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 바울과 누가와 요한과 베드로까지 관련된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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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123] 제3차 전도여행(10) 에베소(9)

막달라 마리아 묘지도 에베소에
전설 속 일곱 성인 잠든 동굴도
1927년 발굴로 교회 유적 발견
5-6세기 성도들 무덤 함께 있어

▲사도 누가의 묘지.

▲사도 누가의 묘지.
300년 동안 동굴 속에서 잠을 자고 있다 깨어나 빵을 사려고 성 안에 걸어 들어온 말추스(Malchus)는 성 안에서 사람들이 복음을 전하는 모습을 보고, 자기가 아마 에베소가 아닌 다른 성에 들어온 것 같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는 지나가는 사람을 세우고, 이 성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지나가던 사람은 놀라서 말추스를 보며 ‘에베소’라고 대답해 주었다.

말추스는 동굴에서 자기를 기다리는 배고픈 친구들을 생각하고 근처에 보이는 빵집에 들어가 동전을 주면서 빵 가격을 물어보았다.

동전을 받은 주인은 놀라서 그 동전을 살펴보더니, 근처에 있던 단골손님들에게 보여 주었다. 그리고 말추스에게 어디서 이 보물을 찾았냐고 물어보았다. 말추스가 자기는 도대체 보물이란 것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대답하자 주인은 단골 손님들과 함께 말추스를 포박하여 시장 한가운데에 끌고 갔다.

▲사도 누가 묘지의 튀르키예어 안내판.

▲사도 누가 묘지의 튀르키예어 안내판.
그 주위로 많은 사람이 몰려왔고 단숨에 한 젊은이가 엄청난 보물을 발견하였으나 보물이 어디 있는지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는 소문이 시장 안에 퍼졌다.

이 소문이 총독의 귀에까지 들리게 되자, 총독은 그 젊은이를 데려오라고 지시하였다. 총독이 말추스에게 이름과 고향을 묻자 말추수는 자기 이름을 말하고 에베소라고 대답하였다. 총독은 다시 부모 이름을 물어보자 말추스는 그의 부모 이름과 친척 이름을 말해주었다. 그러나 에베소에 그런 이름을 가진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총독이 다시 이 동전을 어디서 발견하였느냐고 묻자 말추스는 이 동전은 원래 자기 것이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총독은 370년 전에 만든 이 동전이 어떻게 네 것이냐고 물었다. 말추스는 총독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여도 괜찮겠는가 하고 물었다.

총독이 허가하자 말추스는 데키우스 황제에게 무슨 일이 생겼느냐고 물었다. 총독이 데키우스 황제는 이미 수백 년 전에 사망하였다고 하자, 말추스는 자기와 친구 6명은 기독교인이고 데키우스 황제로부터 박해를 받아 셀리온산에 있는 동굴로 피신하고 하룻밤을 잤다고 이야기하였다.

▲에베소 시내 중앙의 산기슭에 있는 부유층 3층 주택들. 수도 시설과 안마당도 갖추고 있다.

▲에베소 시내 중앙의 산기슭에 있는 부유층 3층 주택들. 수도 시설과 안마당도 갖추고 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말추스 이야기의 진위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황제를 안내하여 그가 하룻밤을 잤다던 동굴로 데리고 갔다. 많은 사람들이 총독을 따라서 함께 갔다.

동굴 안에는 말추스의 여섯 친구가 있었는데, 얼굴이 모두 신선한 장미 같았다. 총독은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서 이들에게 절을 하였다. 이 소식이 동로마 황제에 전해지자 황제는 일곱 성인을 찾아와 경배하였다고 한다.

에베소 유적 한가운데 있는 야외 극장에서 서북쪽으로 걸어가면 고대에 만든 ‘베디우스 체육관(Vedius Gymnasium)’ 유적이 나온다. 이 인근에 일곱 성인이 잠들었던 동굴이 있다. 일곱 성인들이 세상을 떠나자 이들은 모두 이 동굴 속에 장사(葬事)되고, 후일 교회가 동굴 위에 세워졌다.

1927년부터 1928년 사이 발굴 작업을 통해 교회 유적이 발견되었는데, 인근에서는 5-6세기에 만들어진 수백 기의 기독교인 무덤도 함께 발견됐다. 그 후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 교회 옆에 묻히기를 원하였다고 하며, 전설에 의하면 갈릴리 지역 출신으로 예수님을 따르던 막달라 마리아도 이곳에 묻혔다고 한다.

▲에베소 항구에서 본 야외극장(사진 중앙). 일곱 성자의 동굴은 야외극장 왼쪽으로 가면 나온다.

▲에베소 항구에서 본 야외극장(사진 중앙). 일곱 성자의 동굴은 야외극장 왼쪽으로 가면 나온다.
바울의 고향인 튀르키예 다소 시내에서 북쪽으로 12km를 가면 ‘일곱 성인의 동굴’이 있다. 이 동굴에 관한 이야기도 에베소의 일곱 성인 이야기와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 그러므로 필자가 보기에 에베소의 일곱 성인 이야기는 누군가 지어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하여튼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에베소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이다.

신약성경에는 예수님 제자 베드로가 안디옥을 방문하여 바울과 만났고, 그 후 고린도를 방문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 후 베드로는 로마에 가서 서기 67년경 베드로전서와 베드로후서를 쓴다.

성경에는 기록이 없으나 베드로가 안디옥을 떠나 고린도와 로마로 가는 경로는 오늘날 튀르키예 중부 아나톨리아 고원을 통과하여 에베소를 지난 것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학자도 있다.

만약 베드로가 에베소를 지났다면, 에베소는 지난번에 이야기한 것처럼 사도 바울뿐 아니라 예수님의 제자인 사도 요한, 사도 누가(요한과 누가는 에베소에 묻힘), 그리고 사도 베드로도 관련된 도시이다. 그리고 에베소는 요한계시록(1,2장)에 나오는 일곱 교회 가운데 한 곳이다.

사도 바울과 에베소에 관련된 글은 이번 회로 끝내고, 다음 회부터는 일곱 교회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권주혁 장로
세계 145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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