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실되고 간절한 회개가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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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대한성결교회가 최근 ‘회개와 상생을 위한 예배’를 드리고, 제118년차 회기를 ‘회개’로써 시작했다. 이는 류승동 총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그는 취임사에서 “제118년차 총회를 ‘회개’로 시작하고자 한다”며 “우리 욕심과 자만과 어리석음으로 교단이 분열되고 분쟁이 끊이지 않았음을 고백하고, 내가 먼저 돌이키기를, 서로를 손가락질하던 그 손을 모아 잡고 함께 기도하기를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예배에는 118년차 총회 임원들을 비롯해 총회 실행위원, 항존위원과 의회부서 소위원, 운영위원, 파송이사, 전 총회장과 부총회장, 서울신대 이사와 총장, 보직교수, 평신도기관 임원, 총회본부 국·과장·팀장, 그리고 함께 기도하기를 원하는 성결가족 등 교단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회개는 개인의 구원을 위해서도, 한 공동체나 사회의 부흥을 위해서도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우리 내면의 죄를 겸허히 반성하고 통렬히 뉘우치며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에 의지할 때만이, 구원도 부흥도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다.

모두가 잘 아는대로, 오늘날 한국교회의 성장과 발전을 가능케 했던 중요한 사건들 중 하나인 1903년의 원산대부흥도 그 시작은 회개였다. 오랜 사역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결실이 없었던 로버트 하디 선교사는 처음에는 이를 조선인들의 무지와 방탕함 탓이라 여기고 그들에게 회개를 촉구했으나, 어느 날 자신이야말로 오만과 교만에 빠져 있었음을 깨닫고 이를 공개적으로 통렬하게 회개했다. 그러자 그 회개는 주변 선교사들에 이어 조선 교인들에게까지 번져갔다.

그 배턴을 이어받은, 한국교회 역사상 가장 기념비적인 부흥운동인 1907년의 평양대부흥도 마찬가지였다. 열흘째 집회를 이어가도 이렇다 할 만한 가시적 변화가 나타나지 않던 때, 길선주 장로가 자신의 죄를 공개 회개하자, 그 뒤로 수많은 이들이 앞다퉈 죄를 자백하며 대각성운동이 벌어졌다. 이는 단순히 순간적 고백에만 그치지 않고 ‘삶의 변화’로까지 이어졌으며, 사회 각 분야에까지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끝내는 평양이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릴 정도였다.

이 외에도 역사적으로 일어난 대부흥 전에는 언제나 회개운동이 먼저 있었다. 예수께서 승천하신 후 베드로가 단번에 유대인 3천여 명을 전도하는 부흥이 일어나기 전에도 유대인들 안에 뜨거운 회개가 일었고, 최근의 1904년 영국 웨일스 대부흥, 1906년 미국 아주사 대부흥 등도 마찬가지였다. 회개가 없이는 구원도 부흥도 일어날 수 없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교회들은 그 당시보다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더 커지고 부유해지고 좋은 환경 가운데 있지만, 이 같은 ‘상한 마음’과 ‘통회하는 심령’은 사라져가고 있는 듯하다. 대부분 ‘회개’가 구호로만 그칠 뿐, 원산대부흥이나 평양대부흥 당시와 같이 공개적이며 진실되고 간절한 회개의 고백은 드물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교회에서 죄가 사라졌는가? 100여 년 전과 비교하면 많이 나아졌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 사회가 교회에, 기독교인들에게 걸고 있는 기대에는 훨씬 못 미치는 처지다. 요즘 들어 유명 기독교 지도자들이나 사역자들이 도덕성, 특히 성적인 문제로 실족하는 사건들도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1년여 전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조사한 ‘2022 종교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직자 호감도가 신부(45.5%), 스님(45.1%), 목사(25.9%) 순으로 조사돼, 목사들이 신부나 스님들에 비해 거의 절반에 불과한 꼴찌를 차지했다. 종교에 대한 호감도도 불교(47.4%), 가톨릭(43.0%), 개신교(22.8%) 순이었다.

최근 들어 대중문화, 특히 영화 콘텐츠 속에 등장하는 기독교인들의 모습도 그야말로 ‘악당’ 그 자체다. 앞에서는 선을 말하지만 뒤에서는 악을 행하는 이중적 존재,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 존재, 이성과 과학을 무시하는 맹목적 존재,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의 이름 또는 ‘회개’를 이용해 아무런 죄책조차 느끼지 않는 존재 등의 모습이다. 물론 이는 매우 악의적으로 왜곡된 측면이 많지만, 적지 않은 비기독교인들이 기독교인들을 그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때에 우리의 급선무는 바로 회개다. 구호로 그치지 않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진실되고 처절한 회개다. 완전하신 하나님 앞에 꿇어 엎드려 진홍과 같이 붉은 죄를 어린양의 보혈로 성결케 하는 것이다.

또한 그 같은 회개는 반드시 그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야 한다. 기독교의 회개는 영화 ‘밀양’에서 묘사된 것과 같이 단순히 죄를 기계적으로 시인한 뒤 죄책을 털어버리는 것이 아니다. 삭개오도 예수님을 만난 뒤 자신이 남의 것을 토색한 것이 있다면 4배나 갚겠다고 했고, 평양대부흥 당시 죄를 공개 회개한 이들도 이후 자신의 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사과하고 배상하기도 했다.

지난 2007년, 평양대부흥 100주년을 맞아 한국 기독교계 곳곳에서 여러 기념 행사들이 열렸다. 그 같은 행사들의 목적은 단순히 대부흥 100주년을 축하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같은 대부흥이 이 시대에 재현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같은 여러 대대적인 행사들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대부흥은 재현되질 않았다.

실질적으로 부흥을 일으키는 것은 1907년 당시 평양의 성도들에게 있었던 것과 같은 가난한 마음, 진실한 회개, 성령의 역사다. 대부흥의 재현, 국가와 세계의 변혁, 성령의 강력한 임재를 소망한다면, 나부터 정직하게 성결하게 변화돼야 한다. 그리고 그 같은 변화의 시작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진실되고 간절한 회개임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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