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투옥된 목회자 남편 변호하다 핍박당한 사모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한국 VOM, 관련 소식 전하며 기도 요청

▲한샤오동 목사(뒷줄 왼쪽)와 첸잉 사모(뒷줄 오른쪽).

▲한샤오동 목사(뒷줄 왼쪽)와 첸잉 사모(뒷줄 오른쪽).

중국의 한 가정교회 목사 사모가 1년 넘게 수감 중인 남편을 변호하는 글을 최근 중국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그러자 그 게시물은 몇 시간 만에 차단됐고, 경찰이 그녀의 집에 들이닥쳤으며, 그녀와 그녀의 시부모는 당국으로부터 게시물을 내리라는 협박 전화를 받았다.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 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에 따르면, 린펀언약가정교회(Linfen Covenant House Church) 한샤오동(Han Xiaodong) 목사의 아내 첸잉(Chen Ying) 사모는 지난 3월 9일 중국의 대표적인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전국 인민대표 대회(National People’s Congress) 및 중국 인민 정치 협상 회의 대의원들께: 산시성 린펀에서 발생한 리지에(Li Jie)와 한샤오동(Han Xiaodong) 및 왕창(Wang Qiang)에 대한 종교 박해 사건을 주목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 성명서는 한샤오동 목사님의 아내 첸잉 사모님이 게시한 것이지만, 리지에 목사님의 아내와 왕창 성도의 아내도 함께 서명했으며, 세 사람의 남편들을 모두 변호하기 위한 것이다. 이 소셜미디어 게시물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최고인민법원, 중국 정부 웹사이트, 몇몇 지방 뉴스 매체 및 사법 기관을 비롯한 다수의 정부 관리들과 공공 기관을 수신인으로 작성된 것”이라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첸잉 사모는 베이징 시간으로 오전 7시 54분 성명서를 올렸으나 이는 몇 시간 만에 차단됐다. 폴리 대표는 “오전 11시 45분쯤, 야오두구 경찰서 소속 경찰관 7명이 첸잉 사모님 집에 들이닥쳐, 게시물을 삭제할 때까지 매일 찾아오겠다고 위협했다. 사모님은 해당 게시물이 이미 차단됐는데 무엇을 삭제하라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설명했으나, 두 시간이 지난 뒤 경찰서장도 사모에게 전화해 똑같은 요구를 했다. 사모는 교인들과 지인들에게 긴급 기도편지를 보내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말하는 한편, 두려워하고 있는 세 자녀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첸잉 사모의 시부모도 그날 오후 그녀에게 전화했다. 경찰에게 협박을 받은 시부모도 사모에게 게시물을 삭제하라고 촉구했고, 사모는 교인들과 지인들에게 두 번째 기도 요청 편지를 보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 세 가정의 남편들이 구금된 것을 전후해 세 가정 모두 핍박을 당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녀는 “경찰은 가장 추운 겨울날, 리지에 목사님의 집 수도와 전기를 끊고, 목사님과 가족 모두를 강제로 쫓아냈다. 왕창 성도님의 아내 원후이치안(Wen Huijuan)은 둘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라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하나님 은혜로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첸잉 사모님이 웨이보에 게시물을 올린 장본인이므로 특히 경찰의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첸잉 사모님은 그러한 압박을 견딜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하다”며 “부분적으로는 기도의 동역자들 덕분이고, 또한 첸잉 사모님과 한샤오동 목사님의 관계에서 명백히 볼 수 있듯이, 두 부부가 사람들을 믿음으로 양육하는 데 헌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녀에 따르면, 첸잉 사모는 지난 1월 감옥에 있는 한샤오동 목사에게 감동적인 편지를 보냈다. “여보, 당신은 등불을 켜서 바구니로 덮어놓으면 안 된다는 점을 늘 일깨워 주었어요. 전에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당신이 감옥에 갇힌 뒤로 주변 사람들이 우리를 걱정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우리 이야기와 하나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어요”라는 내용이었다.

▲경찰에 구금된, 린펀언약가정교회 사역자 한샤오동 목사.

▲경찰에 구금된, 린펀언약가정교회 사역자 한샤오동 목사.

린펀언약가정교회는 산시성에 위치한 미등록 가정교회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이 교회는 중국 정부가 승인한 ‘삼자교회’에 가입하기를 거부했기 때문에 당국의 핍박을 받아 왔다. 이 교회 사역자들은 2019년 12월 청두시 이른비언약교회 왕이(Wang Yi) 목사가 주도한 ‘목사들의 공동성명: 기독교 신앙을 위한 선언서’(A Joint Statement by Pastors: A Declaration for the Sake of the Christian Faith)에 서명했다. 이로 인해 왕이 목사는 2019년 12월 ‘국가 권력 전복 선동 및 불법 사업 경영’ 혐의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린펀언약가정교회 목회자들은 여러 차례 경찰 심문을 받았고, 교회는 강제로 이사해야 했다. 교회 학교도 여러 차례 경찰에게 급습당했다. 그러던 2022년 8월 19일, 이 교회에서 야외 가족 행사를 주관하여 진행하는 동안 100명이 넘는 경찰이 행사장을 급습했다. 이후에 리지에 목사와 한샤오동 목사, 왕창 성도가 ‘사기’혐의로 구금됐는데, 그것이 현재까지 1년 반 넘게 지속 중이다.

당국에서 ‘사기’를 주장하는 까닭은, 이 교회가 등록되지 않았고 따라서 헌금을 합법적으로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재판은 열리지 않았고, 판사들은 변호사들과의 연락을 계속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들은 첸잉 사모가 소셜미디어에 게시하고 다른 두 사역자의 아내가 서명한 지난 3월 성명서에서, 자신들의 남편들이 당한 기독교 핍박 사례에 주목할 것을 요청하는 한편, 당국자들이 인권을 침해하고 사실을 도외시하는 핍박 사건을 기각할 것을 각급 법원에 촉구했다. 이 여성들은 적시에 재판을 열고 재판을 참관할 대표자들을 파견할 것을 린펀 인민법원에 요구했다. 또한 사법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고, 자신들의 남편들이 보석으로 풀려날 수 있도록 지방 사법 당국이 감독해줄 것을 요구했다. 다음은 아내들의 성명서 내용의 일부이다.

“기독교인들에 대한 이러한 불합리한 못한 체포는 억울하고 부당하고 무의미한 사건을 야기할 뿐 아니라 어떤 의로움이나 선함도 보여주지 못한다. 이는 법질서라는 미명 아래 자행되는 기독교 박해다. 이런 사건이 법치주의 원칙에 위배되고 인민의 종교적 정서에 심각한 해를 끼친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남편들이 무죄라는 것을 우리는 굳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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