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용어에서 ‘성 정체성’ 제외하는 법안도 거부
미국 애리조나주 케이티 홉스(Katie Hobbs) 주지사가 공립학교 교실에 십계명을 게시하는 것을 허용하는 법안과 ‘성’이라는 용어에 성 정체성을 제외하도록 한 법안에 모두 거부권을 행사했다.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케이티 홉스 주지사는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각) 교사나 행정관들이 공립학교 교실에서 애국가, 국기에 대한 맹세, 미국 헌법, 메이플라워 협약, 건국 아버지의 연설,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 문구, 십계명 등을 포함한 여러 역사적 문서의 발췌문을 보이거나 읽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상원법안 1151’을 거부했다.
홉스 주지사는 워렌 피터슨(Warren Peterson) 애리조나주 상원의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법안의 합법성에 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으며, 불필요하다고 느꼈다. 유대교-기독교 종교의 교리인 십계명을 공립학교 교실에 게시하는 것은 다른 종교를 믿는 아이들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며 거부권 행사 이유를 밝혔다.
이에 일부 공화당원들은 주지사의 행위가 위헌 가능성이 있다고 반발했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앤서니 컨(Anthony Kern) 상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홉스는 하나님을 버렸다. 그가 이 법안을 거부함으로써, 사회는 점점 더 국가의 기초가 되는 성경적 원칙에서 멀어질 것이다. 그는 애리조나 내 문화적 타락에 기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홉스는 주법에서 ‘젠더’(gender)라는 단어를 모두 삭제하고 생물학적 성(sex)에 대한 엄격한 정의를 주장하는 ‘상원법안 1628’도 거부했다. ‘애리조나 여성 권리 장전’이라고도 불리는 이 법안은 지난 2월 상원을 통과했으며, 스포츠 팀, 라커룸, 화장실, 가정 폭력 보호소 및 성폭행위기센터가 ‘성 정체성’이 아닌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분리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홉스는 피터슨 상원의장에게 보낸 또 다른 편지에서 “난 애리조나인들을 공격하는 법안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수 차례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비영리 보수단체인 애리조나정책센터(The Center for Arizona Policy)는 성명을 통해 “‘상원법안 1628’은 ‘여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확실하게 대답함으로써 주법에 명확성·확실성·통일성을 가져오기 위해 만들어진 것”고 강조했다.
센터는 “이 법안은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개의 성이 있고 특정한 단일 성 공간을 유지해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단순한 진실을 표현하는 상식적인 법안이었다”며 “그것은 법적으로 성을 정의하고 안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줌으로써 혼란을 방지해 준다. 또 이러한 명확성을 통해 여성과 소녀들의 복지가 향상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