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하나님의 사랑 가득 넘치는 생동감 있는 편지

|  

[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예수님은 누구신가?

그리스도는 질문이다
웨인 A. 믹스 | 김경민 역 | 비아 | 248쪽 | 16,800원

재빨리 답을 찾으려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명확한 방법을 통해 명징한 정답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오랜 연구를 통해 얻게 되는 것은 ‘답’보다는 ‘질문’입니다. 우리 신앙이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신학의 언어도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 얼마든지 변화되며 통합되고 재해석됩니다.​

신앙과 신학의 언어를 이야기와 은유로 받아들인다면 우리 삶을 더욱 폭넓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고통과 고난의 순간, 진심이 담기지 않은 상투적인 말 한마디는 깊은 상처를 줍니다. ‘하나님의 뜻’은 단정지을 수 없고, 그것은 고통의 당사자가 오랜 시간 해석의 과정을 거치며 고백하는 탄식 어린 찬송과 같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성경 텍스트를 교리 모음집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문자적 해석으로 타인을 비난하고 정죄하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종교적 행위를 통해 자신의 의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자신을 과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성경 텍스트는 고정불변의 실체라기보다 우리가 끊임없이 대화하며 적실하게 적용하고 해석해야 할 살아있는 말씀입니다. 죽어있는 문자가 아니라 생동감 있게 지금도 역사하는 실체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성경의 이야기에 함께 동참하여, 질문하고 대답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합니다.​

초기 그리스도교 사회사 연구로 한 획을 그은 『1세기 기독교와 도시문화』의 저자 웨인 A. 믹스(Wayne A. Meeks). 그는 이 책 『그리스도는 질문이다』를 통해, 예수의 정체성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심도 있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역사적 교리들이 그 적실성을 잃어간다고 주장합니다. 즉 신경의 언어라는 것은 그 시대 상황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현 상황에 적합한 언어로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경은 다른 세계에서의 질문에 대한 답이기에, 우리는 현재의 배경에서 새로운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많은 신약학자들은 근대 역사학의 발전을 통해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것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역사적 예수 연구’는 지금도 여전히 다른 방식으로 우리에게 가까이 있습니다. 성경을 좀 더 과학적이고 역사적으로 보아야 하며, 그 가운데 주어지는 새로운 증거들은 큰 힘이 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웨인 믹스는 이 책을 통해 ‘서사로서 성경을 읽어야 함’과 동시에 ‘상호 교류 모형’을 제안합니다. 자신의 내밀한 심리나 상태는 자신도 명확하게 모를 뿐더러, 누구도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카라바조의 ‘카라바조 엠마오에서의 저녁식사(1601)’. 살인을 저지르고 로마를 탈출한 후 그린 그림이다. 자세히 보면 예수의 빵은 두 쪽으로 쪼갠 후 다시 합쳐진 상태인 반면, 제자들의 빵은 그대로다. 이는 최후의 만찬을 재현한 것이며, 오늘날 가톨릭 미사 중 성체성사를 연상시킨다. 검은 대기 명암법이 더욱 섬세해졌다. 인물과 인물 사이, 실내 전체에 마치 검은 안개가 낀 것처럼 명암이 부드럽게 퍼져 있고, 모든 시선은 그리스도에게 집중돼 있다. 런던 내셔널갤러리 소장. ⓒ한길사
▲카라바조의 ‘카라바조 엠마오에서의 저녁식사(1601)’. 살인을 저지르고 로마를 탈출한 후 그린 그림이다. 자세히 보면 예수의 빵은 두 쪽으로 쪼갠 후 다시 합쳐진 상태인 반면, 제자들의 빵은 그대로다. 이는 최후의 만찬을 재현한 것이며, 오늘날 가톨릭 미사 중 성체성사를 연상시킨다. 검은 대기 명암법이 더욱 섬세해졌다. 인물과 인물 사이, 실내 전체에 마치 검은 안개가 낀 것처럼 명암이 부드럽게 퍼져 있고, 모든 시선은 그리스도에게 집중돼 있다. 런던 내셔널갤러리 소장. ⓒ한길사

