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국민당, 총선서 과반 턱걸이… “민족주의 약화”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모디 총리, 3연임 성공했지만 ‘400석’ 목표 크게 미달

▲인도 지도. ⓒmapswire

▲인도 지도. ⓒmapswire

인도 총선에서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의 인도국민당(BJP)이 주도하는 국민민주연합(NDA)이 승리해 모디 총리가 3번째 연임을 하게 됐다.

인도 현지언론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지난 4월 19일부터 6월 1일(이하 현지시각)까지 7단계에 걸쳐 진행된 하원 543석 선거에서 BJP가 이끄는 여당 국민민주연합(NDA)이 인도국민회의(INC)가 주도한 인도국민발전통합연합(INDIA)과 대결해 과반인 293석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는 애초 목표에는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인도에서 정당이나 연합이 정부를 구성하려면 272석의 과반수를 확보해야 하는데, 모디 총리는 NDA가 최소 400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선거 연합을 구성한 정당의 획득 의석을 더해야 겨우 과반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선거 결과는 지난 2018년 NDA가 353석, BJP가 303석, 인도국민회의가 52석을 차지했던 총선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이러한 현상은 모디 총리와 힌두 민족주의의 매력이 줄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힌두 민족주의 이데올로기는 기독교인과 다른 소수자들에 대한 극심한 박해로 이어졌다. 델리에 본부를 둔 연합기독포럼(United Christian Forum) 마이클 윌리엄스(Michael Williams) 회장은 CP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인도가 더욱 민주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BJP의 거점이자 기독교 박해의 중심지로 알려진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는 NDA가 80석 중 40석만을 확보했다. 이는 2019년 선거에서 얻은 63석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치다.

윌리엄스 박사는 “우타르프라데시 주민들은 BJP에 그들이 권한을 심각하게 남용했으며 이는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2024년 선거는 출구조사 예상에 훨씬 더 가까워졌고, 야권연합인 INDIA는 예상보다 훨씬 더 나은 성과를 거뒀다.

기독교 활동가이자 작가인 존 다얄 박사는 CP와의 인터뷰에서 “2024년 총선이 하원 543석 중 400석 이상을 차지하려던 모디 총리의 오만한 캠페인에 효과적인 제동을 걸면서, 남아시아의 안보·인권·경제에 집단적 안도의 한숨이 흐르고 있다”며 “모디 총리가 3년 연임할 것을 기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정치적 위상은 이전 임기에 비해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CP는 “BJP가 집권한 최근 10년 동안 인도에서는 다수의 힌두교 공동체와 소수의 기독교인 및 무슬림 간 긴장이 증가하면서 사회 분열이 심화됐다”고 했다.

연합기독포럼에 따르면,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 사건은 증가하고 있으며, 2021년은 가장 폭력적인 해로 기록됐다. 이러한 불안한 추세는 2022년과 2023년에도 계속됐으며, 매년 600건 이상의 공격이 기록됐다.

기독교인은 인도 인구의 2.3%에 불과하며, 힌두교도는 약 80%를 차지한다.

다얄 박사는 “부활한 인도국민회의가 후진 계층과 달리트를 대표하는 인도 남부, 서부, 북부 지역 정당들과 막판 연정인 INDIA를 결성했다”면서 “이 동맹은 예상보다 훨씬 더 나은 성과를 거뒀으며, 모디 총리의 힌두 민족주의 어젠다가 매력이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 줬다”고 했다.

윌리엄스 박사는 “인도 유권자들은 ‘종교적 분열과 증오가 용납되지 않을 것이며, 다양성으로 통합된 인도의 헌법적 비전이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종교적 조화의 시대를 열어야 하며, 기독교인 시민과 기관 모두 보복과 박해에 대한 두려움 없이 국가 건설을 계속할 수 있는 기회를 기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얄 박사는 BJP가 여전히 일부 인도 주에 대해 상당한 통제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인도에서 가장 큰 주인 우타르프라데시 기독교인과 무슬림들은 BJP 통치 하에서 최대의 박해를 겪었지만, 당의 세력이 줄어든다고 해서 소수종교와 취약계층에 즉각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며 “BJP는 인도 중부의 주요 주인 마디아프라데시(Madhya Pradesh), 오리사(Orissa), 차티스가르(Chhattisgarh) 등 꽤 많은 수의 기독교인이 살고 있는 곳과 구자라트(Gujarat)와 비하르(Bihar) 등 상당한 무슬림들이 살고 있는 곳을 절대적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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