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MF 선교대회서 ‘다음세대 선교리더’ MK 이해와 방향 제시
부모세대에 이어 하나님 나라 확장에 힘쓸 차세대 선교 리더로 기대받는 선교사 자녀(MK)들. 그러나 동시에 낯선 환경에서 적응의 어려움과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이들에게 세심한 관심과 신앙훈련이 필요하다고 탁영준 선교사(CMF 선교원 MK 사역 디렉터, 페루 Hilltop 대표)가 강조했다.
300명이 넘는 선교사들과 선교단체 및 교회 선교 관계자들이 4월 24일부터 27일까지 일정으로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다음세대 선교 동원을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섰다. 한인세계선교사회(대표회장 방도호, 사무총장 이근희 선교사, 이하 KWMF)가 주최한 이번 선교대회에선 세대 간 연합선교, 커넥트미션, 1.5세 사역 등을 논의하며 차세대 선교 리더들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방향성 수립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했다.
언어의 간극, 부모·자녀 갈등으로 증폭도
탁영준 선교사는 남미·페루에서의 사역 경험을 토대로 발제했다. 그는 “영어를 잘하면 주류에 합류할 수 있다는 생각의 미국 한인들과 달리, 남미 선교사 가정의 자녀들은 한국어와 현지 언어, 영어까지 잘한다. 가정에서 부모세대가 한국의 우수성을 심어 주는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언어에 대한 간극을 좁히는 것은 부모세대와 자녀 간의 갈등을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MK들 마음에 담고 쌓아가는 ‘언어’와 ‘표현’에 차이가 생기기 시작하면 갈등으로 증폭된다. 그 갈등이 폭발되면 사역지와 사역 방향까지 좌지우지한다”며 “(언어의 간극을 좁히면서) 인간적 언어를 신앙의 언어로 바꾸고, 비전·정체성·은사를 지속해서 상기시켜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근본적인 훈련은 성경에 권위를 두는 것
그는 “가장 근본적인 훈련의 기초는 하나님 말씀, 즉 성경에 최고 권위를 두고 시작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탁 선교사는 10년째 매일 오전 6시 단톡방에서 90일 성경통독, 365일 성경통독을 남미 선교사 자녀들과 실시하며 성령의 역사, 인도함, 감동의 간증과 믿음의 결단이 담긴 QT노트까지 쓰도록 인도한다.
MK들이 말씀을 듣고 배우고 설교 통역까지 감당하며 생긴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일대일 성경공부 ‘복음 101’도 개설했다. 그는 “MK들이 갖고 있던 신앙 문제를 하나님 말씀으로 해결하고, 자신이 왜 선택받은 귀한 존재인지 깨닫는다. 2주마다 온라인으로 모이는 MK 예배에서 어떻게 하나님 말씀을 새기고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는지에 시간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4세대 막내의 기도가 언니·오빠의 기도 바꿔내
그는 “기도훈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실제 일어난 상황에서 한 자녀는 ‘우연’으로 받아들였고, 다른 자녀는 ‘기도 응답’으로 받아 감사하며 하루종일 기뻐하는 걸 보았다”며 “짧게는 21일부터 길게는 40일 기도회로 기도훈련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MK예배 때 이들이 가장 좋아하고 기다리는 시간은 서로 삶과 근황 및 기도제목을 나누는 것”고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크게 위로 주시는 것은 ‘나는 혼자가 아니다’, ‘나도 기도하면 할 수 있다’는 마음”이라고 했다.
때론 MK만을 위해 비대면, 혹은 대면으로 선후배들이 서로 기도할 때 성령께서 그들의 마음을 하나가 되게 하셨다. 그에게 잊을 수 없는 것은 ‘막내’인 4세대 MK의 기도였다. 그는 “(그 아이는) 또박또박 부모와 이웃 성도를 위해 기도했다. 이 어린 영혼의 기도가 다른 언니 오빠 MK들의 기도제목을 바꿨고, 나를 비롯한 다른 MK들이 막내의 기도로 회개의 자리로 나올 수 있게 만들었다”고 했다.
MK 간 교제 중요성, 거룩한 생각 나누고 도전받아
그렇기에 MK 간의 만남은 교제는 매우 중요했다. 그는 “페루만 해도 한반도의 6배, 남한의 13배 크기다. MK들이 서로 만나 교제하기란 쉽지 않지만, 거룩한 하나님의 자녀가 모이면 거룩한 말과 행동을 하고 거룩한 생각과 비전을 나누고 함께 도전받고 기도하게 된다”고 전했다.
개인 심방도 잊지 않았다. 때론 꼬박 20시간 이상 버스를 타기도 하고, 아마존은 항공편을 이용하며, 정기 심방에는 2~3일 이상 운전을 해야 도착하는 곳도 있었다. 그는 “가정들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나눌 수 없는 자녀, 가정, 현지인과 관계 등 어려움을 들으며 함께 기도할 수 있록 인도한다. MK들과 언제든 서로 연락할 수 있고, 마음을 열어주고 관계를 세워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선교대회에서는 이외에도 X세대 선교사와 Z세대의 연합선교(김장생 선교사), 세대별 핵심질문의 변화와 선교동원(최욥 선교사), 커넥트 미션, 주어진 7년(조성규 선교사), 아둘람의 집 이야기(박보경 교수), 1.5세 사역의 필요성과 사역 전략(장규준 선교사), 문화선교를 노출하라(김성민 선교사), 글로벌 차세대 동원-아시아프리카 중심(전성진 선교사), 가거나 보내거나 와 있거나(주명재 선교사) 등의 논의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