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성공회 대주교 “서안지구 기독교인 여성 체포 우려”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조속한 석방 위한 기도 요청… 가족들 “체포 영장·이유 없어”

▲영국성공회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

▲영국성공회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

이스라엘군이 최근 서안지구에서 한 기독교인 여성을 체포한 사건이 알려지자, 영국성공회 지도자들이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이 여성은 3년 전 이스라엘이 불법단체로 규정한 학생 단체와의 접촉으로 구금된 바 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비르제이트(Birzeit)에 있는 ‘성 베드로 성공회 교회’(St. Peter's Anglican Church) 신자인 라얀 나시르(Layan Nasir·23)는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각) 오전 자신의 집에서 이스라엘군에 체포됐다. 

이에 영국성공회의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캔터베리대주교는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를 통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그녀의 안전과 신속한 석방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을 사람들에게 촉구했다.

웰비 대주교는 “이 소식에 충격을 받았고 깊은 우려를 느꼈다. 팔레스타인 기독교 형제·자매들과 함께 라얀과 그녀의 가족, 그리고 점령된 서안지구에 있는 성베드로성공회교회를 위해 기도한다. 라얀 나시르의 안전과 조속한 석방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처치타임스(Church Times)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체선(Christopher Chessun) 주교 역시 그녀의 석방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예루살렘에 있는 ‘세인트 조지 칼리지’(St. Jeorge College)의 리처드 세웰(Richard Sewell) 학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서안지구의 비르제이트에 있는 우리 교회의 한 성도가 이스라엘군에 의해 체포됐다는 사실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나시르의 시련은 이스라엘군이 오전 4시 그녀의 집을 방문해 그녀를 구금하면서 시작됐다. 그녀의 가족들은 “그들은 체포 영장이나 이유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나시르가 이스라엘의 데이먼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17일까지 그녀의 행방을 몰랐다”고 했다. 

청원 사이트 체인지닷오알지(Change.org)에 따르면, 나시르는 최근 비르제이트대학교(Birzeit University)에서 영양학 학위를 취득했으며, 라말라 인근의 팔레스타인 NGO에 고용돼 있었다. 

그녀는 2021년 20명이 넘는 다른 학생들과 함께 이스라엘군에 의해 재판도 없이 몇 달 동안 구금됐으며 학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의 가족은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녀가 2020년 이스라엘이 범죄로 규정한 좌파 학생단체인 ‘진보민주당 학생극’(Progressive Democratic Student Pole, PDSP)의 일원이라는 혐의로 당시 구금됐다고 말했다.

미들이스트아이(Middle East Eye)에 따르면, PDSP는 세속적인 팔레스타인 마르크스-레닌주의 및 혁명적 사회주의 조직인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PLO)과 연결돼 있다. 이 단체는 이스라엘 군 명령에 따라 불법 단체로 선언된 바 있다. 

여성 10명을 포함한 그녀의 친구들 중 일부는 14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그녀는 보석금을 내고 두 달 만에 석방됐다.  

팔레스타인 인권 변호사이자 나시르의 사촌인 탈라 나시르(Tala Nasir)는 “이스라엘은 학생회가 캠퍼스 밖의 조직과 제휴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이 사실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가자지구 전쟁 중 구호 활동가 여러 명이 사망한 후, 웰비 대주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을 거듭 촉구했다.

이스라엘은 2007년부터 가자지구를 장악해 온 테러단체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에서 기습 공격을 감행해 대부분 민간인 1,200명이 사망한 이후 공세를 시작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인 240명 이상을 납치했으며, 이스라엘의 목표는 인질을 석방하고 하마스를 근절하는 것이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 보건부는 전쟁이 시작된 이후 가자지구에서 33,0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전투원과 생존자를 구분하지 않은 수치다. 

많은 인권 운동가들과 종교 지도자들은  휴전을 촉구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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