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망받은 에베소 교회, 칭찬받은 서머나 교회… 직접 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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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126] 제3차 전도여행(13) 서머나(3)

튀르키예 경제 사정 많이 어려워져
환전하러 가니 환대, 마음씨는 따뜻
넉넉하지만 인본적 에베소 교회보다
부족하지만 신본주의 서머나 교회로

▲이즈미르(서머나) 시내 중심과 튀르키예의 국부(國父) 아타튀르크 기마상.

▲이즈미르(서머나) 시내 중심과 튀르키예의 국부(國父) 아타튀르크 기마상.

튀르키예(터키)는 지난 수십년 동안 경제가 어렵고 여기에 더해 대규모 지진이 반복돼 정치적·사회적으로도 불안정한 상태가 오랜 기간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불안한 사회상황을 대변하듯, 2016년 7월 15일 튀르키예 에르도안(Erdogan)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불만을 품은 군부가 중심이 되어 쿠데타가 일어났다. 그러나 쿠데타는 몇 시간 만에 실패했고, 2,800여 명의 군인이 체포되어 중형을 받았다. 그 후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에서 이슬람교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국내 경제가 어렵게 되자 튀르키예 화폐인 리라가 미국 달러에 대해 약세를 거듭하며 평가 절하되고 빈부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등 경제 회복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최근 코로나 때문에 수년 동안 관광객이 급감하여 튀르키예 외환보유고가 악화된 상태에서 2023년에는 리라화가 급격하게 폭락하자, 식료품이나 공업제품 등 모든 분야에서 물가가 급등했다. 이를 반영하듯 화폐 가치는 나날이 평가절하되고 있다.

필자가 이즈미르(서머나) 시내 환전상에 가서 미국 달러를 현지화로 환전하려 하자, 큰 금액이 아님에도 환전상 주인은 반갑게 필자를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고 자리를 권하면서 직원을 시켜 차를 가져와 대접했다.

▲이즈미르를 지키는 고대 요새.

▲이즈미르를 지키는 고대 요새.

필자는 여태까지 145개국을 여행하였으나 환전할 때 튀르키예처럼 여러 도시의 환전상이나 은행에서 환대를 받은 곳은 없다. 그만큼 튀르키예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이다.

그럼에도 필자가 느끼는 튀르키예 사람들은 마음씨가 따뜻하다. 시내에 있는 고대 유적지를 방문할 때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갖고 있는 현지 화폐가 부족해 필자와 집사람, 딸 3명의 입장권을 구입할 수 없어 2명분만 구입할 수 있었다.

현지 말을 못하는 필자가 매표소 여직원에게 손짓 발짓을 사용한 제스처로 2명 입장권으로 3명이 입장할 수 있도록 부탁하자, 마음씨 넉넉한 매표소 아주머니는 입장을 허락하여 주었다.

당시 경제 사정이 어려워서 그랬는지, 이즈미르 시내에서는 외국 관광객을 위한 시내 지도를 구하기도 어려웠다. 그러므로 필자는 시내 중심에 있는 힐튼 호텔에 들어가 호텔에서 투숙객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시내 지도 한 장을 얻어 시내를 돌아다녀야 했다.

▲이즈미르 요새에서 보이는 이즈미르 항구(좌측 중간).

▲이즈미르 요새에서 보이는 이즈미르 항구(좌측 중간).

요한계시록 2장 에베소 교회에 보낸 편지 내용 중 에베소 교회의 행위와 수고와 인내를 알고 악한 자들을 용납지 아니한 것과 자칭 사도라 하되 아닌 자들을 시험하여 그 거짓된 것을 드러낸 것과 인내하며 주님 이름을 위하여 견디고 게으르지 아니한 것을 주님은 칭찬하셨다. 그러나 주님은 에베소 교회가 처음 사랑을 버린 것을 책망하셨다. 그리고 에베소 교회에 회개하고 처음 행위를 가지라고 명령하셨다.

금년 6월 19일자 에베소에 대한 필자의 글(119회)에서 보듯, 에베소는 고대에 좋은 항구를 이용한 해상무역으로 엄청난 부를 쌓았고 학문이 발달하였으나, 물질이 풍부해지면서 향락에 빠져 퇴폐 문화가 생겨 결국은 죄악이 관영하여 망하는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그러므로 주님은 에베소 교회의 어떤 점에 대해서는 칭찬하셨지만 책망도 함께 하신 것이다.

에베소에 비해 고대의 서머나(이즈미르)는 항구도 뛰어나지 않아 에베소처럼 해상 무역으로 번영을 이루지 못하고 학문도 에베소처럼 발달하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서머나 교회는 재정적으로 부요하지 않아 궁핍하고 환난을 받았으나, 주님은 서머나 교회는 실상은 부요한 교회라고 칭찬하셨다.

그리고 서머나 교회를 훼방하는 자칭 유대인이라고 주장하는 자들은 실제는 유대인이 아니요 사단의 모임이라고 정의하셨다. 그리고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요한계시록 2장 10절 하반절)”고 격려해 주셨다.

▲이즈미르 시내의 고대 유적지. 서머나 교회와는 전혀 관계 없으며, 이즈미르에서 서머나 교회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이즈미르 시내의 고대 유적지. 서머나 교회와는 전혀 관계 없으며, 이즈미르에서 서머나 교회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주님이 에베소 교회와 서머나 교회를 비교해서 말씀하신 것은 오늘날의 교회도 에베소 교회와 서머나 교회의 범주 안에 들어간다는 것을 말씀해 주시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교인 수가 많고, 부자 교인이 많아 재정이 넉넉하고 예배당을 현대식으로 크게 짓고 목회자도 미소를 지으며 신문이나 언론에 자주 소개되지만 사실 하나님을 마음 다해 섬기는 교회가 아닌 에베소 교회같은 교회가 있는가 하면, 겉모습은 작아 별 것 아니게 모이나 그 속에는 목회자가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인본주의보다 신본주의를 앞세우는 성령충만한 서머나 교회 같은 교회가 있다는 것을 주님께서는 에베소 교회와 서머나 교회의 비교를 통하여 우리에게 보여주시고 계신다.

권주혁 장로
세계 145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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