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디옥, 사도 바울 제2차 전도여행 출발지이자 도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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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113] 제2차 전도여행(41) 겐그레아(2)

겐그레아에서 1년 6개월간 사역
떠나는 바울에게 뭐라고 했을까
바울, 가이사랴와 예루살렘 거쳐
안디옥 도착, 2차 전도여행 끝나

▲도로에서 본 사도 바울 기념교회(고린도).
▲도로에서 본 사도 바울 기념교회(고린도).

사도행전 21장 37-38절에는 밀레도섬을 떠나는 바울을 보고 밀레도 교인들이 다 크게 울며 바울의 목을 안고 입을 맞추고 배에까지 바울을 전송하는 장면이 나온다.

겐그레아는 고린도에서 멀지 않으므로, 바울이 겐그레아를 떠날 때 1년 6개월에 걸쳐 사역한 고린도 교회의 많은 교인들이 겐그레아 항구까지 바울과 함께 와서 배를 타고 떠나는 바울을 전송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바울은 안디옥을 떠나 제2차 전도여행을 시작하면서, 오늘날 튀르키예 남쪽에서부터 중부 고원 지역을 가로 지르며 도중 루스드라에서는 주의 말씀을 증거하다 돌에 맞아 정신을 잃고 성 밖에 버려짐을 당하기도 하고, 처음으로 복음을 들고 배를 타고 유럽 대륙에 도착하여 빌립보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감옥에 갇히기도 하였다.

그리고 데살로니가와 베뢰아에서도 주의 말씀을 힘차게 전하고 아덴(아테네)에 도착하여 온갖 우상이 가득한 도시의 내노라 하는 철학자들과 논쟁을 벌인 끝에 여러 아테네 주민이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들이도록 했다.

▲아테네 고대 아고라 지역에 있는 스토아(Stoa) 건물. 오른쪽 상단에 파르테논 신전이 보인다.
▲아테네 고대 아고라 지역에 있는 스토아(Stoa) 건물. 오른쪽 상단에 파르테논 신전이 보인다.

그 후 상업 발달로 세상 물질과 향락이 넘치는 고린도에 와서 1년 6개월 동안 주의 말씀을 전하는 사역을 통해 교회를 세운 뒤 겐그레아에 와서 배에 오르게 된 바울은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아무도 그의 마음 속에 들어가 볼 수 없으므로 그가 어떤 생각을 하였는지 알 수 없다.

생명의 위협조차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그를 두렵게 하지 못했다. 배에 오르면서 약 2년에 걸친 제2차 전도여행에서 겪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치며 지나갔을 것 같다. 그리고 이 긴 전도여행에 함께하여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였을 것이다.

필자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1960년대 중반, 당시 어린이용 일간신문 ‘소년조선’에 오랫동안 연재된 프랑스 소설가 알렉상드로 뒤마가 지은 ‘몽테 크리스토 백작(암굴왕)’을 아주 재미있고 감명 깊게 읽었다.

그 후 중학교 1학년 때 학원사에서 나온 단행본을 읽었고, 성인이 된 뒤 금성출판사에서 3권으로 나온 ‘몽테 크리스토 백작’을 읽었다. 필자가 여태까지 읽은 소설 가운데 이 책처럼 통쾌한 소설은 없었다.

필자가 소설의 첫 배경으로 등장하는 남부 프랑스 마르세이유 항구를 방문하였을 때, 우리나라 해군 체육복을 입고 이른 아침 부두를 따라 조깅을 하다 우연히 뱃전에 ’에드몽 당테스‘라고 쓰인 배를 발견하고 너무 기뻐 배 앞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사진촬영을 부탁한 적이 있다.

▲파르테논 신전(2024년 2월). EU 지원으로 수십 년 동안 수리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파르테논 신전(2024년 2월). EU 지원으로 수십 년 동안 수리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에드몽 당테스’는 소설 주인공 몽테 크리스토 백작의 원래 이름이다. 책은 젊은 시절 선원이던 에드몽이 거부가 된 뒤 선원 시절 그를 도아 준 주인의 은혜를 잊지 않고, 주인의 아들에게 편지를 보내자 주인 아들과 약혼녀가 편지를 읽은 뒤 감동받아 몽테 크리스토 백작을 찾는 장면으로 끝난다.

바다를 바라보는 두 명의 시야에 남부 프랑스 지중해 수평선 너머, 하늘과 지중해를 갈라놓은 검푸른 선 위에 갈매기 만한 작은 크기의 흰 돛이 들어왔다. 주인 아들에게 믿기 어려운 좋은 일을 하고 남몰래 떠나는 몽테 크리스토 백작이 타고 있는 배였다.

편지의 마지막 문장은 “기다려라, 그리고 희망하여라!”로 끝나고, 그 밑에는 “당신의 친구, 에드몽 당테스, 몽테 크리스토 백작”이라고 쓰여 있었다. 70이 넘은 필자가 요새 다시 읽어도 항상 멋있고 60여 년 전 초등학생 때 읽었던 감동이 그대로 생생하게 밀려오는 문장이다.

▲고대 겐그레아 항구의 부두. 오늘날은 부두 대부분이 물밑에 들어가 버렸다. 아마 바울은 이 부두에서 배에 올랐을 것이다.
▲고대 겐그레아 항구의 부두. 오늘날은 부두 대부분이 물밑에 들어가 버렸다. 아마 바울은 이 부두에서 배에 올랐을 것이다.

사도 바울은 제2차 전도여행을 마무리하고 유럽(겐그레아)을 떠나 안디옥(아시아)으로 향하는 배 위에서 전송 나온 고린도 교인들에게(만약 배를 타는 곳까지 전송 나왔다면) 무슨 말을 하였을까 궁금하다.

소설 속 몽테 크리스토 백작의 멋있는 말과 비교할 수 없는 더 멋있는 축복의 말을 하였을 것이다. “우리 서로 떠나 있으나, 예수 잘 믿읍시다!” 이 말을 하였을 것 같다.

겐그레아를 떠난 바울은 소아시아 에베소에 도착하여 동역자인 아굴라 부부를 남겨놓고, 가이사랴로 가서 예루살렘을 거쳐 안디옥에 도착했다. 안디옥은 바울이 첫 전도여행을 출발한 곳인데, 제2차 전도여행을 끝내고 안디옥에 도착한 바울에게 안디옥은 마지막 방문이 됐다. 즉 안디옥에서 제3차 여행을 시작한 바울은 다시는 안디옥을 볼 수 없었다. 다음 회부터는 바울의 제3차 전도여행을 시작한다.

권주혁 장로
세계 145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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