믹스는 예수도 인간과 동일하게 상호 작용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소명을 가졌는지를 파악했다고 말합니다. 이는 복음서에 등장하는 수많은 질문을 통해 유추할 수 있습니다. 답은 정해져 있지 않고, 계속 만들어져 갑니다. 복음서 저자들은 독자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예수의 정체성은 점차적으로 형성되는 과정입니다. 다른 인간들이 사회적 소통과 상호 작용으로 자신을 발견하듯, 예수도 철저하게 사회적이었음을 저자는 강조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우리를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우리가 들려주는 이야기도 우리를 형성합니다.​

사도 바울 또한 예수를 새롭게 재해석합니다. 그는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복음의 기본적이며 핵심적인 메시지로 상정합니다. 또한 이 메시지는 보다 풍부하게 은유적으로 해석됩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인들이 따라야 할 삶의 모범이자 표본으로 제시합니다.​

이런 점에서 믹스는 성경이 고정 불변의 텍스트라기보다 은유가 가득한 모호한 책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모호함에 우리의 마음을 열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는 그런 점에서 성경은 ‘하나님의 편지’라 강조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가득 넘치는 편지입니다.

모중현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GN 인도네시아 선교 다큐멘터리

CGN 인도네시아 선교 다큐멘터리 공개

선교 미디어 CGN 인도네시아 지사에서 제작한 선교 다큐멘터리 이 기독 OTT 퐁당과 CGN 유튜브에 공개됐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87%가 이슬람교인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지만, 크리스천이 …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미래목회포럼

“신앙의 뿌리 고향 교회… 설에 방문하면 은혜 더 많을 것”

하나님 사랑 흘려 보내는 귀한 일 어머니 같은 교회들 품고 협력을 미래 목회 위한 새로운 장 열릴 것 연대 차원에서 의지 갖고 방문을 정서적 거리 멀어져… 동행해야 운동성 살아나, 도시 교회도 건강 미래목회포럼(대표 황덕영 목사, 이사장 이상대 목사)에…

카터 장례식

김장환 목사, 카터 전 美 대통령 장례식 한국 대표 참석

신실한 신앙인이었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Jimmy Carter)의 장례식이 9일 오전(현지시간) 엄수된 가운데,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가 대한민국 대표 자격으로 장례식에 참석했다. 미국 제39대 대통령이자 최장수 대통령이었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12…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

“기도로 세워진 대한민국, 다시 기도로 일어나자”

대한민국이 헌정질서 붕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이를 기도와 행동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가 오는 11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대로에서 시작된다. 이 기도회는 이후 매주 토요일 여의도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

성시화

“집시법 일부 개정안, 동성애 반대 주장 형사처벌 우려”

개정안, 반복적 혐오표현 금지 성별·종교·장애 등 특정 대상 윤건영 의원 등 23명 발의해 문 전 대통령 사저 시위 때문? 특정인 위해 법률 제정 옳은가 목회자들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전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을 …

유스원크라이

유스원크라이 “기독 청년들, 정체성 분명하면 ‘현타’ 없어”

1월 19일 연무대 군인교회 집회 개그맨 이정규 사회, 뮤지컬 등 영적 회복과 재무장, 부흥 목적 말씀과 삶 가운데 간극 없도록 일상에서 복음 살아내는 훈련 풀어짐, 신실하신 하나님 신뢰 4년째를 맞이한 ‘나라와 민족을 위한 청년들의 기도’ 유스원크라이(…

신년 하례회

“절대 권력은 절대 타락… 삼권분립으로 민주주의 세워야”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권순웅 목사, 상임회장 이선 목사)가 10일 오전 11시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서 2025년 신년하례회를 드리고,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 교회가 먼저 회개하고 하나 될 것을 촉구하며 샬롬의 축복이 넘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했다. 특히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