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본철 칼럼] 성령께서 주시는 충만한 확신

기자  7twins@naver.com   |  

배본철 교수의 성령론 186

▲배본철 성령의삶 코스 대표(성결대학교 명예교수).
▲배본철 성령의삶 코스 대표(성결대학교 명예교수).

청교도들은 참으로 중생한 자들에게는 어떤 확신이 주어진다고 믿었다. 그들은 참된 구원의 확신에 있어서 가장 단순한 열쇠는 ‘그리스도를 영접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여기에 감정적인 체험의 필요보다는 더욱 성경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되었다.

죄로부터 은혜로 나아갈 때 사람은 자기 스스로가 이를 알 수 있는 것이고, 남들도 외부적으로 나타나는 증거들을 통해서 이를 알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우선 자기가 은혜 가운데 있는지 자신의 체험을 통해서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고, 외부적으로는 이에 따른 도덕적 삶을 열매 맺게 되어야 한다.

이처럼 청교도들은 이성에서 오는 확신과 믿음에서 오는 확신 사이를 구분했다. 그들은 이성적인 확신이 성경을 단지 역사적인 태도로 대하고 자신에게는 적용하지 않는 ‘역사적 신념’이라고 표현하면서, 이 같은 신념을 통해서는 자신을 구원에 이르게 할 수 없으며, 이는 타종교에서와 마찬가지로 오직 자기중심의 발로일 뿐이라고 했다. 그리고 자연적 이성은 그 자체가 부패해 있기 때문에, 은혜가 주는 것처럼 그렇게 높은 단계에 인간을 이르게끔 할 수 없다. 믿음은 이성을 초월한 많은 것을 수용할 수 있게 해주며, 은혜는 불가능한 것을 믿을 수 있게끔 해준다.

성령께서 주시는 영광스러운 증거보다 마음속에 거룩한 사랑과 영적 성숙의 길로 인도하게끔 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확신은 영적 교만과 나태함을 조장하기는커녕 사실상 가장 강력하게 범죄를 금하게끔 하는 동기가 된다. 왜냐하면 이 확신을 소유한 자는 죄를 범함으로 하나님께서 확신을 거두어 가실 것이라는 위험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일은 그가 진심으로 피하기 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범죄로부터 피할 수 있게 하는 동기, 이것이 확신의 가장 중요한 열매인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성령의 양심을 통한 간접적인 증거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증거를 알게 되기까지 확신의 온전한 풍성함을 향유하지 못한다. 따라서 확신이 없는 사람은 스스로를 일깨워 하나님께서 주시는 확신을 구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에드워즈(Jonathan Edwards)의 회심론의 근거는 청교도들의 이중 확신의 교리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다. 구원에 대한 청교도들의 이중 확신에 대해 굿윈(Thomas Goodwin)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첫 번째 방법은 대화식이다. 사람은 연기가 있기 때문에 불이 있다고 추단하는 것처럼, 중생의 표적들이 있기에 하나님께서 자신을 사랑한다고 추단한다. 다른 한 가지 방식은 직관식이다. 이것은 우리가 전체가 부분보다 더 크다고 아는 것과 같은 지식이다. 사람의 영혼에 임하여 그 영혼을 압도하고 그에게 하나님께서 그의 하나님이시고 그가 하나남의 소유이며 하나님께서 영원부터 그를 사랑하셨다고 확신을 주는 빛이 있다.” (Thomas Goodwin, The Works of Thomas Goodwin, I:233) 이 초자연적 확신이 나타날 때 그리스도인의 삶 전체가 변화된다. 이런 의미에서의 이 확신은 진정한 새로운 회심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종종 개혁주의신학과는 대치된 각도에서 조명을 받아 온 John Wesley의 올더스게이트 체험(Aldersgate Experience)에 대한 심리적 이해의 배경도 역시 직접적으로 청교도들의 충만한 확신의 교리로부터 이어진 것임을 확증할 수 있다.

