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폭동’ 이어진 英… 교계 지도자들 “무질서 종식 협력을”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성공회와 가톨릭 수장 등 공동성명

▲시위 현장에서 불에 타고 있는 경찰 버스. ⓒ유튜브/ France24

▲시위 현장에서 불에 타고 있는 경찰 버스. ⓒ유튜브/ France24

영국에서 며칠 동안 폭동이 이어지면서 기독교계 지도자들이 인종차별, 분열, 무질서의 종식을 위해 교회와 지역사회에 협력할 것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영국성공회 캔터베리대주교와 영국 및 웨일스 가톨릭교회의 수장 등 영국교회연합(Churches Together in England) 대표자들은 성명을 통해 “(영국에는) 이민과 관련해 깊고 우려스러운 불안이 존재한다”면서도 “이번에 발생한 무질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거리에서 폭력적이고 인종차별적인 공격과 위협을 목격했다. 모스크가 공격을 받았고, 망명을 요청하는 이들을 수용한 호텔이 불타고, 개인들이 피부색 때문에 공격을 받았다. 인종차별은 우리 거리나 사회에 있어선 안 되며, 지역사회나 온라인에서 조장돼서도 안 된다”고 했다.

또 “경찰은 거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의 폭력적인 무질서와 폭동에 직면했다”며 “위험을 무릅쓰고 시민들의 보호에 나선 비상구조대원들과 모두의 유익을 위해 희생적으로 정리 작업을 도와 준 시민들에게 감사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역사회를 지원하고 거룩한 곳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전국의 많은 지역교회들의 활동도 치하했다.

아울러 “이 폭력적인 혼란을 종식시키고 평화를 회복하며 우리나라를 치유하기 위해 모두 힘을 모으자”고 했다.

영국교회연합은 캔터베리 대주교 저스틴 웰비, 웨스트민스터 대주교 빈센트 니콜스, 자유 교회 그룹의 감독관, 영국 루터교회의 수장 헬렌 캐머런 목사, 영국 루터교회의 수장 폴리나 흐와비츠카-트로트만 주교, 영국 예언의 하나님의 교회 국가 감독관 테드로이 파웰 주교, 그리고 에큐메니칼 총대주교(티아테이라 교구와 영국) 니키타스로 구성돼 있다.

폭동 사건과 관련해 이미 3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기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이는 우리의 신속한 조치다. 거리나 온라인에서 폭력적인 무질서를 유발할 경우 법적인 처벌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폭동의 빌미가 된 사건은 지난달 29일 영국 머지사이드주 리버풀의 해안마을 사우스포트에 자리한 어린이 댄스 교실에서 발생했다.

당시 19세 소년이 휘두른 칼에 6~9세 어린이 3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는데, 현장에서 체포된 피의자가 이슬람 이민자이며 범행 당시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를 외쳤다는 잘못된 정보가 온라인을 타고 빠르게 확산했다.

사건 초기 경찰은 18세 미만 피의자의 신상 공개를 금지하는 법률에 따라, 현행범으로 체포된 소년이 이민자가 아닌 웨일스 태생이라고만 밝혔다. 그러자 극우단체를 중심으로 경찰이 이민자를 감싸고 있다는 음모론이 제기됐고, 지난 1일 리버풀 법원은 예외적으로 소년의 이름을 공개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럼에도 폭력집회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고, 2011년 런던에서 20대 흑인 남성이 경찰 총격으로 사망한 것을 계기로 발생한 폭동 이후 13년 만에 최악의 폭동으로 비화했다.

이번 폭동으로 전날까지 영국 전역에서 428명이 체포됐으며, 이 중 140여 명이 기소됐다. 이날 사우스포트와 리버풀 법원에선 이번 폭동과 관련한 첫 재판이 열렸는데, 폭동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3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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