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에 대한 사목적 지침서’ 발간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로마가톨릭 주교들이 최근 트랜스젠더로 식별된 어린이들의 의학적·사회적 성별 전환을 반대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주교들은 지난 4월 24일(이하 현지시각) ‘성별에 대한 사목적 지침’에 해당되는 문서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의료적 개입이 지원돼서는 안 된다”며 “사회적 전환은 어린이의 발달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어린이들은 이를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교들은 성별위화감을 겪고 있는 성인과 어린이에 대해 긍휼을 표하면서도, 이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바라는 인간 타락의 증상으로 제시했다. 그들은 “우리는 신체에 해를 끼치는 재건 또는 약물 기반의 의료 개입을 장려하거나 지지할 수 없다. 또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살아가도록 부르심을 받은 남성과 여성 각각의 진리와 소명을 존중하지 않는 생활 방식을 합법화하거나 옹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족이나 개인이 그리스도와의 여정에 동행하려고 할 때, 그들이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몸과 영혼, 인간성을 재발견하고 소중히 여기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라고 했다.
문서는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됐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인간은 육체적·영적 존재이며, 성별 재지정을 위한 개입을 추구하지 않음으로써 인간 안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을 존중하도록 부름을 받았음을 밝히고 있다.
해당 문서의 내용은 최근 바티칸이 발표한 지침을 반영하고 있다. 바티칸 신앙교리성은 지난 4월 22일 인간 존엄성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입장을 밝힌 ‘무한한 존엄성’(Dignitas Infinita)이라는 제목의 목회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지침서는 성소수자들이 존엄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을 신으로 만들고자 하는 낡은 유혹에 대한 양보에 해당하는 ‘개인적 자기 결정’의 사례로서 ‘젠더이론’을 비판했다.
또 그러한 세계관은 “인간의 생명은 육체적·정신적 모든 차원에서 하나님의 선물이다”, 즉 “이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선한 일에 봉사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거부한다고 덧붙였다.
웨스트민스터 대주교인 빈센트 니콜스 추기경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0쪽 분량의 목회 지침은 2년에 걸쳐 준비된 것으로, 바티칸 지침과 너무 흡사해 그 책의 공개는 계획되지 않았다”면서도 “두 문서는 절대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했다.
한편 영국 당국도 미성년자를 위한 트랜스젠더 개입의 유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 왔다.
영국 국민보건원(NHS)은 최근 발표한 ‘카스 리포트’(Cass Report)에서 ‘남성화/여성화 호르몬에 대한 정책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고, 미성년자에게 이성호르몬을 처방할 때 ‘극도로 주의할 것’을 권고했다.
지난 10년 동안 성별위화감을 치료하려는 청소년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검토된 해당 보고서는, 성별위화감을 가진 아동을 치료하기 위해 사춘기 차단제를 장기간 사용하는 방법을 조사한 연구의 질이 좋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개인이 18세가 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이 단계에서 호르몬을 공급하는 것에 대한 명확한 임상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보고서가 공개된 후 NHS는 젠더 클리닉에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들을 위한 첫 진료를 일시적으로 중지하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