그러나 청교도들은 이 충만한 확신이 믿음에 본질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보았다. “사실상 이 종류의 확신은 믿음이 최소한의 구원의 실행 범위를 훨씬 넘어 최고의 발전에 이르렀을 때에만 정상적으로 나타나는 믿음의 한 국면이다.” 확신이 생겨나면 영적 이해력이 자극받아 그로 인해 영혼의 눈이 강해져서 진리를 더 자세하게 파악하게 되고, 이로 인하여 모든 진리를 더 명확하게 알게 된다. 그리스도인이 확신을 갖기 전에도 거룩하였으나 확신은 그를 더욱 거룩하게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웨슬리(John Wesley)의 올더스게이트 체험(Aldersgate Experience)에 대한 심리적 이해의 배경은 직접적으로 청교도들의 충만한 확신의 교리로부터 이어진 것임을 확증할 수 있다. 웨슬리의 이 체험은 루터의 로마서 주석 서문을 통하여 주어졌고, 이보다 3일 전에 그의 동생 찰스(Charles Wesley)가 회심하게 될 때에는 역시 루터가 쓴 갈라디아서 주석을 통해 됐는데, 이 갈라디아서 주석이 버니언(John Bunyan)의 회심의 도구이기도 했다.

배본철 성령의삶 코스 대표(성결대학교 명예교수)
유튜브 www.youtube.com/user/bonjourbay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비판 왕따 아이 눈물 울음 비난 손가락 손가락질

성찰, 남 비판 앞서 자신 돌아보고 살피는 것

비판 싫어하면서, 비판 즐겨해 거듭난 성도들, 비판 못 버리나 사탄의 열매, 암의 뿌리 될 뿐 당사자 없을 땐 이야기 말아야 4. 비판의 후유증 생각 없이 그저 재미 삼아 비판을 즐기는…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한기총 정서영-미즈시마 대사 환담

정서영 한기총 대표회장, 미즈시마 日 대사 만나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로”

부모 권고로 유년 시절 천주교 종립학교 다녀 이스라엘 대사 거치며 성경에 대해 많이 생각 해결할 문제 있지만 경제·안보 등 윈윈 가능 한·일 공통 과제 협력 위해 한기총 역할 부탁 정 대표회장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중요해 자유민주주의 양국, 이해하며 …

임신 중절 수술 홍보

“‘36주 낙태 브이로그’에 ‘낙태 잘하는 곳 광고’까지…”

형법의 낙태죄 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 낙태법 입법 공백이 4년 이상 지속되는 상황에서, 생명윤리·학부모·프로라이프 단체들이 일제히 조속한 관련 입법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6월 ‘36주차 임신 중단(낙태)’ 브이로그가 국민…

다큐 인사이트

KBS <다큐 인사이트>, 동성애 일방적 미화·권장 방송

‘아빠만 2명’인 女 4세 쌍둥이 등장시켜 ‘특별한 가족’ 주장 엄마 없는데 ‘조금’만 다르다? 10.27 연합예배 이후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대법원의 동성 파트너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 등에 대한 문제점이 사회적으로 조명되고 있지만, 각종 미디어에서…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유신진화론, 하나님 직접 창조 부인… 과학의 성경 지배”

유신진화론 개념 7가지와 비판 1. 초자연적 개입 제한, 간접 창조 → 하나님 무로부터의 창조 확고 2. 방향성 있는, 우연/인도된 진화 →설명 불가능 문제 해결 딜레마 3. 진화론 이어 그릇된 자연신학 →기독교의 하나님과 다른 신 돼 4. 특별계시 제한하는 창조…

열혈사제 2

<열혈사제 2>: 교회 이미지 희화화와 자정능력 상실

천주교 신부들이 주인공인 SBS 드라마 가 시작됐습니다. 김남길(김해일) 신부와 박경선(이하늬)를 비롯해 김성균(구대영), 백지원(김인경) 등 1편 출연진들 외에 성준(김홍식), 서현우(남두헌), 김형서(구자영), 김원해(고독성), 고규필(오요한), 안창환(쏭삭), 한성규(…

김기창 예수의 생애

전쟁 당한 국민들에 위로와 희망 준 김기창 화백

성경 테마 역사적 회화 완성 조선 풍속화 양식 예수 생애 제한된 색조, 엄숙함 증폭해 ‘집단적 기억의 형태’로 계승 사회봉사, 더 깊은 예술세계 예술 탁월성 의미 있게 사용 김기창(1914-2001)은 6.25 전쟁이 발발하자 아내 박래현의 처가집이 있는 군산 인근의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