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1,000번 넘게 간증 집회를 했어요. 지난 8월에만 30번을 했는데 저의 발이 돼 주는 차량이 매달 1만㎞를 달리며 전국 곳곳을 찾아갑니다. 힘이 드냐고요? 오히려 힘이 됩니다.”
찬양사역자로 12년을 살아온 김지선(활동명 지선) 전도사에게 무대는 에너지를 쏟아내는 공간인 동시에 에너지를 얻는 공간이다. 그녀는 자신의 찬양과 이야기를 듣고 반응하는 이들에게서 힘을 얻기 때문이다.
꿈이있는교회(담임 김용희 목사)는 최근 주일 오전예배의 문턱을 과감히 낮춰서 성도들과 이웃들이 함께하는 찬양예배로 드렸다. 이 자리에서 김 전도사는 참석자들에게 자신의 삶과 신앙, 노래를 들려 줬다.
김 전도사가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힘은, 혼신을 다하는 공연과 역경을 딛고 일어선 인생 스토리가 홑실과 날실이 되어 무대 위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녀의 삶은 ‘고난이라 쓰고 축복이라 읽게 된 여정’으로 축약할 수 있다. 생기 넘치는 표정과 재치 있는 입담 이면에는 쉬이 가늠할 수 없을 상처와 아픔들이 있었다.
“아버지의 학대가 이어지면서 15세 때 어머니가 집을 나가셨고, 두살 터울의 남동생과 지방에 있는 큰아버지 댁에 얹혀 살게 됐어요. 학교생활은 왕따와 학교 폭력으로 얼룩졌고, 영양실조에 신경성 위염과 장염을 달고 살면서 베개에 눈물 마를 날이 없었죠. 그저 큰집에서 벗어나는 게 소원이었어요.”
암흑 같던 일상에 한 줄기 빛이 돼준 건 평소 그녀를 눈여겨 보던 음악 교사였다. 그 교사는 친분이 있던 교회 사모에게 김 전도사를 소개했고, 음악에 재능을 보이던 그에게 무료로 성악 레슨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 줬다. 성악을 전공하는 대학생이 된 후엔 교수들의 도움으로 독일 베를린으로 유학도 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녀는 유학의 기회를 스스로 내려놨다. 김 전도사는 “우울함으로 가득했던 지난날을 돌아보니 ‘감사’란 단어가 떠올랐고, 지금의 삶에 감사를 더 담아내기 위해선 낯선 곳에서의 도전보다 이 땅에서 은혜 갚는 길을 택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고민 끝에 개인의 유익보다 감사를 택한 그녀에겐 꿈에 그리던 대전시립합창단 입단, 신앙 안에서 만난 배우자와의 결혼 등 더 큰 축복이 잇따랐다. 김 전도사는 “대전시립합창단에 입단해 돈을 벌면서 음악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것만도 기적 같은 일이었는데, 당시 이례적으로 독일 출신 지휘자를 시립합창단에 초빙하게 됐다”면서 “독일 유학을 내려 놓았더니 하나님께서 독일 지휘자를 한국으로 보내 주시면서까지 음악적 재능을 발전시키신 셈”이라며 웃었다.
하나님을 갈망하며 사모하는 마음으로 40일 성경 필사에 나섰던 2011년 가을, 또 다른 시련이 찾아 왔다. 첫째 아이의 생명을 앗아갈 뻔한 감전 사고였다.
“둘째 아이를 씻기는 동안 아들이 온몸에 물이 묻은 채로 젓가락 두 개를 콘센트에 넣은 것이었어요. 119 구조대원이 ‘살아난 게 기적’이라고 할 만큼 큰 사고였고, 대수술을 세 번이나 했죠.”
220볼트의 전기가 관통한 아이의 몸엔 ‘신경과 관절이 끊기고 장기가 대부분 손상됐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병원으로 옮겨진 후 3일 동안 시커멓게 변한 피부 조직을 떼어내고 소독만 하는데도 극심한 고통을 겪어야 했다. 엄마로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함께 울며 기도해 주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김 전도사는 절망 대신 “하나님을 끝까지 믿는 자에게는 성경 어디에도 고난이 저주라고 한 적이 없다”는 말씀을 붙들었다. 그는 “성경을 필사하며 고난 가운데 진짜 축복을 써가시는 하나님을 만나길 소원했던 기도가 이뤄졌던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퇴원하던 날 손가락 하나 간신히 움직일 수 있었던 아이는 어엿한 중학생이 되어 김 전도사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찬양 사역자이자 세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는 그에겐 뮤지컬 음악감독, 찬양인도학과 교수, 클래식 해설자, 합창단 지휘자 등 다양한 직함이 따라 붙는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자, 그가 들려준 삶의 여정이 엿보이는 대답이 돌아 왔다.
“제가 세운 계획은 무엇 하나 제대로 이뤄진 게 없어요. 그래서 하나님의 계획대로 끌려가는 게 삶의 목표예요. 계획 없이 사는 게 계획인 셈이죠(웃음).”
한편 목동에서 20년의 사역을 마치고 인천광역시 남동구 만수동에 건축을 한 꿈이있는교회는 지난 2년 동안 괄목할 성장을 이뤘다. 목동에 10개의 사업장, 만수동에 5개의 개인 사업장이 늘었고, 12가정이 새롭게 전도되는 등, 하나님께서 큰 부흥을 주셨다.
교회측은 “이번 지선 전도사 초청 찬양예배는 2년 전부터 일정을 잡아서 기도하면서 준비한 것으로, 2024년 여름 사역의 대미를 장식했다. ‘나누고! 섬기고! 함께가고!’ 꿈이있는교회 ‘3GO사역’처럼 늘 지역주민 곁에서 행복한 삶을 함께하고픈 담임목사님의 목회철학에 따라 그동안 35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여름에도 교회 앞에 냉장고, 냉동고, 사랑의 쌀독을 설치해 택배기사나 우체부들에게 시원한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교회 근방 만수산에 오르는 등산객들에게 시원한 생수를 제공함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그 외에도 의류, 신발, 의약품 등 생필품과 반찬 등을 나누면서 나누고 섬기는, 그리고 함께 가는 동행을 지역주민들과 함께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희 담임목사는 “‘하나님께 큰 일을 기대하고, 하나님의 큰 일을 시도하라!’는 윌리엄 캐리의 말을 늘 사랑하는 성도들에게 외치고 있으며, 지금도 교회만이 이 땅의 소망이고 대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