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호 박사의 ‘이중창’ 53] 반려동물과 인식표의 중요성
반려동물 잃어버렸다 찾아보니
인식표 부착 중요성 깨닫게 돼
신앙인, ‘신앙의 인식표’ 부착을
언제나 하나님께로 돌아오도록
시쳇말로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개고생’이라는 표현에서 ‘개’는 실제 동물 개가 고생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매우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겪는다는 의미의 접두어로 사용된다.
한국어 ‘개’는 강조의 의미로 때때로 사용돼, 주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어떤 것을 더욱 강하게 표현하고자 할 때 구어체로 널리 사용된다. 예를 들어 ‘개춥다, 개이득’과 같이 사용되면, 이는 ‘매우 춥다, 매우 큰 이득’이라는 의미로 해당 단어의 감정이나 상태를 훨씬 강하게 표현하는 말이다.
최근 기르던 반려견이 집을 뛰쳐나간 사건이 발생했다. 순간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떠올랐고, 10여 년을 키워온 반려견을 잃어버렸으니 개를 키우는 사람들은 그 심정을 어느 정도 이해하리라 생각하며 이 글을 쓴다.
그날 이후 집을 나간 반려견이 언제든 돌아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고 기다리며, 동네에서 개 짖는 소리만 들려도 ‘우리 개인가’ 하며 나가보기를 수십 번 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날부터 한 열흘 동안 동네 곳곳을 얼마나 찾아다녔는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다행히 열흘 만에 반려견을 찾았지만, 알고 보니 그가 집을 나간 직후 주민 신고로 소방구조센터에 포획돼 ‘한국동물보호협회’로 이관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으니 그야말로 개고생을 한 셈이다.
결정적으로 ‘당근’이라는 플랫폼에 글을 올린 후, 여러 사람이 비슷한 개를 보았다며 온라인에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소방센터에서 잡아간 개라는 정보와 동물보호소에서 본 사진까지 공유됐다. 이 경험을 통해 온라인 정보 공유의 힘을 새삼 느끼며,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을 밝히고자 한다.
첫째, 반려견을 키우려면 최근 시행된 동물보호법에 따라 내외장 칩이나 인식표 착용이 의무화되었음에도 인식표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은 결정적 실수였다. 이는 과태료 처분 대상일 뿐 아니라, 일단 개를 잃어버린 후에는 쉽게 찾기 어려움을 의미한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일정 공고 기간이 지나면, 안락사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둘째로 반려견을 잃어버렸다면, 당근과 같은 플랫폼에 반려견의 특성과 사진을 신속하게 올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경찰이나 119구조센터에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 사람들은 유기견을 발견하면 경찰이나 소방서 등에 신고하는데, 이는 중대형 견이 사람을 해칠 수 있거나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경찰이나 119구조센터에서 유기견을 먼저 구조한 후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https://www.karma.or.kr)로 이관하는 시스템에 대해 뒤늦게 알게 됐다.
경기도 양주에 있는 협회 홈페이지를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것도 추천한다. 이 방법을 통해 반려견을 빠르고 수월하게 찾을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온 동네에 광고물을 붙이는 것은 일시적 방편일 뿐, 장기적으로는 불법 부착물로 신고될 위험마저 있다.
10여 년 동안 함께 키운 반려견을 등록하지 않았다가, 찾는 것이 불가능할 뻔했다. 잃어버린 반려견이 누구에게 잡혀갔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일정 공고 기간이 지나면 안락사 대상이 되었을 텐데, 다행히 그 기간을 3일 앞두고 찾을 수 있었다.
억지 주장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최근 통계에 따르면 교회를 다니지 않거나 무교회주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교적을 올려두고 출석 여부조차 구별되지 않는다면, 어떤 기회에 전 교회적으로 대대적 전수조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등록된 유령 교인 수를 합치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보다 많다는 우스갯소리는 안타까운 현실이기도 하다.
대형교회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주일예배 참석만으로 신앙생활을 하고자 하는 성도들이 간섭이나 권유 없이 ‘투명 신자’에 익명성을 유지하며 신앙생활이라는 편리함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교적만 올리고 실제로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미 제2, 제3의 신천지와 같은 보호소에 있을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을 인식하고, 무등록자를 등록시키고 전수조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교회주의의 위험성은 항상 존재하며 언제 어디서나 영적 위기에 처할 수 있기에, 특별한 영적 점검을 하는 5월이 되었으면 한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의 잃어버림과 찾음은 우리 신앙생활에도 적용할 수 있는 깊은 교훈이다. 반려동물에게 인식표를 부착하는 것은 그들이 길을 잃었을 때 집으로 돌아올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것인데, 이는 우리의 신앙에도 해당한다. 우리 각자는 자신의 신앙에 ‘인식표’를 부착하고 기독교의 정체성, 소속된 교회의 소속감, 그리고 따르는 교리를 명확히 하는 것을 의미한다.
때로 우리는 유혹이나 세상의 소란 속에서 길을 잃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신앙적 인식표’는 올바른 길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고, 우리가 속한 공동체와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결론적으로 반려동물뿐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도 신앙의 인식표를 부여함으로써, 언제나 하나님의 길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우리가 잠시 길을 잃었을 때도 소속된 공동체와 연결돼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최원호 목사
최원호 목사는 심리학 박사로 서울 한영신대와 고려대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했습니다. <열등감을 도구로 쓰신 예수>, <열등감, 예수를 만나다>, <나는 열등한 나를 사랑한다> 등 베스트셀러 저자로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서울 중랑구 은혜제일교회에서 사역하며 웨이크사이버신학원 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원호 박사의 이중창’ 칼럼은 신앙과 심리학의 결합된 통찰력을 통해 사회, 심리, 그리고 신앙의 복잡한 문제의 해결을 추구합니다. 새로운 통찰력과 지혜로 독자 여러분들의 삶과 신앙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