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과 박해로 고통받는 미얀마 카친족에 관심과 사랑을”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인터뷰] 한국아세아친선협회 백성기 상임대표

땅끝과 같은 복음의 불모지 미얀마
카친족의 복음화는 하나님의 섭리
교육·의료선교에 하나의 큰 뜻 있어
카친기독병원, 신앙 전진기지 되길

▲백성기 상임대표.  ⓒ강혜진 기자
▲백성기 상임대표. ⓒ강혜진 기자

한국아세안친선협회(KAFA·이사장 홍정길 목사)가 미얀마 소수민족인 카친족을 위한 기독병원 건립 모금을 진행 중이다. KAFA는 병원을 건립하고 현지 교단과 협력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바탕으로 한 지역 경제 활성화, 지역사회 자립과 발전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KAFA 백성기 상임대표는 “미얀마는 복음의 돌파가 쉽게 일어나지 않는 땅끝과 같은 곳인데, 그곳에 복음화된 카친족이 있는 것은 하나님의 섭리다. 이들을 돕는 것에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믿는다. 한국은 선교대국이고 큰 열매를 맺을 수 있는데, 미얀마가 그러한 곳 중 한 곳이라고 생각한다”며 “미얀마 지역의 복음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카친족들이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한국의 크리스천들이 그들에게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했다.

백성기 상임대표는 1986년 포항공대 설립 멤버 중 한 명으로, 28년간 신소재공학과 교수 및 명예교수로 활동하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포항공대 5대 총장을 역임하고 2014년 퇴임한 교육자다. 이후 교육선교와 의료선교에 대한 비전을 품고 미얀마 카친족을 섬기고 있다. 다음은 백성기 상임대표와의 일문일답.

-미얀마 카친족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불교 국가인 미얀마는 1813년 미국의 첫 선교사인 아도니람 저드슨에 의해 복음을 처음 받아들였다. 미얀마에는 주종족인 버마족 외에 카렌족, 샨족, 카친족 등 135개 소수민족이 있는데 1882년 카친족에서 7명의 침례교인이 나온 이후 꾸준히 복음이 확장됐고, 1962년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후에는 군부 독재 세력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벌여 왔다.

권력을 장악한 군부는 1966년 모든 선교사를 추방하고 학교와 병원 재산을 몰수하는 등 본격적으로 기독교를 탄압했다. 이에 카친족은 카친독립군을 결성하고 독립전쟁을 일으켜, 고산지를 점령한 후 현재까지 대치 중이다. 2016년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민주연맹이 정권을 잡아 민주화가 진행되던 중, 2021년 제3차 군부 쿠데타 이후 다시 군부가 정부 조직을 장악하고 있다.

카친족을 포함한 기독교도와 아웅산 수지 여사를 지지하는 불교도들이 힘을 합해 군부에 저항하고 있으며, 극우 불교도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미얀마인들이 민주화 투쟁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과정에서 수만 명이 희생당하고 이미 3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하고 있으며, 카친족의 경우만 하더라도 200여 개 난민캠프에 20만 명 이상의 난민이 열악한 환경에서 온갖 위험에 노출돼 있다.”

-카친족 기독병원에 대한 소개와 설립 배경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카친족이 주로 거주하는 북부 카친주 수도 미치나에는 미얀마 종교부 산하 카친신학대(KTCS)가 존재한다. 2017년부터 이들의 요청에 따라 한글교육과정을 설치하고, 1년 동안 교육한 후 토픽 3급 이상이 되는 학생들을 한국대학으로 유학 보내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곳 학생들은 신앙적으로 잘 준비된, 미얀마 교회와 사회의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중요한 자원들이기에, 가능하면 현지에 대학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이들을 미래 지도자로 양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다.

또 지난 수년간 의료선교단체인 LAMP 메디컬에이드는 미얀마 현지에서 의료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카친족 난민들 사이에서도 많은 희생자들이 발생하게 됨에 따라 500여 카친교회가 연합한 카친침례교단(KBC)에서는 이들 환자들에게 1차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왔는데, 내전이 확산되면서 정밀 진단뿐 아니라 수술 등 2차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원 건립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 됐다. KBC가 병원건립에 도움을 요청해 와, 미얀마를 돕기 위한 뜻을 같이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설립된 KAFA에서는 LAMP 메디컬에이드와 밀알복지재단과 협력해 60여 개 병상을 갖춘 종합병원 건설을 위한 모금을 시작하게 되었다. 교육선교와 의료선교를 동시에 하게 된 셈이다.”

-현재 모금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3년 동안 30억을 목표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총건립비의 50%는 카친족이 자체 모금을 통해 마련하고 있으며, 남서울은혜교회가 부활절 특별헌금을, 밀알복지재단이 밀알콘서트를 개최해 수익금 중 상당 부분을 지원해 줬다. 모금액은 우선 필요한 정밀 진단 및 수술에 필요한 의료 장비를 구입하고 운영하는 것, 그리고 현지 의료인을 교육하고 한국의 의료진이 온라인 진료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가는 것에 활용할 계획이다. 한국교회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지난 5월 카친기독병원 건설 현장 방문 시 카친침례교단 건설 책임자와 함께 한 백성기 상임대표(왼쪽에서 두 번째). ⓒKAFA 제공
▲지난 5월 카친기독병원 건설 현장 방문 시 카친침례교단 건설 책임자와 함께 한 백성기 상임대표(왼쪽에서 두 번째). ⓒKAFA 제공

-실제로 병원 건축은 어느 정도까지 진행 중인지?

“병원은 금년 12월 정도에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외부 공사가 90% 정도 완성됐다. 그러나 최근 불안한 정세로 환율과 자재비가 3배 이상 급등해 내부 설비와 CT, X-레이, MRI, 초음파 등 의료장비 설치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는 발전기를 가동해 물, 전기가 공급되고 있다.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정신과, 피부과, 안과, 치과 등 여러 진료과를 운영할 계획이다.”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미얀마가 가진 잠재력은 정말 크다. 미얀마는 국토 면적이 남북한의 2.5배이고, 전략적 요충지이다. 자원 부국이며, 세계에서 쌀을 가장 많이 생산할 수 있는 나라다. 미얀마인은 국민성이 매우 온순하며, 불교의 영향을 받아 삶에서 절제하고 남을 돕는 문화가 생활화돼 있다. 특히 카친족은 90% 이상이 기독교인으로, 신앙적으로도 매우 순수하며 성경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역사적인 이유로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신앙을 잘 지켜서, 하나님께 끊임없이 기도하며 선한 싸움을 이어가는 기도의 민족이기도 하다.

특히 미얀마는 복음의 돌파가 쉽게 일어나지 않는 땅끝과 같은 곳인데, 그곳에 복음화된 카친족이 있는 것은 하나님의 섭리라고 생각한다. 이들을 돕는 것에 하나님의 뜻이 있다. 한국은 선교대국이고 큰 열매를 맺을 수 있는데, 미얀마가 그러한 곳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병원 건립이 현지에 기독교 지도자를 세우는 일로 이어지고, 미얀마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신앙의 전진기지 역할을 감당하도록 한국교회가 도와 줬으면 한다.”

캠페인 홈페이지: www.kachin-kaf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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