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1년 7개월 선고받은 中 ‘복음의 전사’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당국, 재판 열리는 건물 봉쇄… 광범위한 영향력 입증

▲공안국에서 조사를 받은 뒤 건물 밖에서 친구와 포즈를 취한 중국의 거리 전도사 첸웬솅.

▲공안국에서 조사를 받은 뒤 건물 밖에서 친구와 포즈를 취한 중국의 거리 전도사 첸웬솅.

중국 후난성 헝양시 법원은 최근 복음 전도자 첸웬솅에게 불법 집회 조직 및 자금 지원 혐의로 징역 1년 7개월을 선고했다. 첸은 이 판결에 대해 항소할 예정이다.

중국의 ‘복음의 전사’로 전 세계에 알려진 첸은 거리에서 복음을 전했다는 이유로 100번 이상 체포됐고, 당국이 행정 구금이라고 분류한 처벌로 130일 이상을 감옥에서 보냈다. 그러나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 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최근의 이 판결이 가장 가혹하다”고 말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첸웬솅은 지난해 8월 상하이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가려다가 적발돼 헝양으로 압송됐고, 그곳에서 행정 구류에 처해졌다”며 “보통은 과거에 종종 그랬던 것처럼 2주간 구금됐다가 석방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석방되기로 예정됐던 지난해 9월 18일, 당국자들은 첸에게 ‘불법 집회 조직 및 자금 지원’이라는 범죄 혐의를 추가해 그를 계속 감옥에 가뒀다”고 했다.

폴리 대표는 “첸에 대한 재판이 올해 4월 18일 헝양시 스구구 인민법원에서 열렸다”며 “재판 당일 아침, 첸의 친척과 친구 및 지지자들이 그를 따라 법정 문까지 갔지만 당국자들에 의해 입장을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법원 정문 앞에 이미 경찰차들이 배치돼 있었고, 다양한 정부 기관에서 약 800명이 나와 경계 근무를 하고 있었다. 폴리 대표는 “법원 주변 거리 전체가 보안 훈련을 구실로 봉쇄됐다”고 말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검찰은 1시간 동안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재판에서 첸에 대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주요 논거를 제시했다. 검찰은 첸이 거리 전도 활동으로 이미 아홉 번에 걸쳐 총 130일 동안 행정적으로 구금된 적이 있다고 강조하고, 그가 채소 시장, 사거리, 상점, 소수민족 거주지역에서 전도하며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고 주민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첸은 이러한 범죄 혐의를 부인했을 뿐 아니라, 자신은 모임을 조직하거나 자금을 지원하지 않았고 단순히 거리에서 복음을 전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첸웬솅은 ‘구세주께 영광’, ‘회개하고 믿음으로 구원을 얻으라’는 글귀가 적힌 나무 십자가를 들고 전도했고, 행인뿐 아니라 자신을 체포하는 경찰에게도 전도지를 나눠 줬다”고 말했다.

▲중국의 전도자 첸웬솅. 그는 “주님께 영광 돌리십시오. 회개하고 믿고 구원 받으십시오”라고 적힌 십자가를 들고 복음을 전파한다. 

▲중국의 전도자 첸웬솅. 그는 “주님께 영광 돌리십시오. 회개하고 믿고 구원 받으십시오”라고 적힌 십자가를 들고 복음을 전파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재판 당일 첸은 변호사를 세우지 않았고, 법원에서 국선 변호인을 선임해 줬다. 그러나 주로 첸이 스스로를 변호하며 발언했다. 그는 신앙인으로서 믿음을 위해 기꺼이 고난도 당하고 혹독한 형벌도 받을 각오가 되어 있다고 밝히는 한편, 시민 자격으로 법원에 공정한 재판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 전도자 첸이 매우 밝고 평화로웠으며 법원 관계자들을 친절하게 대했다는 목격자들의 말을 전했다. 그녀는 “첸은 6월 20일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 7개월 확정을 선고받았고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첸은 몇 년 전까지 마약 중독자였으나 복음을 듣고 중독에서 풀려나 즉시 거리에서 설교하기 시작했다. 그는 15년 이상을 거리 설교자로 사역해 왔다. 첸은 작은 교회를 섬기고 있지만, 중국 당국이 첸에게 범죄 혐의를 씌우고 최근 재판이 열리는 건물과 거리를 봉쇄한 사실은 그의 영향력이 얼마나 광범위한지를 입증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경상북도 의성군 단촌면 하화1리에 위치한 하화교회의 산불로 인한 화재 전후 모습

120년 된 교회도 불탔다… 산불 피해 확산

예장 통합 소속 하화교회(담임 김진웅 목사)가 최근 발생한 산불로 전소됐다. 1904년 설립돼 약 120년의 역사를 가진 이 교회는 건물 전체가 불에 타 큰 피해를 입었다. 경상북도 의성군 단촌면 하화1리에 위치한 이 교회는 이 지역 산불 발생 나흘째인 3월 25일 강풍…

하화교회

예배당·사택 잃은 교회들… 산불 피해에 긴급 기도 요청

경북 지역을 휩쓸고 있는 대형 산불과 관련해,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잇따라 목회서신을 발표하며 전 교회와 성도에게 긴급 구호와 중보기도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특히 피해가 집중된 지역의 일부 교회들은 예배당과 사택이 전소되는 등 실질적인 …

세이브코리아

“현 상황 분노 않으면, 거짓에 속는 국민 될 수밖에”

세이브코리아, 성금 2억 기탁 손현보·전한길 등은 울산으로 서울 등 전국 10개 도시 개최 매주 토요일 대한민국 정상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이하 세이브코리아)가 3월 29일에는 특히 영남권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발생한 산불의 …

이 기사는 논쟁중

WEA 서울총회 개최반대연합회

“WEA 지도자들, 시간 흐를수록 다원주의로”

2025 WEA 서울총회개최반대연합회 기자회견이 3월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예장 합동 총회회관 로비에서 개최됐다. 연합회장 맹연환 목사는 “총회 안에서도 WEA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시는 분…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