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교인 29% “다니던 교회 문 닫으면, 예배 출석 않을 것”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내셔널처치트러스트, 2,667명 설문조사 결과

▲세인트 에이든의 뱀버러.  ⓒ내셔널처치스트러스트

▲세인트 에이든의 뱀버러. ⓒ내셔널처치스트러스트

영국의 새로운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독교인들 중 자신이 다니던 지역교회가 문을 닫아서 교회에 더 이상 다시 나가지 않는 사람이 2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셔널처치트러스트(National Churches Trust)가 영국 기독교인 2,6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지역교회가 문을 닫으면 그곳의 예배에 직접 참석했던 교인들 중 4분의 1(29%) 이상이 교회에 나오지 않게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직접 예배에 참석하는 교인 중 5분의 1(22%) 이상이 “교회가 문을 닫으면 다른 교회에 출석하고 싶지 않거나 출석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영국의 북동부(30%)와 북서부(31%) 교인들의 경우 이러한 응답자는 33%에 가까웠다.  

또 다른 7%는 “교회가 문을 닫으면 온라인으로 예배드리고 싶다”고, 비슷한 비율의 응답자는 “다른 교회에 출석할 수는 있지만 현재보다는 덜 출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65세 이상의 노인들의 경우 교회를 떠날 가능성이 가장 높았으며, 해당 연령대의 5분의 1(19%)만이 “현재처럼 자주 다닐 새로운 교회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18~24세의 경우도 4분의 1(28%)만이 “새로운 교회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내셔널처치트러스트의 정책 및 홍보 책임자인 에디 툴라시에비치는 “교회 폐쇄에 따른 영향은 여론조사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교회에 가는 사람의 수가 3분의 1로 줄었고, 혼자 사는 노인들이 많아졌다. 교회에 가는 것이 외로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므로 이들은 지역교회의 폐쇄나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했다.

툴라시에비치는 “지역교회를 계속 열어 두면 지역 주민들이 알고 사랑하는 건물에서 예배드릴 수 있다. 또 미래 세대를 위해 지역 유산을 살리고, 주민들이 푸드뱅크, 따뜻한 공간, 청소년 클럽과 같은 지원 서비스의 혜택을 계속 받을 수 있으며, 콘서트와 전시회와 같은 문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내셔널처치트러스트는 약 200만 파운드(약 35억 800만 원)의 기금으로 250개 이상의 긴급 교회 건축 및 수리 프로젝트를 지원해, 교회를 개방하고 72,000년 이상의 역사를 보호했다. 교회 수리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광범위한 건설 및 유산 부문에 가치 있는 전문 기술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동요크셔 사우스 홀더니스의 20개 시골 교구의 지역 수장이자 사제인 알리스데어 레어드 목사는 “교회 건물이 문을 닫으면, 특히 마을과 군 도시에서는, 여러 면에서 그 장소의 역사적 심장부를 대표해 오던 건물이 기독교 신앙을 공유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서 버려지게 된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우리 지역에서 1등급으로 등재된 버스트윅의 올세인츠 교회가 문을 닫았고, 많은 신도들은 지역의 역사적 교회를 잃은 것에 깊은 슬픔을 느꼈다. 술집, 가게, 학교, 그리고 마침내 교회가 모두 없어졌을 때 실제로 무엇이 남는가? 그것은 우리 자신, 우리의 가치관, 그리고 활기찬 사회의 책임감 있는 구성원이 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에 대해 뭐라고 말할 것인가?”라고 했다. 

이어 “전통적으로 사람들은 ‘자신들의 교회’에 매우 집중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마을에서는 더욱 그렇고, 그 이상으로 관여하는 것을 꺼린다. 좋은 소식은 이곳 사람들이 이웃 교회로 ‘길을 따라’ 가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점이다. 특히 운전하지 않는 사람들을 태워주는 곳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사람들이 새로운 교회에서 예배드리도록 돕는 것은 성직자와 다른 예배자들에게 환영받는다는 느낌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그것은 또한 공동체를 이루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 교구 교회는 공유 역사, 축하, 창의성, 희망의 거대하고 영광스러운 보물 창고다. 신앙과 신념에 관계없이 우리는 조상, 후손, 그리고 서로에게 그 보물을 인식하고 그것을 돌보고 가능한 한 많은 교회가 문을 열 수 있도록 돕는 데 공동의 책임이 있다”고 조언했다. 

영국에서는 활동하는 교회의 수가 급격히 감소해, 지난 10년 동안 3,500개 이상이 영구적으로 문을 닫았다. 국경 북쪽에서는 스코틀랜드교회가 교인 감소와 재정적 압박으로 인해 교회 중 약 40%를 매각하고 있다. 

내셔널처치트러스트는 “영국 전역에서 교회 폐쇄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수리 및 유지 관리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많은 교회 건물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900개가 넘는 교회가 ‘위험에 처한 영국의 역사적 유산’(Historic England Heritage At Risk Register)에 등록돼 있으며, 웨일스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오래된 교회와 예배당의 약 25%가 문을 닫았고, 비슷한 수의 교회와 예배당이 위기에 처해 있다. 

내셔널처치트러스트는 정부에 등록된 예배 장소에 대한 보조금 지급 기한을 종료 시점인 2025년 3월 이후로 연장해 어려움에 처한 교회를 지원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교회는 수리에 대한 부가세를 청구해 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내셔널처치트러스트의 최고경영자인 클레어 워커는 “많은 교회가 문을 닫는 것은 긴급 수리를 위한 자금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붕 수리비가 50만 파운드(약 8억 7,800만 원)가 넘을 수 있다”며 “영국성공회 교회의 수리비만 해도 최소 10억 파운드(약 1조 7,550억 원)가 넘으며, 연간 수리비는 1억 5천만 파운드(약 2,600억 원)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그는 “일부 교회는 현재 정부 보조금을 받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역사적 교회는 수리에 대한 부가세를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제도는 2025년 3월에 만료된다. 따라서 우리는 새 정부가 고든 브라운이 2002년에 처음 도입한 이 제도를 확대할 것을 촉구한다. 이를 통해 교회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비용의 20%를 청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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