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설교 본질 대체 불가… 보완적 도구로 사용돼야”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김대혁 박사, 개혁신학회 정기학술대회서 발표

용어 및 개념 확인, 사건 정보 습득에는 도움
잘못되고 편향된 정보 및 도덕적 문제는 위험
설교, 정보 전달 아닌 하나님과 인격적 소통

▲김대혁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개혁신학회
▲김대혁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개혁신학회

개혁신학회(회장 문병호 교수) 제40차 정기 학술대회가 ‘강단 개혁’이라는 주제로 13일 서울 동작구 총신대학교 주기철기념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김대혁 박사는 ‘생성형 AI, 챗GPT 활용 시대 속에서 설교가 나아갈 방향: 딥 리딩과 딥 프리칭’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김대혁 박사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는 산업과 기업에서 인간이 하던 단순 업무 능력을 대체하는 것은 물론, 사람이 직업 해야 한다 여겨졌던 HR 콘텐츠, 인력 개발과 평가, 작업의 자동화, 업무 패턴 향상, 더 나아가 예술의 영역, 음악, 미술, 문학과 출판, 교육과 연구 등을 포함한 인간 삶의 여러 국면으로 황용 범위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며 “챗GPT 열풍은 목회자 사이에도 일어나고 있다. 예배, 설교, 상담, 교육 영역에서 적지 않은 관심을 받고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챗GPT가 인간의 창의성 영역에 활용됨에 따라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지만, 대체로 비판보다 챗GPT와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맥락에서 설교자에게 챗GPT 사용에 대한 균형 있는 평가와 진단, 나아갈 방향과 구체적 가이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변치 않는 복음을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전하는 설교자가 현대 과학 시대를 부정하거나 외면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시도”라며 “하지만, 설교의 본질과 독특성, 설교자의 정체성을 기준으로 비판적 검증은 필수다. 챗GPT가 지닌 한계와 활용이 설교에 가져다줄 잠재적 위험성을 살펴보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했다.

김 박사는 “챗GPT 활용에 가장 많은 문제로 지적되어 온 것은 환각 현상”을 첫 번째 챗GPT의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답변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 사실이 아닌 거짓 정보를 생성하여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최신 모델에서 이 현상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웹상의 다양한 기존의 언어 데이터를 수집, 조합, 활용하는 알고리즘으로 정보를 생성하는 이상 환각 현상을 완벽하게 제어하기 힘들다. 따라서 챗GPT가 주는 정보는 언제나 신뢰성의 문제가 따른다”고 했다.

둘째로 “또 챗GPT는 기존 학습한 자료를 제공하지만, 데이터를 연결하는 알고리즘이 정확하게 어떻게 그런 결과를 나오게 하는지 정보 생성의 세부 과정은 이해할 수 없는 ‘블랙박스화’ 문제를 지니고 있다”며 “제공된 정보를 비판적 판단 없이 활용하는 사람에게 치명적 취약점이 될 수 있고, 편향적 지식을 갖게 할 수 있고, 특정 성향의 사고 형태를 형성하게 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했다.

셋째로 “챗GPT는 저작권, 프라이버시, 보안의 문제를 초래한다”고, 넷째로 “챗GPT는 여러 문화적, 사회적 맥락과 정황에 대한 이해가 여전히 능숙하지 않고, 최근 일어난 일에 대한 정보와 사용자 주변에 일어난 최근 이슈를 모른다”며 “결국 챗GPT는 주어진 데이터의 활용이지, 사람이 지닌 영혼, 감정, 직관과 더불어 사람과 문화 간의 관계적이고 정확적이고 경험적 지식을 제공하는 것에 매우 큰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를 바탕으로 챗GPT 활용 설교가 가져올 잠재적 위험성을 언급한 김 박사는 “설교에 잘못된 정보가 포함될 위험이 생기기 때문에 설교자가 먼저 성경 본문에 관한 연구에 기초한 이해를 기반으로 챗GPT에 질문하는 주의 깊고 섬세한 검증이 뒤따라야 한다”며 “인터넷상에서는 기독교 핵심 교리를 왜곡하는 이단적 사상, 종교혼합주의적 자료가 훨씬 많기에 교리와 가르침의 미묘한 차이점, 뉘앙스를 파악할 능력이 되지 않을 경우, 챗GPT가 제공하는 편향적 지식으로 설교자와 청중 모두에 신학적 혼란을 낳을 수 있다”고 했다.

또 “빅데이터(전 세계적인 정보 공유 시스템), 딥러닝(데이터를 활용한 자가 학습 능력) 기반의 챗GPT 활용은 도덕적으로 치명적인 문제인 비의도적 설교 표절의 이슈가 야기 될 수 있고, 설교자와 청중의 정서와 경험, 공동체의 역동적 참여라는 차원과 설교자가 청중과 삶의 교감, 동감과 더불어 목회적 마음에 녹아드는 영역은 설교에 필수적인 부분이지만 챗GPT 활용으로는 이 영역을 제대로 다룰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결국 챗GPT는 설교의 본질과 목적에 대한 환각 현상, 설교자의 기능화를 부추길 수 있다. 설교는 진리의 정보 전달이 목적이 아니다. 설교의 주체는 하나님이시고, 설교자는 그에게 말씀 선포의 부름을 받은 자다. 성경은 인격적 소통 행위고, 설교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소통 행위를 섬기는 행위”라며 “이런 점에서 챗GPT가 성경적 내용, 정보를 얻는 도구로서 어느 정도 역할은 감당할지 몰라도 하나님의 인격적 음성으로서의 설교의 본질을 충족시킬 수 없다”고 했다.

