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생명윤리협회 세미나 참석자들 한목소리
낙태·안락사·성전환·성혁명 반대 천명해야
포괄적 차별금지법 법제화 저지도 힘쓰길
인간 존재와 생명 의미, 창조 질서 명확히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이하 협회)가 18일 한신인터밸리에서 ‘로잔운동에 바라는 생명윤리질서’를 주제로 생명윤리세미나를 개최했다.
먼저 이날 환영사를 전한 이명진 협회 상임운영위원장은 “로잔대회는 종교다원주의와 자유주의 신학에 맞서 복음을 지키려는 복음주의에 기초하여 선교를 실천하기 위해 모인 운동”이라며 “그동안 한국 로잔과 한국교회는 선도적이고 모범적인 생명 존중과 차별금지법 입법 저지 활동을 진행해 왔다. 또한 대한민국 여러 교단과 한국 로잔은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생명 경시 흐름을 막기 위해 합심해 생명 존중 주일을 제정, 생명 존중 말씀을 선포하고 생명을 지키기 위한 기도를 해 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많은 열방에 복음의 빚을 진 나라다. 안타깝게도 우리에게 복음을 전해 준 나라와 교회들이 하나 둘씩 복음의 가치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지는 슬픈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이제 한국교회가 앞장서서 낙태와 안락사, 젠더주의와 동성애, 동성혼에 무너진 나라와 교회가 복음의 힘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 줘야 할 때”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4차 로잔대회는 무너진 열방교회를 다시 세우는 터닝 포인트이자 기폭제가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4차 로잔대회가 성경으로, 복음으로, 무너진 성벽을 수축하는 축복의 성회가 되길 기원한다. 생명윤리 영역에서도 미끄러운 경사길에 서 있는 열방들이 힘을 얻어, 나라마다 지역마다 생명을 살리는 운동이 불붙듯 일어나길 원한다”며 “제4차 로잔대회에서 발표되는 서울선언에 성경적 생명윤리 질서가 잘 담기기를 바라며 이번 세미나를 준비했다”고 했다.
세미나에 앞서 이상원 협회 상임대표(전 총신대 교수)는 ‘예루살렘 회의가 주는 교훈’(행 15:28-29)을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이 대표는 “국제로잔대회는 자발적 연합 모임이다. 신학적·교회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교회와 교단이 복음과 선교, 사회문제 대응 방향을 결정할 때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고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로잔대회가 예루살렘 총회와 교회 공의회가 지향한 방향을 신중하게 참고해 논의를 진행하고 결의를 도출해낸다면 교회에 유익을 줄 수 있고, 범주를 벗어나 결의를 도출하면 교회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예루살렘 총회가 바른 윤리적 지침을 제시한 것처럼, (로잔대회는) 현대 교회 성도가 당면한 윤리적 사안에 대해 성경에 근거해 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며 “인간의 생명은 수정 순간 시작돼 심장과 폐의 기능이 정지되는 순간까지 영혼을 가진 살아 있는 생명이며, 따라서 낙태·안락사는 금지되어야 함을 명확히 천명해야 할 것이고, 인간의 성별은 남자와 여자로만 구성되며 성전환은 불가능하고, 성혁명적 관계는 거부해야 하고, 성관계는 남자와 여자, 그리고 결혼 관계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천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세미나에서는 이승구 석좌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신효성 박사(자평법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 명지대학교 객원교수)가 각각 ‘로잔 운동과 성경적 생명윤리 질서-로잔 운동에 생명윤리 질서 옹호를 요청하면서’, ‘한국 로잔에 바라는 생명윤리 질서-제네바 합의선언과 내슈빌 선언을 중심으로’를 발제했다.
이승구 교수는 “로잔 언약은 선교를 인간화 작업으로만 이해하려는 WCC적 선교 이해에 동의하지 않는 복음주의자들의 한 선언이며, 동시에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을 같이 강조한 것이라는 데에 모든 사람이 동의한다”며 “로잔운동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두 사람 빌리 그래함과 존 스토트가 하고자 한 것은, 세계 복음화를 위해 WCC가 하고 있는 것과 다른 복음주의적 선교 운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로잔운동은 세계 복음화에 대한 초심을 잊지 말아야 하고, 복음화는 기본적으로 ‘천국 복음’을 선언하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들의 기본적 목적은 모든 수단을 사용해서 빠른 시간 내에, 모든 사람이 복음을 듣고,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다. 진정으로 천국 복음을 믿고 천국에 참여한 사람들은 진정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일로 나아가게 된다. 그러므로 복음화는 간접적으로 사회를 변혁하는 부산물을 낳는다”고 했다.
