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낙태 반대 시위’ 기독교인, 3년 보호관찰형 선고받아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하나님 계획에 기뻐… 옳은 일 위해 싸워야”

▲폴 본과 그의 아내가 2024년 7월 2일 테네시주 내슈빌 연방법원 밖에서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본은 3년의 보호관찰을 선고받았다. ⓒ토마스모어 소사이어티 
▲폴 본과 그의 아내가 2024년 7월 2일 테네시주 내슈빌 연방법원 밖에서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본은 3년의 보호관찰을 선고받았다. ⓒ토마스모어 소사이어티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11명의 자녀를 둔 기독교인 남성이 낙태시술소 접근을 금지한 연방법을 위반한 혐의로 3년의 보호관찰형을 선고받았다.

폴 본(Paul Vaughn)은 2021년 ‘병원 입구 자유 접근’(FACE)법을 위반하고 권리를 침해하는 음모에 가담한 혐의로 연방 배심원단에 의해 지난 1월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과 관련, 알레타 트라우거(Aleta Trauger) 미국 지방법원 판사로부터 이 같은 판결을 받았다.

본은 2021년 3월 15일 내슈빌 교외에 있는 ‘카라펨 건강센터 클리닉’(Carafem Health Center Clinic) 입구를 막은 혐의로 2022년 10월 기소된 11명 중 한 명이다. 11명의 피고인 중 7명은 FACE법에 따른 공모 혐의를 받았고, 나머지는 최대 징역 1년과 1만 달러(약 1,400만 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는 경범죄로 기소됐다.

그가 2022년 10월 3일 미국 법무부(DOJ)에 의해 기소된 후 FBI가 그의 자택을 급습했고, 그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체포를 당했다. 본은 “이후로 자녀들이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며 “난 혐의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언제든지 내려올 의향이 있었다”고 했다.

데일리와이어에 따르면, 트라우거 판사는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각) 본의 선고 공판에서 “그들의 시위는 비폭력적이었으며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도, “본은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트라우거 판사는 본의 행동이 그의 깊은 종교적 신념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인정했으며, 그가 지역사회에서 존경받는 미 해군 재향군인이라는 사실도 고려했다.

본은 “이 판결에 항소할 계획”이라면서도, 자신의 받은 벌금형에 대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그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하나님의 계획을 기뻐한다. 이것의 핵심은 ‘영적 싸움’이기 때문에 토마스모어 소사이어티(Thomas More Society)라는 지지자가 있어서 감사하다. 그들은 법률 전문가일 뿐 아니라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영적 싸움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옳은 일을 위해 일어나 싸워야 한다. 거짓에 절할 수는 없다. 법은 진실에 근거해야 하며, 궁극적인 입법자, 곧 우리 주 그리스도와 일치해야 한다. 우리나라를 괴롭히는 거짓 이야기는 우리가 맞설 때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본은 자신의 기소를 ‘법의 불법적 사용’으로 규정하고, 바이든 행정부에서 여러 생명권 수호 시위자들을 기소하는 데 사용된, 클린턴 전 대통령 시대에 제정된 FACE법이 뒤집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의회 양원 모두에서 FACE법의 합헌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고, 이를 폐지하기 위한 법안이 제출됐다.

본의 법무 대리를 맡은 토머스모어 소사이어티는 “그가 징역형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은 환영하지만,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데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토마스모어 소사이어티의 스티브 크램튼(Steve Crampton) 수석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판사가 선고 공판에서 폴에게 관대한 판결을 내린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폴이 가족과 함께 독립기념일을 기념할 수 있어서 매우 감사할 것을 안다. 그러나 그의 유죄 판결은 여전히 ​​깊은 불의”라고 했다.

데일리와이어(Daily Wire)에 따르면, 이날 본에 대한 판결이 내려지기 전, 100명이 넘는 그의 지지자들이 연방 법원 밖에 모여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고슬라비아의 공산주의 통치에서 탈출한 가족을 둔 에바 에들(Eva Edl·88) 역시 당시 내슈빌 시위 혐의로 기소된 사람 중 한 명이다. 에들은 지난 4월 데일리시그널과의 인터뷰에서 “시위로 인해 평생 감옥에 갇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이미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

에들은 “미국 정부가 우리의 가족이 탈출했던 (유고슬라비아의) 공산주의 정권과 점점 더 비슷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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