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성공회 총회가 동성 커플을 위한 독립적인 축복 예배를 도입하는 안건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최근 영국성공회 총회에서 “현행 목회 지침 중 주교들이 독립적인 예배에서 (동성 커플을 위한) ‘사랑과 믿음의 기도문’(PLF)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내용을 수정해 달라”는 안건이 주교, 성직자, 평신도 모두의 지지를 받았다.
이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주교회에서는 찬성 22명, 반대 12명, 기권 5명, 성직자회에서는 찬성 99명, 반대 88명, 기권 2명, 평신도회에서는 찬성 95명, 반대 91명, 기권 2명이었다.
이 안건은 또 오는 2025년 2월 열리는 총회에서 주교들이 “PLF가 결혼 교리 및 동성결혼한 성직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추가적인 신학 연구를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PLF 작성 과정에 동참한 마틴 스노우(Martyn Snow) 수석주교는 “이 논쟁에 참여한 양측의 우려를 들었고, 여러분 모두 영국성공회에 소속될 자격이 있다. 여러분은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우리는 여러분이 그 자리에 있기를 바란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다”고 했다.
스노우 주교는 “누구도 교회에서 강제로 쫓겨나지 않으며, 기도문을 도입하는 것이 결혼이나 혼외정사에 대한 교리를 바꾸는 것은 아니”라면서 “이는 강력한 환영 메시지를 전달하는 간단한 기도문”이라고 덧붙였다.
스티븐 코트렐(Stephen Cottrell) 요크 대주교는 “총회가 PLF에 대한 절차를 최초 승인한 후 지난 18개월 동안은 이 문제를 두고 참호전을 벌인 기간처럼 느껴졌다”며 총회원들에게 “총을 내려놓으라”고 요청했다. 그는 PLF가 교리의 변화라는 것을 부인하면서, “아무도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을 하라고 요구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토론이 시작되기 전, 영국성공회 소속의 전통주의 모임인 ‘얼라이언스’(The Alliance)는 캔터베리 대주교와 요크 대주교에게 보낸 서신에서 “독립적인 PLF 예배가 도입된다면 영국성공회 내에서 사실상 새로운 ‘동등한 교구’가 긴급히 세워지고, 결혼과 성에 대한 정통 가르침에 충실한 주교들에게 목회적 감독을 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티븐 크로프트(Steven Croft) 옥스퍼드 주교는 총회에 앞서 서면 답변에서 “이 서신은 위협적이고 파국적”이라고 비판했다.
스노우 주교는 총회 토론 중 얼라이언스 회원들에게 “여러분이 영국성공회에 남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우리와 계속 대화하려는 여러분의 헌신에 감사한다”고 했다.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캔터베리 대주교는 “얼라이언스 네트워크 회원들이 없는 영국성공회는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서한에 서명한 평신도 회원인 헬렌 램(Helen Lamb)은 “듣고 싶어하고 동참하고 싶어한다는 말씀에 감사드린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것을 믿을 수 없을 것 같다”며 “아울러 우리는 버스 안에 있고 싶다. 우리를 치지 말라”고 했다.
본 로버츠(Vaughan Roberts) 목사는 “영국성공회가 동성결혼과 동성애 축복 문제로 분열된 미국성공회와 같은 길을 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제안은 우리에게 자리가 있다고 믿게 하지 않으며, 그 결과는 엄청날 수 있다”고 했다.
복음주의 성공회 신학자이자 블로거인 이안 폴(Ian Paul) 목사도 이런 두려움에 공감하며 “마침내 신뢰는 깨질 것이고, 교회가 분열될 것이다. 또 교회는 지속적으로 심각한 쇠퇴를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교단의 규모가 14년 만에 반으로 줄었다. 한 교구에서는 출석 어린이의 수가 4년 만에 50%나 줄었고, 아직은 이런 추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실질적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스코틀랜드 성공회가 결혼 교리를 바꾼 후 6년 만에 교세가 40% 감소했다. 스코틀랜드 교회는 지금으로부터 불과 14년 후인 2038년경 멸종될 것”이라며 “결혼 교리를 바꾸고 쇠퇴가 가속화되지 않은 서구 교파는 없다. 우리도 다를 바 없다. 이것은 권력 다툼이 아니다. 이것은 정직이다. 친구들이여, 이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고 싶다면 눈을 크게 뜨고 투표해야 한다. 그것이 신뢰를 파괴하고 교회를 분열시키며 더 큰 쇠퇴로 이어지리라는 것을 알고 나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개인적으로 이런 것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 주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불신, 분열, 쇠퇴가 치를 만한 대가라고 생각하는 경우에만 찬성표를 던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