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하나님의 영원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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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교회는 음악을 어떻게 활용해 왔나

신을 위한 음악
요한 헨리히 클라우센 | 홍은정 역 | 좋은씨앗 | 440쪽 | 24,000원

‘목사는 예배인도자’라는 말이 있다. 악기를 연주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노래를 잘 불러야 한다는 말도 아니다. 찬양대나 연주팀을 인도할 줄 모르고 심지어 악보를 볼 줄 몰라도, 이 말은 의미가 있다.

목사는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예배 근간에 있는 교리를 가르치고 올바른 신학 위에 음악적·예전적 실천을 행할 수 있도록 이끌어가야 할 책임이 있다.

신학의 분야 중 ‘역사신학’이 있다. 기독교 교리가 역사적으로 어떤 논쟁을 거쳐 최종적으로 정립됐는지 연구하는 분야다. 교회에 있어 정말 중요한 사역 중 하나가 음악을 통해 이뤄지고, 예배인도자로서 목사는 음악의 ‘역사신학’을 알아야 한다.

단지 현대 회중이 원하는 음악적 성향과 기호에 맞춰 예배를 구성할 수는 없다. 오래된 과거부터 지금까지 교회 음악이 어떤 논쟁을 거쳐 어떻게 정립되고 있는지 아는 것은 오늘날 하나님을 위한 음악, 음악으로 드리는 예배를 빚는 데 필수적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 적실성과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이 적은 것이 현실이다.

<신을 위한 음악>은 출판사의 광고를 통해 처음으로 흥미로운 제목을 발견하고 굉장한 매력을 느낀 책이다. ‘교회 음악의 역사, 고대 이스라엘에서 현대 가스펠까지’라는 부제를 통해, 교회 음악의 역사를 살펴보며 많은 교훈과 유익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졌다.

독일에서 태어나 튀빙겐, 런던 등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기독교 역사 속에서 음악, 미술 등 문화가 어떻게 활용됐는지 연구하고, 이를 쉽고 흥미롭게 글로 써내는 재주가 있는 요한 힌리히 클라우센 역시 이 책을 통하여 처음 접하게 됐다.

SNS에서 이 책을 홍보하면서 “고대 이스라엘의 수금은 매춘부, 마법사의 악기였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이 책이 전달하는 새로운 사실들 중 하나로 소개하는 바람에, 색안경을 끼고 책을 열어본 것이 사실이다(‘그러면 다윗은 다른 악기들은 놔두고 굳이 매춘부의 악기를 가지고 하나님을 예배했다는 말인가?’라는 비판과 함께).

하지만 우려할 필요는 없다. 수금이 그만큼 대중적인 악기로 널리 쓰였다는 말이지, 다른 뜻은 없다.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던 성 토마스 교회 성가대석에 있는 바흐의 묘소. ⓒ크투 DB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던 성 토마스 교회 성가대석에 있는 바흐의 묘소. ⓒ크투 DB

이 책은 고대 이스라엘 음악에 관해 우리가 알 수 없는 부분과 알 수 있는 부분을 명확히 설명한다. 시편의 노랫말과 초기 기독교 노래 가사가 우리에게 남겨진 유일하지만 가장 확실한 음악적 자원이다.

저자는 고대 이스라엘 음악보다는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중세 시대 그레고리 성가를 설명하며 음악적 기교나 화려함을 최대한 배제하고 가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방식이 당시 음악의 특징이었다고 말한다(음악은 가사의 시녀).

교회가 중앙집권적 구조를 가지면서 교회 음악은 성직자만 인도할 수 있고, 심지어 그들만 부를 수 있는 것이 되었다. 회중은 다만 이를 감상하고 ‘아멘’으로 화답할 뿐이었다.

하지만 종교개혁은 교회 음악도 개혁시켰고, 성직자 중심의 노래가 아니라 회중 중심의 노래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저자는 가톨릭 종교개혁과 그로 인한 교회 음악의 변화를 설명하고, 이어서 흥미롭게도 오르간의 기원과 교회 음악에서의 역할을 이야기한다.

그 이후 독자에게 아주 익숙한 바흐, 헨델, 모차르트, 멘델스존을 차례로 다루는데, 모두 유사한 클래식 음악의 거장으로 여겨졌던 인물이 교회 음악과 관련하여 무엇이 다르고 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게 되어 유익했다. 또 그들의 신앙이 진실했는지 생각해 볼 만한 자료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일부러 <신을 위한 음악>이 다루는 시대, 다루는 음악 장르나 곡, 음악가의 교회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었다. 저자가 음악적 특징을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듣고 싶은 욕구가 솟아났다.

특히 가스펠 음악가로 유명한 머핼리아 잭슨의 노래, <귀하신 주님, 내 손 잡아주소서>, 필레스트리나의 <교황 마르첼로의 미사> 등이 음악적으로 감동을 이끌어냈다.

저자 클라우센은 신학적으로 예배 음악을 날카롭게 평가하지는 않는다. 개혁주의 신학에 맞는 주제와 가사였는지 엄격하게 따지지 않는다는 말이다(물론 유의미한 질문을 던지기는 한다).

오히려 저자는 교회가 신을 예배하기 위해 어떻게 음악이라는 도구를 활용했는지에 관심이 있다. 그리고 이에 관하여 독자는 충분히 유익하고 흥미로운 지식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성경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첫 사람 아담의 입에서 노래가 흘러나오는 장면으로 시작해서 하나님의 백성이 모두 함께 모여 부르는 찬양으로 끝을 맺는다. 그래서 음악은 교회가 하나님을 예배할 때 사용하도록 주신 하나님의 영원한 선물과 같다.

그 음악을 하나님의 사람들이 어떻게 활용해 왔는지 이 책을 통해 살펴보고, 오늘날 하나님의 백성이 어떻게 그 음악으로 하나님을 예배할지 고민하게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음악은 모든 사람의 전유물로 여겨지고 있지만, 교회가 하나님을 위하여 사용할 때 가장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원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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