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구위기 컨트롤타워 돼야
윤석열 대통령은 5월 9일 취임 2주년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기존의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부총리급 부처인 저출생위기대응부로 격상해 인구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는 내용으로 국회에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 17년간 332조원을 저출산 예산으로 투입했지만,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명 이하로 전 세계 최하위다. 저출생 예산이 이미 출산을 결정했거나 출산한 가정에 집중됐기 때문으로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이는 컨트롤타워 없이 각 부처와 지자체가 산발적·단기적 대책에 매몰됐기 때문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월 18일 총선 공약 1호로 저출산정책을 발표하면서, 컨트롤타워로 국민의힘은 ‘인구부’를, 민주당은 ‘인구위기대응부’를 설립하겠다고 했다.
이러한 인구정책 컨트롤타워는 중요하다. 젊은 부부들이 출산을 결정하는 것은, 자녀들이 사회에 진출하기까지 20년 이상 자녀들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어야 하고, 자신들보다 더 안정된 사회에서 살 수 있겠다는 보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초저출생 정책 핵심은 태어나지 않은 자녀들에게 안정된 주택·육아·교육·일자리 등 총체적인 보장을 통해 출산을 장려하는 것이다.
실제로 2022년 ‘합계출산율 1.26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일본의 경우 ‘아동가정청’이라는 전담 부처를 신설해 저출생 정책을 일원화했다.
유럽연합(EU) 내 합계출산율 1위인 프랑스는 노동보건연대부를 중심으로 장단기 인구정책 계획을 수립·실행하고 있으며, 저출생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스웨덴은 보건사회부를 중심으로 사회복지, 보건, 사회서비스, 노인·사회안전 담당 장관이 각각 해당 분야를 총괄·감독하며, 보건복지청, 사회보험청, 연금청 등 부문별 산하 책임 기관이 세부 정책 집행을 맡고 있다.
이 같이 초저출생 인구정책 계획 수립과 강력한 추진을 위한 컨트롤타워로서의 저출생위기대응부가 그 역할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우리나라 인구 문제의 특성을 바탕으로, 기존 체계의 한계가 무엇인지 전면적으로 검토부터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초저출생 문제 위기 대응을 위해 저출산 요인이 보건·복지, 교육, 고용, 지역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 인구 전담부처만의 역할과 권한을 정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인구위기 국가소멸 골든타임이 3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초저출생위기대응부의 인식과 사명이 잘 준비되기를 기대한다.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장헌일 박사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장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 정책위원장
국회조찬기도회 지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