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기독교인 결혼 연령 18세로 상향… 강제 개종·결혼 예방 목적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파키스탄 기독교인 여성. ⓒ헤럴드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기독교인 여성. ⓒ헤럴드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의회가 기독교인의 최소 결혼 연령을 남녀 모두 18세로 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이 법안은 소녀는 13세, 소년은 16세에 결혼하는 것을 허용했던 1872년 기독교인 결혼법을 개정한 것으로, 아동 결혼, 성적 학대, 강제 개종으로부터 소수민족 어린이들을 보호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새 법안은 두 명의 당사자가 모두 18세가 돼야만 결혼을 거행하고 등록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원은 컴퓨터화된 국민 신분증, 출생증명서, 교육증명서, 이러한 서류가 없는 경우 건강검진 보고서와 같은 사용 가능한 문서를 기반으로 연령을 결정할 권한이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감시단체인 ‘법률 지원 및 정착 센터’의 나시르 사이드(Nasir Saeed) 이사는 이 개정안의 통과 소식을 환영했다.

그는 CP와의 인터뷰에서 “이 개정안은 기독교 공동체의 오랜 요구였다”며 “이는 미성년 기독교인 소녀의 강제 결혼을 저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그들의 건강, 교육 및 전반적인 웰빙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아시아뉴스에 따르면, 나비드 아미르 지바(Naveed Amir Jeeva) 의원이 발의한 기독교 결혼(개정)안(2024)이 올해 초 상원의 지지를 받은 데 이어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승인됐다.

파키스탄천주교주교회의(CBCP)와 ‘국가정의와평화위원회’(NCJP)는 이 개정안을 열렬히 환영했다. CBCP 의장인 샘슨 슈카르딘(Samson Shukardin) 주교는 NCJP 전국 책임자 베르나르 에마누엘(Bernard Emmanuel) 신부와 NCJP 사무국장 나임 유사프(Naeem Yousaf)와 함께 이를 환영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우리는 이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전체 의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 법안은 미성년 소녀들을 강제 개종과 아동 결혼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정부가 강제 개종을 범죄화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유사프 국장은 “이 법안의 장점은 파키스탄의 모든 주요 교회의 합의에 따라 제출됐다는 것”이라며 “이 법안이 소녀들을 보호하고, 특히 교육, 건강 및 기타 보조적 권리에 대한 권리를 보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법안은 대통령 승인을 거쳐 법률로 발효될 예정이다. ‘연대와 평화 파키스탄 운동’이 2014년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힌두교와 기독교 공동체에서 약 1천 명의 여성과 소녀들이 매년 납치돼 강제로 납치범과 결혼하고 이슬람교로 개종한다고 추정된다.

미국의 박해감시단체인 국제기독연대(ICC)에 따르면, 종교 문제가 종종 성폭행 사건에 개입돼 소수종교인 피해자를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했다. 가해자는 종교적 편견을 이용해 범죄를 은폐하고 정당화한다.

미국 국무부의 2023년 국제 종교 자유 보고서는 “사회정의센터에 따르면, 2023년 기독교, 힌두교, 시크교 여성과 소녀들의 강제 결혼 및 개종 사례가 최소 103건으로 나타났다”고 인용했다.

지난 1월 유엔 전문가 패널은 파키스탄에서 소수종교인 민족의 미성년 소녀와 젊은 여성에 대한 납치, 강제 결혼 및 개종이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에 경각심을 표명했다. 패널은 파키스탄 정부에 “이러한 관행을 억제하고 피해자에게 정의를 보장하기 위한 즉각적인 노력을 취하라”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반 고흐 성경이 있는 정물

성경이 너무 낯설거나, 너무 익숙해져버린 이들에게

초신자나 비기독교인 등 ‘성경’이 아직 낯선 이들을 위한 ‘입문용’ 도서가 잇따라 발간됐다. 두 권의 책 모두 혼자 또는 같이 읽을 수 있도록 구성돼 있으며, 각자의 스타일이 뚜렷하다. 기독교 세계관 24 키워드로 읽을 때 맥락 놓치지 않도록 성경 이야기 …

에스더 10 27 특별철야 기도회

손현보 목사 “10월 27일 전과 후, 완전히 달라질 것”

믿음, 행동 옮길 때 하나님 역사 일어나 동성 커플 건강보험 피부양자 판결에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강력한 감동 주셔 바알에 무릎 안 꿇은 성도들 모두 참여 댐 무너지는데, 내 집만 지킨다고 되나 이제 물러설 곳 없어, 결단해야 할 이유 못 막아내면 바벨…

대통령실 추석 선물 2024

집배원이 교회에 대통령 추석 선물 전달하며, “술인데 받을 건가”?

종교계엔 술 대신 청 포함 이미 발표 집배원, 선물 보여주니 말 없이 나가 교회 목사 “정부·기독교계 이간질?” 우체국 집배원이 대통령실 명절 선물을 전달하면서 “교회에 ‘술’을 보냈으니 반송하라”는 가짜뉴스를 전하고 다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

조용기 3주기

영산 조용기 목사 3주기 추모예배,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예수님 지상명령 완수 위해 고인 뜻 본받아 충성 헌신 다짐 영산 조용기 목사 3주기 추모예배가 14일 오전 개최됐다. 이날 추모예배는 생전 조용기 목사가 직접 작사하고 김성혜 사모가 작곡한 찬송가 614장 ‘얼마나 아프셨나’를 부르면서 유가족을 비롯해 목…

사단법인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이사장 이재훈 목사)와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장종현 목사)

“서울교육감 선거, 교육 미래 가를 것… 신앙교육권 보장하라”

기독교 교육계가 사립학교의 건학이념 구현을 위해 사립학교법 개정과 2025 고교학점제 수정, 헌법소원의 조속한 판결을 촉구했다. 특히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의 궐위로 공석이 된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10월 16일)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사단법…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국무부 본부 건물.

美,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 지정만 하면 뭐하나… 제재율 1.8% 불과

미국에서 의회가 설립한 연방기관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국무부가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CPC)을 지정한 이후 25년 동안 단 세 번만 해당 위반과 관련된 제재를 적용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1998년 제정된 국제종교자유법(IRFA)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