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진보 성향 교회가 ‘드래그퀸(보통 여장한 게이를 지칭하는 말) 이야기 시간’(Drag Queen Story Hours) 행사를 계획했다가 결국 취소 결정을 내렸다.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 마운트빌(Mountville)에 위치한 ‘희망의 비전 메트로폴리탄교회’(Vision of Hope MCC)는 오는 4월 27일 ‘티 파티’라는 모임을 위해 ‘미스 에이미’(Miss Amie)로 알려진 드래그퀸 공연자를 초대할 계획이었다.
교회 측은 그러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예상치 못한 상황과 사실 확인도 없이 언론에 보도된 내용 때문에 행사를 취소한다”며 “취소 결정은 미스 에이미가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회는 홈페이지에 “이곳은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비롯해 우리와 함께 걷는 모든 이들의 진정한 예배를 위한 안전하고 신성한 공간”이라며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파되고 실천되는 근본적인 포용성과 변혁적인 사랑의 교회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한편 랭커스터 공립도서관은 지난달 미스 에이미가 출연하는 행사를 준비했다가, 많은 이들이 반대하고 누군가 의심스러운 소포를 두고 가는 등 소동이 벌어지자 이를 취소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CBS뉴스는 “랭커스터 경찰은 펜실베이니아주 경찰 폭발물 처리반이 도서관으로 출동해 시설을 정리하는 등 예방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고, 위협 경보는 몇 시간 후 해제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논란이 있은 후, 도서관 측은 이스트험필드타운십(East Hempfield Township)이 자금 지원을 철회하고 마운트빌 자치구 의회도 기부를 연기하기로 하는 등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와 관련, 마운트빌 자치구 의회 리차드 스피겔(Richard Spiegel) 부의장은 “분열을 일으키는 원인이나 관점, 특히 논란이 되는 관점을 표현하거나 홍보하는 행사는 열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
최근 몇 년 동안 공공도서관에서 열린 드래그퀸 행사는 지역사회 내 분열을 일으키는 원인이 돼 왔다. 지난해 드래그퀸 쇼를 개최하기로 했다가 극단주의 단체들의 공격을 받아 교회 기물이 파손된 오하이오주 체스터랜드 커뮤니티교회는 최근 가해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비평가들은 이 행사가 어린이들에게 부적절하다고 보는 반면, 이를 지지하는 이들은 포용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22년 11월 발표된 라스무센리포트(Rasmussen Reports) 연구에 의하면, 미국 성인의 60%는 “드래그퀸 이야기 시간은 어린이에게 부적절하다”고, 29%는 “적절하다”고, 10%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