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 방문 위해 거쳐야 하는 ‘셀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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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115] 제3차 전도여행(2) 에베소(1)

오늘날 에베소, 주민 없어
고대 유적지만 남은 상태
셀죽에서 하차해 걸어가야
아데미 여신 조각상 있어

▲남은 기둥 한 개만 서 있는 아데미 신전 자리.
▲남은 기둥 한 개만 서 있는 아데미 신전 자리.

바울은 제1·2차 전도여행과 마찬가지로 전도여행의 본거지인 안디옥에서 제3차 전도여행을 시작했다. 그는 안디옥에서 육로로 오늘날 튀르키예 중앙부를 지나, 그리스 여러 도시에서 주의 복음을 퍼트렸다.

제3차 전도여행의 경우 제1·2차 전도여행 시 방문한 도시와 지역이 중복되는 곳이 많으므로, 이번 회부터 본격적으로 연재하는 바울의 제3차 전도여행 방문지에 대한 설명에서는 제1·2차 전도여행 시 방문한 곳은 제외하고 에베소부터 이야기하려 한다.

바울의 에베소 방문에 대한 성경 말씀과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에베소 교회에 관한 성경 말씀은 다음과 같다.

“에베소에 와서 저희를 거기 머물러 두고 자기는 회당에 들어가서 유대인들과 변론하니(사도행전 18장 19절)”.

“에베소 교회의 사자에게 편지하기를 오른손에 일곱 별을 붙잡고 일곱 금 촛대 사이에 다니시는 이가 가라사대(요한계시록 2장 1절)”.

▲셀죽 시내에서 에베소 유적지에 가는 길. 유적지는 도로 끝 왼편에 있다.
▲셀죽 시내에서 에베소 유적지에 가는 길. 유적지는 도로 끝 왼편에 있다.

바울이 3년 동안 머물면서 복음을 전파한 에베소에서 동북쪽으로 2km 떨어진 곳에는 셀죽(Seljuk)이라는 인구 4만 명의 도시가 있다. 오늘날 에베소에는 거주하는 주민은 없고 고대 유적지만 남아있으므로, 개인적으로 에베소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셀죽을 거쳐야 한다.

그러므로 필자는 에베소 유적에 가기 위해 이즈미르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셀죽의 시외버스 정류소에서 하차해 천천히 시골 길을 따라 걸어서 에베소 유적에 도착했다. 셀죽과 에베소 사이에는 바울 시대에 에베소 사람들이 섬기던 아데미 신전의 유적지가 폐허 상태로 남아 있다.

기원전 570년 이전에 에게해 사모스 섬에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라(Hera, 결혼의 여신)를 숭배하는 거대한 신전이 세워졌다. 이에 자극을 받은 에베소인들은 풍요와 다산(多産)의 여신인 아데미를 위해 사모스 섬의 헤라 신전보다 더 큰 신전을 만들었다.

이 신전 크기는 가로 115.14m, 세로 55.1m이며 높이 19m, 직경 1.21m의 돌기둥 127개가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거대한 크기였다. 이 신전은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보다 3배나 큰 크기여서 어떤 사람들은 아데미 신전을 세계 7대 불가사의 건축물 중 하나라고 말하기도 하나, 현재 돌기둥 하나와 일부 잔해만 있다.

▲셀죽 시내 인근 공동 묘지. 지중해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탈리아 삼나무들이 묘지 주변에 식재돼 있다.
▲셀죽 시내 인근 공동 묘지. 지중해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탈리아 삼나무들이 묘지 주변에 식재돼 있다.

고대에 아데미 신전은 성역으로 여겨져 범죄인이 이곳에 들어오면 잡을 수 없었으므로 범죄인의 도피처 역할도 하였고, 신전에 봉납한 돈을 일반인에게 빌려주는 은행 역할도 하였다. 그 후 기원전 356년 헤로스트라토스(Herostratos)라는 정신병자가 이 신전을 불태웠다. 이날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출생한 날이기도 하다.

후일 에베소인들이 아데미 신전을 재건하던 도중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기원전 334년 에베소를 점령하고 방문하였다.

대왕은 에베소인들이 아데미 신전을 재건하기 위해 사용한 비용과 앞으로 재건 작업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에베소인들에게 말하자, 에베소인들은 이를 예의바르게 사양하였다. 그리고 자기들 스스로 비용을 부담해 길이 105m, 폭 55m, 돌기둥 높이 17.65m의 아데미 신전을 다시 완성하였다.

그러나 서기 125년 고트족이 침입해 이 신전을 파괴했다. 파괴된 신전에서 회수한 돌의 일부는 에베소에 사도 요한 기념교회를 지을 때 사용했고, 일부는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까지 운반해 소피아 교회(Hagia Sophia)를 세우는 데 사용했다.

셀죽 시 입구에는 아데미 여신 조각상이 서 있는데, 유방이 엄청나게 많이 달려 있는 괴물 모습이다. 물론 아데미 여신을 숭배하는 사람들에게 수많은 유방이 풍요와 다산을 뜻하고 있다는 설명이 쉽게 인정되겠지만, 필자에게는 우스꽝스러운 우상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오늘날 공항 면세점의 화장품 코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남성용) 아르테미스(Artemis) 향수는 유대계 미국인 여성 사업가 에스티 로더(Estée Lauder)가 설립한 화장품 회사인 ‘에스티 로더’ 제품이다. 성경에서는 아르테미스를 아데미라고 표기했다.

▲셀죽 시내에 있는 아데미 여신상.
▲셀죽 시내에 있는 아데미 여신상.

권주혁 장로

세계 145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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