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복음주의 단체 “정신질환자 안락사 합법화 반대”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생명의 가치 떨어뜨리고 학대 만연” 우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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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한 복음주의 단체가 2016년 이후부터 수천 건의 합법적 조력 자살을 목격하고, 더욱 확대될 위기에 처한 안락사 법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소위 ‘의학적 사망 지원’(MAiD)은 환자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생을 마감하도록 지원하는 것으로, 캐나다 정부는 이러한 안락사 시나리오를 계속 진행하기 위해서는 ‘매우 구체적인 상황과 규칙’을 충족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캐나다 연방법은 안락사를 위해서는 해당 환자가 “특정 자격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의사가 먼저 특정 보호 조치를 충족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의 개요 지침은 “의사만 평가를 실시하며 의학적 지원 사망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정부에서 사망을 유발하는 물질을 투여받거나 해당 약물을 처방받아 직접 투여하는 것이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캐나다복음주의협회(EFC)는 7월 말 MAiD와 관련된 성명을 내고, 이것이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앞서 “안락사는 인간의 생명을 근본적으로 평가절하하고 자살을 정상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EFC가 특히 우려하는 것은 오는 2027년 3월에 발효될 예정인, 정신질환자들을 위한 안락사 합법화 움직임이다.

캐나다에서 안락사는 2016년에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합법화됐고, 2021년에는 말기 질환뿐 아니라 불치병을 지닌 환자로 대상을 확대됐으며, 아직까지는 정신 건강 문제만 있는 사람은 그에 포함되지 않았다.

EFC는 “절망과 상황은 바뀔 수 없다는 신념”이 정신적 문제로 나열돼 있다. 캐나다인들에게는 적절한 정신 건강 관리도 적시에 저렴한 방식으로 제공되지 않으며, 자살에 대한 욕구와 MAiD 요청을 구별할 명확한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에 따르면, 캐나다에서는 매일 약 12명이 자살한다. 이는 스테티스타(Statista)가 보여 주는 수치인, 2022년에 의학적 사망 지원으로 인한 사망 13,241건과 비교되는데, 이는 2019년의 5,665건에서 크게 증가했다. 2024년 5월 스테티스타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이들 중 약 86%가 의미 있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고 59%는 통증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했다.

EFC에 따르면, MAiD를 택하는 이유는 합리적인 선택으로 죽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위한 적절한 지원이나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EFC는 퀘벡의 사지마비 남성이 병원 응급실에 며칠 누워 있다가 끔찍한 욕창을 앓고 MAiD로 사망한 사건을 제시했다. 한 사회복지사는 “그것은 그의 선택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선택의 여지가 없고 치료도 받지 못해, 죽음에 대한 의료 지원을 요청했다.

EFC는 또 장애인에게 생명을 끝내라는 압력을 가하는 것에 주목한다. 히더 핸콕(Heather Hancock)의 사례가 그 예다. 경직성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그녀는 안락사예방협회(Euthansia Prevention Coalition) 블로그에 “임신 25주째에 태어났지만 98%의 생존 확률로 살아남은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한다”는 고백을 남겼다.

앞서 빅토리아주 빅토리아종합병원의 한 의사가 MAiD를 고려해 보라고 제안했을 때, 그녀는 심한 통증과 피로를 겪었다고. 그녀는 “의사의 눈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내게 생명을 주셨고 그분만이 내 날 수를 아신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병원에서도 간호사가 ‘옳은 일을 하라. MAiD를 고려해 보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사건에서 캘거리의 한 판사는 아버지와 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7세 여성의 MAiD 요청을 지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그녀는 자폐증과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를 앓고 있다. 콜린 피즈비(Colin Feasby) 판사는 아버지에게 “딸에게 생명의 가치를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으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살 것인지 죽을 것인지 선택할 권리는 그녀에게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보도에 따르면, 그녀의 아버지는 곧바로 항소했으나, 딸이 14일 동안 먹고 마시기를 중단하자 결국 반대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EFC는 “국가적 자살 예방 행동 계획이 있는 국가에서 장애인을 위한 MAiD를 촉진하는 데 있어서 차별이 내재돼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EFC는 MAiD의 주관적 기준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EFC는 “우리가 자격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던 캐나다인이 MAiD로 삶을 마감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자격을 갖추게 하는 ‘심각한 질병’은 무엇인가? 캐나다 정부는 청력 상실과 시력 상실을 기저 자격 조건으로 나열한다. 어떤 사람의 죽음이 ‘합리적으로 예측 가능한’ 때, 즉 보호 조치가 덜 적용되고 지체 없이 생명을 끝낼 수 있는 때는 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환자들과 의사들이 MAiD를 허용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성역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EFC는 “현재 의료진은 환자들에게, 심지어 그들이 거부한 후에도, 수 차례 MAiD를 허락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동시에 MAiD에 반대하는 의사들과 간호사들은 자신들의 생명에 대한 신념의 권리를 직업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사각지대를 찾고 있다. 예를 들어,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 위치한 한 가톨릭 병원은 자궁경부암 4기 여성의 병원 내 조력 자살 요청을 거부했다가 소송을 당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MAiD를 제안하는 사람들이 돼서는 안 된다고 굳게 믿는다. 그러나 의사들은 자격이 있고,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환자들에게 MAiD를 꺼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러나 모든 캐나다인들은 그들의 삶을 끝내라는 압박이 아닌, 높은 수준의 완화 치료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것은 무거운 주제다. MAiD의 실행과 이용은 생명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절망을 조장한다. 학대의 위험이 만연하다. 그리고 우리는 학대가 일어나고 있는 징후를 본다. 그러나 우리는 구주 하나님에 대한 희망과 신뢰로 이러한 문제들을 다룰 수 있다. 그분은 우리에게 생명의 선물을 주시고 우리의 시대에 의미를 주시는 분이시다. 또 억압받는 이들을 돌보고 이웃을 사랑하라고 부르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성경은 우리에게 나라의 안녕을 추구하라고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취약한 환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적절한 경우 그들의 치료를 도우며, 캐나다 법의 변화를 위한 캠페인을 지원하라”고 권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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