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브이로그’ 참극 반복되지 않도록… ‘생명트럭’ 전국 누빈다 : 사회 : 종교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제22대 국회에 태아생명보호법 입법 강력히 촉구

▲‘생명트럭 출범 및 태아생명보호법 입법 촉구’ 기자회견이 12일 오전 11시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열렸다. ⓒ송경호 기자

▲생명트럭은 한 달에 6회 가량 국회대로 일대를 비롯해 전국을 순회한다. 트럭에는 “태아가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 등 생명의 소중함과 태아생명보호법 제정의 시급함을 알리는 표어를 내걸어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할 계획이다. ⓒ송경호 기자

최근 ‘임신 9개월 낙태 브이로그’가 전 국민에게 충격을 준 가운데, 태아의 죽음을 막기 위한 ‘생명트럭’이 전국을 누빈다. 생명운동연합이 주최하고 주사랑공동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프로라이프, 에스더기도운동, 성선생명윤리연구소, 아름다운피켓, 와우임신상담지원센터가 공동으로 주관한 ‘생명트럭 출범 및 태아생명보호법 입법 촉구’ 기자회견이 12일 오전 11시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열렸다.

지난달 27일 유튜브에는 ‘총 수술 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2분 35초짜리 영상이 게시됐다. 20대 여성이 임신 9개월차인 만삭의 상태에서 낙태 시술을 받았다며 그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 올린 것이다. 이 여성은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재판소가 2019년 4월 낙태죄 처벌 조항이 위헌이라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입법 공백 상태에 빠진 대한민국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 주는 사건이었다.

현재 낙태 규제 관련 실효 규정은 전무한 상태. 임신 주수와 상관없이 무제한적으로 낙태가 자행되더라도 처벌 규정이 없다. 이에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낙태 금지를 넘어 태아 생명보호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종락 주사랑공동체 대표는 자유발언에서 “최근 36주 태아 낙태 수술 과정이 유튜브 영상으로 게재됐다. 이는 엄마의 자궁이 아이의 무덤이 되는 현실을 반영한다”며 “생명의 주인은 하나님으로, 우리에겐 아이를 죽일 권리가 없다. 생명존중사상이 이 나라에 정착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용희 에스더기도운동본부 대표는 해당 유튜브 영상에 대해 “어떤 양심적 가책도 법적 제재도 없는 현재 상황의 한 단면이다. 국회는 2020년까지 낙태법 관련 법안을 내놨어야 했는데, 현재까지 국회·정부 모두 손을 놓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21년 3월 대법원은 낙태 수술을 진행하던 중 태어난 신생아를 양동이에 빠뜨려 고의로 숨지게 한 의사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3천만 원을 받고 낙태를 진행한 의사에게 유아살인죄 혐의만 적용했을 뿐, 업무상촉탁낙태죄 혐의에 대해선 무죄라고 선고했다” 입법 공백 상태를 꼬집었다.

그는 “30주 이상의 다 큰 아기를 낙태해도 어떤 법적 제재도 없는 이 대한민국에 과연 선진민주시민의식이 있는가”라며 “2017년 국회 세미나에서 대한산부인과학회는 하루 3천 건 낙태가 이뤄지고 있다고 발표했었다. 그간 정부가 저출산 해결에 35조를 쏟아부었는데, 낙태만 제대로 막아도 출산율이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프로젝트를 이끄는 김길수 와우임신상담지원센터 대표는 “쟁점이 많은 법안이라는 이유로, 생명을 다루는 이 중요한 사안을 국회가 방치하는 것은 태아 살인을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경호 기자

김현철 프로라이프 고문은 “국회는 권력 다툼의 장이 아니라 입법부다. 국회의원들은 제대로 입법해서 낙태의 피해자인 태아와 여성을 보호해 달라”고 했다.

이상원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대표는 “태아는 수정부터 인간이라는 사실은 성경적·도덕적·과학적 지지를 충분히 받고 있지만, 유물론에 사로잡힌 이들은 태아를 하나의 세포로 치부하고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운운하면서 태아를 뱃속에서 함부로 지우고 있다”고 했다.

홍순철 성산생명윤리연구소 대표(고려대 의대 산부인과학 교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따르면, 태아는 수정된 순간부터 세상에서 중요한 생명체다. 가장 약한 생명이 보호받지 못하면 우리도 보호받을 수 없다”며 “민법 제1000조 제3항에서 태아의 상속권을 적시하며 태아를 이미 출생한 한 사람의 몫으로 간주한 것처럼, 모자보건법의 보호 대상에 태아도 적시돼 보호받아야 한다”고 했다.

생명트럭은 한 달에 6회 가량 국회대로 일대를 비롯해 전국을 순회한다. 트럭에는 “태아가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 등 생명의 소중함과 태아생명보호법 제정의 시급함을 알리는 표어를 걸어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할 계획이다.

프로젝트를 이끄는 김길수 와우임신상담지원센터 대표는 “국회가 쟁점이 많은 법안이라는 이유로 생명을 다루는 이 중요한 사안을 방치하는 것은 태아 살인을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것”이라며 “22대 국회는 입법 장기화 속에 죽음으로 내몰리는 태아의 생명권과 인권 침해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법과 제도를 신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명진 행동하는 프로라이프 공동대표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생명의 아름다움과 기쁨을 전할 생명의 메신저 생명트럭을 축하한다”며 “방문하는 곳곳마다 반생명의 문화가 생명의 문화로, 죽음의 문화가 생명의 문화로, 어둡고 이기적인 마음이 밝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슬픔과 걱정이 기쁨과 기대로 변하는 기적이 일어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2019년 4월 헌법재판소는 낙태죄(형법 269조 1항 자기낙태죄와 270조 1항 의사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리며 21대 국회에 2020년까지 대체입법을 마련하라고 했지만, 국회가 입법 의무를 외면하면서 현재까지 낙태를 규제하는 실효 규정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