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않고 오히려 피해자 가족 비난
파키스탄에서 기독교인 10대 소녀가 납치돼 강제 결혼을 당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그녀의 아버지가 정의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지난 2024년 4월 4일 사니아 아민(Sania Ameen·13)이 펀자브시 안조타르 시알코트의 외딴 마을에 위치한 집 근처에서 납치됐다. 그녀의 아버지 아민 마시(Ameen Masih)는 “딸이 가족을 위해 식료품을 사러 가던 도중 3명의 남성들에게 끌려갔다”고 했다.
그는 납치 당일 자신과 아내가 다른 소녀로부터 사니아의 실종에 대한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그들은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실종된 딸을 찾기 시작했고, 일부 목격자들은 사니아가 사이프 알리(Saif Ali)라는 무슬림 남성 및 그 동료들에게 납치됐다고 알려 줬다. 마시는 곧바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으나, 경찰은 이를 등록하지 않고 오히려 딸을 보호하지 못한 무책임한 아버지라며 그를 비난했다.
마시의 절박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현지 사법기관은 납치 혐의자에 대한 최초정보보고서(FIR)를 제출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성년자 신분이었던 사니아가 기꺼이 결혼하고 이슬람교로 개종했다며 납치를 정당화하고, 3일 만에 사건을 종결했다.
이에 대해 아민은 경찰서 직원에게 또 다른 서면 신청서를 제출하고, 알리와 다른 2명의 남성을 상대로 납치, 괴롭힘, 강제 개종, 나이 변경을 위한 문서 위조 등 다양한 범죄에 대한 고소장 등록을 공식 요청했다. 고소장에는 알리와 일부 남성들이 성폭행과 착취를 목적으로 사니아를 납치했다는 내용도 명시돼 있다. 그러나 경찰은 현재까지 마시를 대신해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마시는 “우리는 당국이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가해자를 체포 및 기소하고, 납치범이나 착취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이들이 우리와 같은 취약한 지역 공동체의 딸들을 끌고가는 것을 막는 선례를 세워줄 것을 촉구한다. 그에 대한 처벌은 대다수 공동체가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딸들이 눈앞에서 납치되고 강제 개종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무력한 부모의 고통을 공감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들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준비조차 되어 있지 않은 소녀들이다. 그들은 순진하고 미성년자”라고 했다.
또 “파키스탄에서 기독교인들이 직면한 종교적 편견과 가해자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고려하더라도, 이번 미성년자의 결혼은 의심할 여지없이 범죄이며 파키스탄 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땅의 동등한 시민으로서 우리는 정부 당국에 우리 딸을 구출하는 데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 그녀는 법 집행 기관의 감시 도중 우리가 보는 앞에서 납치범들에 의해 강제로 구금되고 신체적 학대를 당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