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망명 신청자 여권 갱신 금지 철회… 기독교인들 안도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Hamid Roshaan/ Unsplash.com

ⓒHamid Roshaan/ Unsplash.com

파키스탄 정부가 해외에서 망명을 요청하는 시민들의 여권 발급 재개 결정을 내리자, 박해로 나라를 떠났던 파키스탄 기독교인들이 안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파키스탄 모신 나크비(Mohsin Naqvi) 내무부 장관은 지난 6월 5일(이하 현지시각) 파키스탄 외교 사절단에 “망명을 신청했거나 이미 망명한 시민에게 여권을 발급·갱신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 같은 결정은 종교적·정치적 박해로 인한 난민들에게 큰 우려를 불러일으켰으며, 많은 시민들은 기본적 인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파키스탄 이샤크 다르(Ishaq Dar) 외무부 장관은 22일 “해외에 거주하지만 여권이 취소됐거나 만료된 파키스탄 망명 신청자들에게 여권 발급을 재개하기로 했다”며 “이는 신청 후 60일 이내에 발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펀자브주 의회의 기독 의원인 에자즈 알람 오거스틴(Ejaz Alam Augustine)은 CDI-MSN과의 인터뷰에서 “6월 5일 정부가 내린 결정은 파키스탄에서 온 기독교 망명 신청자들에게 엄청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며 “정부가 해당 결정을 번복한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신성모독법 남용과 관련한 국민의 진정한 우려를 해결해 소수 공동체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는 두려움의 주요 원인이며, 사람들을 파키스탄에서 떠나게 한다”고 했다.

‘평등을 위한 운동’(Rawadari Tehreek)의 샘슨 살라마트(Samson Salamat) 의장은 “망명 신청자에 대한 여권 발급 금지는 모든 사람이 다른 나라에서 박해를 피해 망명을 요청하고 누릴 권리가 있다고 명시한 세계인권선언을 위반한다”고 지적했다.

살라마트 의장은 “국제사회와 인권기구가 이 문제를 제기해 파키스탄 정부가 이 비논리적인 결정을 재검토하도록 촉구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파키스탄교회(Church of Pakistan) 회장인 아자드 마샬(Azad Marshall) 주교는 “여권 금지 정책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마샬 주교는 “교회는 이 결정에 반대했고, 우리는 정부에 이와 관련된 우려를 전달했다. 파키스탄 사람들은 신앙과 관계없이, 불안을 느끼거나 박해를 받을 경우 다른 나라로 도피한다. 정부의 조치는 그런 이들에게 집도 국적도 없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파키스탄에서 온 수백 명의 박해받는 기독교인 가족들이 태국,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등 다른 나라에 수년간 난민으로 머물며 서방으로 이주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가족이나 개인의 이 같은 재정착 과정은 매우 느리고, 많은 기독교인이 이를 통과하지 못해 파키스탄으로 돌아갔다. 정부가 정책을 고수하기로 했다면, 그런 기독교인들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것”이라고 했다.

스리랑카의 유엔난민고등판무관사무소에 따르면, 스리랑카는 파키스탄 난민 311명과 망명 신청자 180명을 수용하고 있으며, 그 중 30명은 기독교인이다.

다양한 출처에 따르면, 태국에서 약 400명의 파키스탄 기독교인 가족이 망명을 신청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에도 비슷한 수의 망명 신청자들이 있다.

파키스탄 여권은 전 세계 199개국 여권의 순위를 매긴 헨리여권지수(HPI)에서 5년 연속 최하위권을 기록했으며, 227개 목적지 중 34개 목적지에만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파키스탄은 종교적 자유를 보장하지 못하고, 이슬람 강경파의 공격으로부터 소수 민족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꾸준히 비판해 왔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대도시의 사랑법 방영 철회 촉구

“CJ·티빙, 동성애 미화 <대도시의 사랑법> 철회해야”

학부모 단체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CJ그룹과 TVING(대표이사 최주희)에 “동성애 미화·조장하는 드라마 방영 계획을 즉각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자녀사랑학부모전국연합과 다음세대청년연합 등 전국 119개 시민·학부모 단체들은 14일 서울시 중구 CJ그룹 본사…

썸네일 송지은 박위

박위-송지은, 축복 속 결혼… “작은 교회로 살아가겠다”

박위, 힘든 시기 새벽예배서 송지은 만나 “좌절하지 않을 수 있던 이유, 하나님” 송지은 “하나님 안에서 삶의 이유 찾아” 조정민 목사 “이 시대 참된 희망, 감동” 시크릿 출신 송지은과 유튜브 크리에이터 박위가 최근 하나님 앞에 서약하고 부부가 됐다. …

수기총 10.27 연합예배 참석 결의

수기총, 10.27 연합예배 참여하기로… “100만 모이면 대세 역전”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김선규 목사, 사무총장 박종호 목사, 이하 수기총)가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적극 참여를 결의했다. 수기총은 15일 오전 11시 군포제일교회(담임 권태진 목사) 예루살렘예배당에서 ‘10.27 악법 저지를 위한 …

바이블 시네마 출판기념회

“기독교, 2천년간 계속된 공격에도 흥왕 비결은…”

기독교 위협하는 현대 4대 요인 회의·상대·계몽주의, 포스트모던 말씀 듣지 못하게 미혹한 공통점 신본주의와 인본주의의 사상전 인본주의, 다양한 색깔로 유혹해 야성 잃어버린 ‘순한 맛 한국교회’ 하나님 선물 ‘절대적 무기’ 필요 기독교 사상전사 …

연합 금식기도성회

10.27 앞두고 7끼 금식기도… “이 전쟁 반드시 이겨야”

‘차별금지법 통과 이후’ 생각 않아… 무조건 막는다 우리가 땀 흘리지 않으면 자식들은 피 흘리게 될 것 동성애 반대 위해 몇십만 몇백만 모이는 나라 없어 시대 분별하고 주님 편에 서, 골든타임 놓치지 말길 10월 27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는 ‘한국교…

기장

기장 목회자들도 ‘10.27 연합예배’ 참여 선언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목회자·평신도 모임인 ‘동성애·동성혼 반대 대책위원회(위원장 김창환 목사)’가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동참을 선언했다. 위원장 김창환 목사는 지난 15일 “기독교 안에서 진리를 훼손하는 무리들로 인해 안타까…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