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전쟁 이후 150개 이상 교회 훼손 및 파괴돼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무너진 수단의 교회 건물.  ⓒ모닝스타뉴스

▲무너진 수단의 교회 건물. ⓒ모닝스타뉴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nited States Commission on 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수단에서 전쟁이 시작된 이후 150개 이상의 교회가 훼손되거나 파괴됐다.

보고서는 “종교 유적지가 표적이 돼 파괴의 흔적이 남아 있다”며 “수단군과 준군사신속지원군 사이의 충돌로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고 종교 공동체가 황폐화됐다”고 관련 소식을 전했다.

USCIRF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분쟁으로 인해 13,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며, 무장 전투원들이 예배당과 기타 종교 장소를 표적으로 삼았다.

모하메드 마지드(Mohamed Magid) 위원은 성명을 통해 “국제인도법은 무력 충돌 중에도 예배당과 종교 장소를 신성불가침한 것으로 간주한다”며 “53조의 보호에도 불구하고 수단에서는 예배 장소와 종교 유적지가 계속해서 허용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되고 파괴되고 있다”고 했다.

또 종교 지도자에 대한 공격과 분쟁이 소수종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모닝스타뉴스에 따르면, 지난 1월 RSF 무장세력이 와드 마다니(Wad Madani)에 있는 복음주의 교회에 불을 지른 중요한 사건이 발생했다. 1939년에 건축된 이 교회는 게지라주에서 가장 큰 종교 건축물이었다.

RSF는 또한 와드 마다니에 있는 콥트 기독교 수도원을 공격해 군사 기지로 개조하기도 했다. 폭력은 구조물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2023년 5월에는 무장한 가해자들이 교회에 들어와 신부와 그의 아들을 포함해 4명에게 총격을 가했고, 교회 경비원을 찔러 건물을 약탈했다. 

이들은 옴두르만(Omdurman)을 습격하는 동안 수단 장로교복음주의교회의 회원인 히다르 알아민(Hidar Al Amin)을 살해했다. 알아민의 친척은 RSF 무장세력이 그의 재산을 약탈한 후 그를 살해했다고 전했다. 

라크로아 인터내셔널(La Croix International)은 이달 초 복음주의 목회자인 코와 샤말(Kowa Shamal)이 RSF 무장세력의 신앙 포기 명령을 받은 후 간신히 죽음을 면했다고 보도했다. 샤말 목사가 이를 거부하자 몸싸움으로 이어졌고, 결국 23세 조카가 살해당했다. RSF는 그가 목에 걸고 있던 십자가를 없애는 것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살해했다.

미국의 수단 특사인 톰 페리엘로(Tom Perriello)와 USAID 부국장 이소벨 콜먼(Isobel Coleman)은 이달 초 전쟁 1주년을 기념해 수단에 관한 국제인도주의회의에 참석했다. 콜먼 부국장은 수단 국민을 위한 추가 인도적 지원 1억 달러를 발표해, 2023년 10월 이후 미국 정부의 수단 국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10억 달러 이상으로 늘렸다. 

USCIRF는 “최근 몇 달간 무력 충돌로 인해 종교 유적지가 파괴되는 일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사헬 지역의 종교 자유와 국제법의 종교 유적지 보호에 관한 출판물을 인용해 “정부와 비국가 행위자가 이러한 유적지를 보호하기 위해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분쟁은 수단의 소수 기독교인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수단 인구 4,300만 명 중 약 200만 명 또는 4.5%로 추산된다.

오픈도어(Open Doors)의 2024년 기독교 박해국 목록에서 수단은 8위로 선정됐다. 수단은 국가 차원의 종교 자유법이 제정되지 않았으며, 반국가 행위자에 의한 공격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수단에서는 폭력 사태로 수백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고, 민간인들은 정부군(SAF)과 민병대 신속지원군(RSF) 사이의 권력 투쟁에 정면으로 맞서게 됐다. 내전이 계속되면서 소수종교인들은 분쟁이 끝난 뒤에도 박해가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2021년 군사 쿠데타 이후 이슬람 율법에 대한 두려움이 다시 불붙었다.

2021년 10월 25일 쿠데타를 일으켜 갈등을 촉발한 딥스테이트는 소수종교에 대한 위협으로 여겨진다. 2019년 전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가 축출된 후 설립된 과도정부는 배교법을 불법화하는 등 종교 차별을 줄이는 데 진전을 이뤘으나, 이후 군사 쿠데타로 인해 이러한 발전이 역전돼 수단의 종교 공동체는 위태로운 상태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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