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MA, 이주민선교 컨설테이션 열고 전략·사례 공유
국내 거주 외국인 226만 시대. 한반도 전역에 흩어져 있는 노동자, 난민, 유학생, 다문화 가족들을 위해 봉사하길 원하는 교회는 많지만, 정보와 전문성은 아직 부족한 현실이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8일 평촌 새중앙교회 미션센터에서 ‘2024 이주민선교 컨설테이션’을 개최했다. 지역교회의 이주민 선교를 위해 구체적인 도움을 주는 자리였다. 이주노동자, 유학생, 다문화 가정 등 각자의 상황에서 이주민 선교에 도전해 온 사례들이 공유됐다.
“타문화 이해하고 차이 존중하는 감수성”
울산에서 이주근로자, 유학생, 다문화 가정을 위한 시티센터교회를 담임하는 신치현 목사는 “다양한 문화적 특징을 이해하고 차이를 존중하는 높은 수준의 문화적 감수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인끼리 한국 스타일로 ‘빠르게’ 가는 것보다, 서로 다른 문화(개인·집단, 결백·죄책, 명예·수치 문화 등)를 위해 겸손한 마음과 열린 생각이 보다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울산교회 영어예배부에서 시작된 사역은 당시 담임 정근두 목사의 지지를 얻어 2019년 독립된 교회 개척으로 이어졌다. 한국인과 외국인이 동등한 위치에서 예배하고 교제하고 섬기는 다문화 교회, 한국인과 이주민을 하나로 묶는 도시선교의 비전을 품었고, 이는 3B의 비전으로 수렴됐다.
3B의 첫째는 ‘Belonging(소속하기)’으로, 나그네로 살아가는 이주민들에게 이질적인 한국문화의 방식이 아닌 자신들만의 문화로 접근해 가족, 고국과 같은 평안함을 줬다. 주일예배와 소그룹, 주중모임을 비롯해 교제, 양육, 전도 모두 각자에 맞는 다문화적 방식을 제공했고, 수많은 멤버들은 “이곳이 내가 속한 곳”이라고 간증했다.
둘째는 ‘Believing(믿기)’으로, 인종·국적·언어·문화가 다른 이들을 하나로 묶는 열쇠는 오직 복음뿐이라는 생각에 설교와 성경공부 제자훈련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내고자 힘썼다.
셋째는 ‘Blessing(축복하기)’으로 “여러분은 이 도시의 선교사다”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성도들은 다양한 교회봉사와 거리 버스킹, 아웃리치 등 사역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그렇게 성장시켜 현지로 떠나보낸 성도들은 30여 명에 이른다. 한국에서 신앙을 얻고 현지로 떠난 뒤 지역교회를 섬기며 성경공부 모임을 3개나 인도하는 한 자매는 오랜만의 만남에서 “외국인 사역이 힘드시죠.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힘내 주세요. 저희가 목사님 사역의 열매입니다”라고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신 목사는 “이주민 선교와 도시선교는 하나님의 플랜B가 아니다. 세계선교를 위한 최고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돌아가면 연락두절… 귀환 정착 프로그램 마련”
국내 태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새생명태국인교회 홍광표 목사는 3, 4년의 한국생활에서 성실하게 신앙훈련을 받았던 성도들이 귀국 후 연락이 두절되는 경험이 많았다고 했다. 그 이유는 경제적인 어려움. 자립을 위해 또 다른 나라로 돈을 벌고자 떠나야 하는 이들을 위해 ‘귀환 정착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그는 “성도들은 경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태국에 살지 못했다”며 “그들의 가족과 함께 살면서 먼저는 가정 예배가 세워져야 하고 영적·육적 안정이 필요한데, 처절한 가난은 복음을 전하는 일에 큰 장애가 됐다”고 말했다.
먼저는 재정 사용 원칙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돈을 계획 없이, 규모 없이 사용하던 습관들이 결국 그들을 또 다른 나라로 내몰았다. 작게 개인 사업의 길을 제시했고, 그 첫 번째가 바리스타 교육이었다. 방콕 성도들을 주주와 이사로 구성해 법인회사를 설립했고, 성도들은 더욱 열심히 일했다. 교육과 컨설팅 후 현지에 가맹점을 열었고, 3년간 14개의 가맹점을 열었다.
1차 귀환 정착 프로그램 ‘Cafe Vie Nouvelle’에 이어 한국 폐자원(중고 옷, 가방, 모자, 신발)을 자립자원으로 활용한 2차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최초 4톤 가량을 태국으로 보냈고, 각 교회 성도들이 판매했다. 교회의 모자란 예산을 채우고 새생명비전춤푸앙교회 신축부지 재정으로도 보탰다.
홍 목사는 이 외에도 이주민 선교를 위한 ‘준비기, 개척기, 정착기, 성장기, 확장기’ 로드맵을 제시했다. 준비기에는 지역 이주민 기초조사를 실시하고, 개척기에는 전도에 총력을 다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실행하며, 정착기에는 회심한 지체들을 말씀과 기도로 무장시키며 본국 신학교와 MOU를 맺는다.
성장기에는 신학교 졸업생들이 본격 배출되며, 인턴을 거쳐 전임 사역에 대한 비전으로 훈련을 갖는다. 확장기에는 이들이 태국에 귀국해 현지 교회를 개척하고, 이들이 다시 타문화권 선교를 위한 마스터플랜을 시작한다. 개척한 교회들이 연합해 선교적 교단을 세워 선교조직과 구조를 마련한다. 홍 목사는 “그들에 의해 지속 가능한 타문화권 선교 조직과 구조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귀국보다 한국 정착 택하는 학생 점점 늘어”
경북 구미에서 이주 유학생 선교를 하는 구미국제교회 권주은 목사는 2005년 중국에서 귀국 후 몇몇 유학생과 교제하다 캠퍼스 한 모퉁이에서 예배를 드린 것이 사역의 시작이었다. 그는 “예전에는 졸업하면 대부분 고국으로 돌아갔지만, 이제는 한국 정주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재파송 개념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관점이 많아졌다”고 했다.
권 목사는 “선교와 함께 목회적 돌봄으로 우리의 동료, 교회의 성도로 다가가야 한다”며 “근래 들어 유학생들은 나라별 모임으로 자신들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제 한국 청년들과 함께 한국어로 예배하며 친구로 하나 되길 원한다. 긴 호흡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주민 사역의 어려움은 언어의 장벽이었으나, 급속도로 늘어가는 한국어 실력이 눈에 보일 정도로 언어의 어려움은 잠깐이다. 오히려 한국어로 서로 대화하는 것이 유학생 사역에 좋은 무기가 되기도 한다”며 “정말 어려운 것은 어린 유학생들의 외로움이다. 낯선 땅에서 좀 더 윤리적이고 후회 없는 시간이 되도록 도와야 하는 것이 또 하나의 사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