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691, 반대 51로 금지 조항 삭제… “반대해도 불이익은 없어”
미국 연합감리회(UMC) 총회가 동성애자 목사 안수 금지 조항을 폐지했다.
UM뉴스(UM news)에 따르면, 1일(이하 현지시각)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진행 중인 UMC 총회에서 대의원들은 토론 없는 최종 투표에서 찬성 691, 반대 51로 교단 장정에서 “스스로 동성애자라고 밝힌 목회자에게 안수를 금지하는” 조항을 삭제했다.
총회 대의원들은 이날 오전 총회에서 여러 청원안을 일괄적으로 통과시킬 수 있는 우선 처리 안건으로 상정된 22건의 청원안과 더불어 이를 통과시켰다.
이날 상정된 우선 처리 안건에는 감독이 동성결혼식을 주례하거나 또는 주례하지 않는다고 해서 목회자나 개별 교회에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안건도 포함됐다. 또 총감독회가 에큐메니칼 모임에 참석할 교단의 대표자를 지명할 때 성별, 인종, 민족, 나이, 장애인, 성적 지향, 경제적 여건 등을 포괄적으로 고려하도록 권고하는 청원안도 통과됐다.
투표 직후 총회 장소에서 대의원들과 참석자들의 박수 소리가 울려 퍼진 가운데, 은퇴한 주교인 호프 모건 워드(Hope Morgan Ward) 감독이 대표로 기도했다. 그는 오랫동안 동성애자 목사 안수 금지 조항의 폐지를 주장해 왔다.
워드 감독은 “당신은 매일 위대하신 하나님이시며, 주님은 매일 세상에서 선을 이루기 위해 일하고 계십니다. 우리 안에 주님을 섬기고 이웃과 모든 피조물과 평화롭게 살고자 하는 열망을 일으켜 주시고, 이날을 주님을 섬기는 데 바치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UM뉴스는 “잠시 동안 이어진 휴식 시간에 200~300여 명의 대의원과 참관인들은 원을 만들고 손뼉을 치며 ‘하나님의 자녀’, ‘원을 넓게 그려라’ 등의 찬송가를 불렀다. 수십 년간 UMC를 포용하는 교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 온 대의원들은 서로 포옹하고, 일부는 울음을 터뜨렸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UMC 한인총회 총회장이자 LA한인교회의 담임인 이창민 목사는 UM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통적 입장을 지향하는 대부분의 한인교회 입장에서는 오늘 의결된 사항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며 “다만, 그와 동시에 ‘개체 교회들의 신앙 전통에 맞는 목회자 파송’과 ‘동성결혼 주례 및 장소 제공 여부’에 관한 전적인 권한이 개체 교회와 담임 목회자에게 있을 뿐 아니라, (동성애자 목사 안수와 동성결혼식 주례 등을 반대하는) 목회자나 개체 교회에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의결이 함께 이뤄진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결정으로 인해 한인교회 내 일부 혼란과 어려움이 예상되나, ‘만유보다 크신’(엡 4:6)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더욱 확장된 선교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며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