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전당대회장 인근에 ‘낙태 버스’ 등장해 논란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정관 수술 및 약물 통한 낙태 시술 제공

▲이동식 낙태 시술소.  ⓒCBS 모닝/ 유튜브 영상 캡쳐

▲이동식 낙태 시술소. ⓒCBS 모닝/ 유튜브 영상 캡쳐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진행 중인 민주당 전당대회 행사장 주변에 이른바 ‘낙태 버스’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최대 낙태 서비스 기관인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이 전당대회 기간 약물을 통한 낙태와 무료 정관수술 등을 제공하는 ‘이동식 건강 클리닉’을 행사장 근처에 설치한 것이다.

해당 클리닉은 이동식 버스 형태로, 내부에는 정관 수술과 약물을 통한 낙태가 가능한 진료실이 설치돼 있다. 가족계획연맹은 이동식 낙태 시술소를 설치하기 전부터 온라인을 통해 예약을 받았다.

이 단체의 최고의료책임자인 콜린 맥니콜라스 박사는 “(이동식 낙태 시술소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맞아 일리노이를 찾는 전 국민에게 좋은 정책과 나쁜 정책의 영향이 무엇인지 보여 주는 것으로, 의료 서비스 제공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실질적인 낙태가 가능한 이동식 시술소가 전당대회장 인근에 설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친생명 운동가 및 보수주의자들로부터 거센 비판이 일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친생명 단체인 ‘수잔 B. 앤서니 프로라이프 아메리카’(Susan B. Anthony Pro-Life America, SBA)는 성명을 내고 민주당 전당대회를 ‘낙태 전당대회’라고 비난했다.

마조리 다넨펠서(Marjorie Dannenfelser) SBA 회장은 “민주당의 극단주의가 명백히 드러나는 전당대회”라며 “낙태는 ‘안전하게, 합법적으로, 드물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민주당의 시대는 끝났다. 오늘날의 민주당은 낙태를 강하게 지지하는 당으로 변모했다”고 지적했다.

한 여성은 소셜 미디어 X(구 트위터)에 “민주당 전당대회 행사장과 가까운 곳에서 무료 임신 중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사악한 짓”이라고, 자신을 보수층이라고 소개한 또 다른 여성은 “그곳은 문자 그대로 ‘피바다’일 뿐이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드러난 사악함”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의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은 자신의 X계정에 관련 사진을 공유하며 “가짜인 줄 알았는데 가짜가 아니었다. 이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고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엄마가 된다는 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 생명을 선택하라”고 했다.

일부 낙태 반대 시위자들은 이동식 낙태 시술소 밖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낙태 반대 단체인 ‘미국의 생명을 위한 학생들’의 크리스탄 호킨스 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는 민주당이 ‘죽음의 정당’임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전당대회장에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해 자궁에 삽입하는 피임장치(IUD) 모양의 거대한 풍선도 전시되고 있다. 또 일부 여성들은 낙태약으로 분장한 채 거리를 행진하며 낙태 찬성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지난 3월 현직 대통령이나 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미네소타주에 있는 가족계획연맹 낙태 시술소에 방문한 카멀라 해리스는 낙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는 여성을 신뢰하는 국가가 돼야 한다. 개인의 신체 결정권에 있어 관련 공격은 터무니없는 것”이라며 낙태 반대자들을 “극단주의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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