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동참 의사들 출입 금지시킨 레스토랑의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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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 박사의 ‘이중창’ 51] 윤리적 선택과 결단

환자 생명 담보 파업 동기 비판
수술대 없어 응급실 전전 지적
의료 종사자 사회·윤리적 책임
식당 자영업 사회적 표현 존중

▲관련 보도 화면. ⓒYTN 캡처
▲관련 보도 화면. ⓒYTN 캡처

올해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의료 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관계자들의 출입을 금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식당 운영자 A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포털 사이트 예약 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내용이다. A씨는 “잠정적으로 당분간 의료 파업에 동참하고 계시는 관계자를 모시지 않겠다”고 밝혔다.

A씨는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삼는 의료 파업의 동기를 비판하며, 수술대를 찾지 못해 응급실을 전전해야 하는 현 상황을 지적했다. A씨는 파업 의사가 식당에 오면 출입을 막을 방법은 없지만, 그들을 진심으로 받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선언은 단순한 식당 정책을 넘어, 의료 파업이라는 광범위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복잡한 문제들을 드러냈다. A씨의 결정은 다양한 시각과 이해관계가 얽힌 의료 파업의 사회적 영향력을 가늠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물론 자영업을 운영하는 한 개인으로서 식당 문을 여닫는 것은 언제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더욱이 특정 손님을 가려가며, 이런 사람은 받고 싶고 저런 사람은 받기 싫다고 표현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자영업자라면 사장 마음대로 문을 열고 싶을 때 열고 닫고 싶을 때 닫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오히려 자영업 특성상 몸이 아프고 힘들어도 병원에 입원하지 않는 한 문을 열 수밖에 없다.

상가 식당 역시 그 공간의 보이지 않는 상도덕과 자영업자들의 윤리의식이 있어, 최소한의 책임감이나 연대 의식은 오히려 공무원보다도 더 철저할 수 있다. 오른쪽 식당은 손님이 줄을 서고 왼쪽 식당은 파리가 날린다 해도, 속으로는 문을 닫고 싶지만 닫지 못하고 열어둘 수밖에 없는 심정이 얼마나 참담할지 상상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직업의식이 있고 상식이 통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쉽게 문을 닫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의료 서비스라는 공공재의 중요성과 의료 종사자의 사회적·윤리적 책임과 비교된다. A씨의 행동은 개인 또는 기업이 사회적 이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그에 따른 조처를 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로서, 이를 탓할 수 없다.

의-정 갈등에 의한 의료 파업이라는 현실은 사회적·윤리적 문제를 중심으로 깊이 있는 논의를 요구한다. ‘의료 파업의 정당성과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의료 종사자들의 파업이 환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등의 질문들은 복잡한 이슈들을 담고 있다.

A씨의 경우처럼 자영업자라고 하지만 사회적 이슈에 대해 의견을 표현하고 그에 따른 행동을 취하는 것도 중요한 권리다. 그러나 이러한 표현과 행동이 다른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고 사회적 소통과 이해의 장을 넓히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면, 오히려 경종을 울리는 사회적 현상이 될 수도 있다.

A씨가 의료 파업에 참여하는 의사들을 자신의 식당에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고 분명히 밝힌 데 대해, 필자는 전적으로 동감하며 이를 지지한다. A씨 말처럼 정치적 이념이나 당리당략을 초월해,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의료 파업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의료 파업의 근본 원인과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정부와 의료계 양측 모두의 책임과 갈등의 핵심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의료개혁이 ‘강 대 강’의 의-정 갈등으로 치달은 주요 원인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의대 정원 증원과 같은 정책은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대학 현장의 실제 연구 환경이나 구성원 간 최소한의 합의 없이 강행된 것은 문제의 여지가 크다. 정부가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며 최근 후퇴할 정도였다면, 처음부터 강압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없었다는 비판이 있다.

‘의-정 갈등’의 근본 원인과 책임은 양측 모두에 있다.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는 논리와 ‘의사는 국민을 이길 수 없다’는 주장 사이에서 윈-윈 전략이 아닌, 이기고 지는 게임으로 접근한 것이 문제의 본질이다.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대립 구도에서는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속담이 이 시기를 두고 하는 말처럼, 의료 갈등이 일반 국민에게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갈등 속에서 ‘의사는 국민을 이길 수 없다’는 정부의 구호가 ‘의사는 국민을 죽일 수 있다’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응급환자나 암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의정 갈등 기간 사망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이는 국민적 우려를 가중시킨다. 결국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얼마나 많은 국민이 희생돼야 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의료 파업으로 인한 사회적·윤리적 문제는 정치적 이념을 초월해 신속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시급한 과제다.

▲최원호 목사 캐리커처.
▲최원호 목사 캐리커처.

◈최원호 목사

최원호 목사는 심리학 박사로 서울 한영신대와 고려대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했습니다. <열등감을 도구로 쓰신 예수>, <열등감, 예수를 만나다>, <나는 열등한 나를 사랑한다> 등 베스트셀러 저자로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서울 중랑구 은혜제일교회에서 사역하며 웨이크사이버신학원 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원호 박사의 이중창’ 칼럼은 신앙과 심리학의 결합된 통찰력을 통해 사회, 심리, 그리고 신앙의 복잡한 문제의 해결을 추구합니다. 새로운 통찰력과 지혜로 독자 여러분들의 삶과 신앙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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