또 “아울러 기술이 자칫 사용자에게 ‘인간다움의 상실’이라는 폐해를 줄 수 있다는 세간의 우려처럼, ‘설교자다움’에 악영향도 줄 수 있다”며 “설교자는 본문과 현대 청중 사이에 선지자, 제사장, 왕과 청지기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챗GPT 활용을 통한 실용주의적 사고 기반한 설교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부지런히 본문과 청중 사이를 오가며 성령의 인도하심을 분멸하는 영적 분별력, 민감성을 수행하고 챗GPT가 유혹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챗GPT의 활용 범위와 효율성에 대해서도 전했다. 김 박사는 “챗GPT를 통해 설교 주제에 대한 빠른 검색은 브레인스토밍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전체 설교 계획을 기초적으로 설정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설교 주제에 대한 기본 자료, 아이디어, 신학적 용어, 개념 확인, 설교 계획을 위한 다양한 자료를 빠른 시간에 찾아볼 수 있다. 이 과정에 챗GPT 사용의 능숙도(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따라 정보 정확도에 많은 차이가 있고 만족도가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기초적 정보를 얻는 것엔 그 활용도가 가장 크다”고 했다.

아울러 “준비 과정만큼은 아니겠지만, 주해 과정에서도 실제 본문에 등장한 역사적 배경, 인물, 지리, 사건에 대한 정보 등에 대해서도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설교자가 생각을 가지기 전 주어진 정리 요약은 자칫 설교자의 생각을 고착화시킬 우려가 크다. 따라서 본문에 관한 생각이 정리된 후 비교와 참고의 형태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또 “설교를 위한 신학화 과정과 맥락화 과정은 앞의 과정보다 챗GPT 활용에 민감하고 비판적 자세를 취해야 한다. 그리고 설교문 작성하는 과정은 챗GPT가 가장 적게 활용되어야할 영역이다. 설교 구성과 예화, 적용 영역은 설교자의 몫으로 챗GPT 활용을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설교문 작성 이후 교정, 데이터화, 영상을 만드는 것은 적극 챗GPT를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교자가 반드시 기억해야할 것은 챗GPT는 인간의 질문에 답을 찾는 영혼 없는 기계에 불과하단 것이다. 챗GPT는 복잡한 사고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기존 학습된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지 신뢰할 만한 통전적 지식이 아니”라며 “특히 설교는 성경 본문에 최고의 권위를 두지만, 챗GPT는 정보의 우선성, 차별성을 인식하고 자료를 생성하지 않는다. 설교자는 말씀에 책임을 맡은 자로서 정체성을 굳건히 할 필요가 있다. 설교는 정보 제공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교제, 하나님 나라에 동참하는 목적으로 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챗GPT는 인격과 영혼을 향한 설교의 본질적 영역을 감당하거나 대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보완하는 도구로 사용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설교자는 지식을 찾고 최적화하는 것(챗GPT 활용이 가능한 영역)과 하나님께서 인도해 가시는 미래의 계획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설교자의 책임과 의무)에 대한 차이점을 바르게 인식해야 한다. 설교는 머리와 정보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과 공감으로 하는 방식을 더 중요하게 볼 필요가 있다”며 “새로운 변화에 민감성을 가지는 것은 바람직해보이지만, 목회 실천의 본질과 실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설교 철학과 방식에 부합되는지 점검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설교자가 빠른 정보를 활용해야할 필요도 있지만, 그것보다 더 바른 정보를 제공할 무거운 시대적 과제가 주어져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본문에 충실하며 온전한 복음, 창조-타락-구속-완성의 측면을 온전히 설교에 반영하는 길보다 더 좋은 출발점은 없다. 거짓의 분별도 중요하지만, 진리의 선하고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청중은 하나님 말씀에 목말라한다. 하나님의 인격적 말씀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보여줄 설교자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디지털 문화 속 텍스트 읽기 능력과 집중을 방해하는 알고리즘의 특성을 극복하고, 딥러닝이 가져다주는 다량의 정보를 설교자가 스키밍, 스캐닝, 스크롤링하며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본문 앞에 오래 머물며, 본문을 통해 전달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뜻과 본문 앞을 살아가는 당시의 하나님의 백성과 오늘날 청중을 향한 요구를 읽어내는 사색과 묵상, 딥리딩의 시간을 아깝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며 “오늘날 설교자는 빠른 변화 속에서도 유구하고 유효하게 이루어지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신학적 성찰과 확신이 현대의 청중의 경험과 감정에 깊이 공감되도록 하는 딥프리칭의 과제를 잘 감당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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