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고법 “성전환 여학생 ‘소녀’라 부른 교사 해임 정당”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교사 측 “종교 자유에 대한 부당한 간섭”… 사과 거부

▲영국 기독교 수학 교사 조슈아 서트클리프. ⓒ기독교법률센터
▲영국 기독교 수학 교사 조슈아 서트클리프. ⓒ기독교법률센터

영국의 고등법원은 지난 7월 25일 한 트랜스젠더 여학생에게 ‘소년’이라는 대명사 사용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기독교인 교사에 대한 자격 정지 명령을 지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옥스퍼드의 처웰학교(Cherwell School)에서 수학 교사로 근무 중이던 조슈아 서트클리프(Joshua Sutcliffe·34)는 지난 2017년 ‘자신을 소년이라고 밝힌 한 소녀’를 포함한 학생들에게 “잘했어, 소녀들”(Well done, girls)라고 말했다가 해고당했다.

서트클리프 역시 학교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고 법정 밖에서 합의했으나, 교육규제당국(TRA)으로부터 최소 2년의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2013년 5월 제정된 이 정지 처분은 ‘직업에 불명예를 끼친’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법원은 “교육적 환경에서 각 학생의 복지를 보존하기 위해 학생의 정체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해당 판사는 “교사의 신앙과 신념에 관계없이 트랜스젠더 학생들에게는 강요된 표현(compelled speech)이 사용돼야 한다. 성전환 학생의 성별을 잘못 표현하는 것이 불법이 아니라고 해서 그것이 교사에게 적절한 행동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영국의 보수당 정부는 2023년 학교에 대한 트랜스젠더 지침 초안을 발표했다. 해당 지침은 교사가 생물학적 성별과 상반되는 ‘선호하는 대명사’를 사용함으로써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판사는 해당 지침을 언급하면서도 “기독교 신앙에 근거한 서트클리프의 양심이, 스스로를 소년으로 규정한 소녀를 ’그녀’로 부른 것을 정당화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에 그의 변호를 맡고 있는 영국 크리스천컨선(Christian Concern)은 성명을 내고 “금지 조치는 그의 표현 및 종교 자유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라고 비판했다. 또 “TRA의 조사 결과는 ‘왜곡된’ 것이며, 실질적인 증거가 부족하다. 법원은 전문적 행위에 대한 수용할 수 없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금지 조치를 확정했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판결이 내려진 후, 서트클리프는 법적 싸움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해당 판결은 교사들이 아무런 처벌 없이 자신의 신념을 표현할 자유를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이슬람·동성애·포르노·낙태 반대를 포함한 기독교 신앙을 공개적으로 밝힌 서트클리프는 “학교에서 기독교 신앙을 표현하려고 한 이후로 낙인 찍힌 사람이 됐다”면서 “이 판결로 모든 교사는 교실에서 신앙과 견해를 공유하면 위험에 처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긍정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해롭다고 믿는다. 또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거부한 데 대해 사과를 거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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