이어 “이런 관점에서 복음전도의 우선성을 강조하는 로잔 운동은 결과적으로 복음에 의해 변화된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의 여러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여 하나님을 아는 빛을 드러내고 하나님 나라의 빛을 드러내야 한다. 일반은총 가운데서 세상의 모든 사람이 생명을 존중하는 데로 나아가도록 하는 일을 해야 하고, 더 적극적으로는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적 생명 윤리 질서에 충실해서 빛을 비추는 역할을 하도록 하는 일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배아를 비롯한 모든 단계의 인간 생명을 존중하는 운동과 의사 조력 자살이나 안락사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자살과 모든 종류의 자살을 막는 운동, 낙태를 방지하고 사회 속에서 아이들을 잘 키우도록 하기 위해 건강한 가정을 잘 세워 나가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며, 이를 위해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이 땅의 법이 되지 않도록 하는 일에 강한 목소리를 내고 주길 바란다”며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창조 질서를 반영하는 성(性)에 대한 이해가 개인과 가정과 사회 속에 나타나게 해야 한다고, 각국에서 혹 시행되고 있거나 한국의 경우처럼 일부 사회 세력이 입법하려고 하는 포괄적인 차별금지법이 법으로 제정되지 않도록 하는 일에 모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명백히 선언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신효성 박사는 “내슈빌 선언문은 혼인에 대해 한 남성과 한 여성 간의 연합을 혼인으로 인정하고 그 외의 동성혼, 일부다처제, 난혼 등은 인정하지 않는다. 또 혼인 외의 성관계를 정당화 하는 것을 거부하며 성관계는 결혼생활 안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 선언한다. 또 성별의 차이와 구별을 인정하면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불평등하게 여겨선 안 된다 선언한다”고 했다.
또 “남성과 여성의 성별은 누구도 바꿀 수 없는 하나님의 설계임을 설명하고, 용서와 회복의 과정을 통해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리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천명하고 있다”며 “내슈빌 선언은 동성에 대한 성적 매력이 하나님의 원래 피조물에 대한 자연스러운 선의의 한 부분이라거나 또는 인간을 복음의 소망 밖에 두는 것을 거부하고, 동성애의 부도덕함이나 트랜스젠더주의를 인정하는 것이 죄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죄를 회개함으로써 종교적 구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했다.
특히 신 박사는 “낙태권이라는 국제인권은 존재하지 않으며, 낙태의 남용으로부터 여성과 아동을 보호하고, 낙태에 관한 국내법과 정책을 변경하도록 하는 외부 세력으로부터 각국을 보호하는 안전장치”라며 “성경에 근거하여 결혼과 임신에 대하여 바로 알고, 동성애와 일부다처제 등의 관계성을 부인하며, 그러한 것들은 하나님이 원래 계획하신 창조의 자연스러운 선의 일부임을 부인하여 동성애적 부도덕이나 트랜스젠더리즘을 용인하는 죄를 선언 한 내슈빌 선언을 계승·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후 이상원 상임대표가 좌장을 맡고 정소영 대표(세인트폴세계관아카데미, 미국변호사), 홍순철 교수(고려대학교병원 산부인과), 배춘섭 교수(총신대학교)가 지정토론했다.
정 대표는 “자명한 진리들이 공격받고 있고, 심지어 성경이 명확히 말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신학교나 교회에서조차 인정하지 않는 사태에 대해, 제대로 된 교회와 그 지도자들이 명확하게 입장 정리를 해 주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었다”며 “이번 한국로잔대회에서도 이와 동일하게 전 세계 교회들을 향하여 인간의 존재와 생명의 의미, 하나님의 생명창조 질서와 그 질서를 지키기 위해 따라야 할 명령에 대하여 명확하게 선포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