부는 증오범죄를 “피해자 또는 타인이 사회 집단에 대해 악의와 악의에 따른 (전부 또는 부분적으로) 동기가 부여됐다고 인식하는 모든 범죄”로 정의한다.
해당 법안은 니콜라 스터전(Nicola Sturgeon) 정부의 법무장관이었던 험자 유사프(Humza Yousaf) 총리가 주도했다. 반대자들은 이 법안이 트랜스젠더주의 비판자들을 비롯해 사회 문제에 대해 보수적 신념을 가진 이들을 침묵시키는 데 사용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스코틀랜드에 거주하는 ‘해리포터 시리즈’ 작가 J. K. 롤링(J. K. Rowling)은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스코틀랜드 경찰들은 트랜스젠더 여성들을 남성이라고 부른 나를 체포하라”고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이에 리시 수낵(Rishi Sunak) 총리는 “단순한 생물학적 사실을 진술했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범죄화해서는 안 된다”며 그녀를 지지했다.
토리당 동료인 잭 골드스미스(Zac Goldsmith) 역시 자신의 X에 올린 글에서 공산주의가 몰락하기 전 동독을 공포에 떨게 했던 슈타지법과 해당 법을 비교하며 “롤링 작가가 스코틀랜드 전체, 특히 여성을 대신해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어떤 정치인도 슈타지 법의 도입을 좋은 생각으로 여겼을 것이라고 믿기 힘들다”고 했다.
스코틀랜드가족당(Scottish Family Party)은 홀리루드 외곽에서 “우리는 증오범죄법을 싫어한다”, “스코틀랜드국민당은 증오범죄 괴물이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주도했다.
보수적인 성공회 신자이자 블로거인 애드리안 힐튼(Adrian Hilton)은 “새로운 법안이 수 세기에 걸친 자유주의 철학과 계몽주의 진보를 후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복음주의 지지자인 데이비드 로버트슨(David Robertson)은 “새로운 법은 ‘미친 짓’이며, 증오범죄의 정의를 피해자로 추정되는 이들의 인식으로 옮기는 것은 현대 스코틀랜드가 더 경찰국가가 되고 덜 관대해지고 덜 포용적이 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언론자유연맹(Free Speech Union)은 “이 법안은 국가의 표현의 자유에 재앙이 될 것이고, 취소문화(Cancel Culture)의 맹렬한 불길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천인스티튜트(The Christian Institute)를 비롯해 ‘반대할 자유’(Free to Disagree)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그룹은 “이 법안은 시민의 자유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상당한 ‘대중적 불안’을 안고 있으며, 새로운 접근 방식은 ‘실행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글래스고대학교 공법학 교수인 아담 톰킨스(Adam Tomkins) 박사는 스코틀랜드헤럴드(Scottish Herald)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경찰은 다른 사람이 한 말 때문에 기분이 상하거나 속상하거나 상처를 받거나 괴로운 이들의 근거 없는 불만 사항을 처리하고 기각하는 데 많은 시간을 낭비하게 될 것”이라며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범죄가 아니”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