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건한 신앙과 결의 보여 줘”
파키스탄에서 신성모독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한 기독교인이 감옥에서도 우수한 학업 성적을 거두며 자신의 신앙을 증명했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20대 청년인 노만 마시(Noman Masih)는 최근 고등학교 입학 시험에서 매우 높은 점수로 합격했다. 그의 변호사 라자르 알라 라카(Lazar Allah Rakha)는 “이는 자신을 자유롭게 해 주실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전했다.
라카는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모닝스타뉴스(MSN)와의 인터뷰에서 “마시가 사형수가 된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우울증에 빠지지 않고 주님을 신뢰하며 자유에 대한 소망을 살려낸 것이 매우 기쁘다. 그의 시험 합격은 그리스도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신앙과, 주님께서 무죄 판결을 주실 때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결의에 대한 증거”라고 했다.
라카는 “마시가 2023년 5월 펀자브주 바하왈푸르구에서 발생한 신성모독 사건과 관련해, 4년간의 재판 끝에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그에게 불리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가난한 환경미화원의 아들인 마시는 2019년 7월 1일 체포된 이후 고도의 보안 시설이 갖춰진 바하왈푸르 신중앙교도소에 수감 중이며, 불확실성과 두려움 속에서도 시험을 준비해 왔다.
라카는 “교도소의 환경은 학업에 전혀 적합하지 않다. 그러나 공부에 대한 그의 헌신은 놀라울 정도다. 그는 자원과 교육 자료에 대한 제한적인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시험을 준비하며, 교도소의 담장을 넘어서는 지식에 대한 갈증을 보여 줬다”고 했다.
이어 “좋은 교육을 받은 죄수들이 마시와 다른 수감자들을 교육하는 대가로 편의나 감형 등을 제공받았다”며 “이 체계는 여러 수감자가 교육을 통해 스스로를 개혁하는 데 도움이 됐다. 우리는 라호르 고등법원이 마시의 항소심을 최대한 빨리 해결해 줘서, 그가 자유인으로서 다음 시험을 준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마시는 왓츠앱 메시지로 이슬람에 모욕적인 내용을 공유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2월 해당 사건과 관련된 또 다른 신성모독 사건에 대해펀자브주 바하왈나가르 지구의 판사로부터 이중 처벌이라는 이유로 무죄를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라카는 “두 지구의 경찰이 3일 간격으로 등록된 두 개의 신성모독 사건에서 마시를 처벌하기 위해 악의적으로 행동했다”고 말했다.
라카는 “마시가 입학 시험에 관심을 보였을 때, 바하왈푸르 중등교육위원회에 등록하기 위해 교도소 당국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마시는 이제 2년 후 치르는 중등교육에 등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시의 아버지 아스가르 마시(Asghar Masi)는 “가족이 그를 무척 자랑스러워한다. 하나님께서 아들에게 이러한 성과를 주신 데 대해 매우 감사드린다”며 “그는 신앙에 확고부동했고, 감옥에 수감된 날부터 성경을 읽고 정기적으로 기도했다. 그 외에는 공부에만 집중했다”고 전했다.
그는 “마시의 감옥 생활 동안 교육 및 기타 필요한 사항들을 지원해 준 파키스탄교회(Church of Pakistan) 아자드 마샬(Azad Marshall) 주교에게 감사하다. 또 최선을 다해 아들을 변호해 준 라자르 알라 라카에게도 감사하다. 그는 우리 가족의 든든한 기둥으로 남았고, 아들이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했다”고 했다.
이어 “아들이 곧 거짓 유죄 판결에서 풀려나기를 바란다. 시험 합격은 그의 석방에 대한 우리의 희망을 새롭게 했다. 이제 아들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을 보여 줬고, 주님께서 우리의 간청을 들어 주셨다고 믿는다”고 했다.
마샬 주교는 “마시의 학업적 성취는 회복의 상징이 됐으며, 파키스탄의 신성모독 방지법을 개혁해야 할 필요성을 드러냈다. 신앙·자유·정의라는 복잡한 문제와 씨름하는 국가에서 이 청년의 이야기는 불굴의 인간 정신에 대한 증거로 자리잡고 있다. 그는 모든 역경에도 불구하고 소망의 등대가 돼, 자신을 침묵시키려는 바로 그 체계에 도전했다”고 했다.
한편 파키스탄은 오픈도어가 발표한 2024년 기독교 박해국 순위에서 전년과 마찬가지로 7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