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위협에 시달리는 멕시코 ‘침묵의 원’ 사역자들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고대 이교와 가톨릭 혼합된 문화 속 핍박… 한국 VOM, 기도 요청

▲멕시코의 ‘침묵의 원’ 지역은 고대 이교도 신앙과 로마가톨릭이 종교적으로 혼합된 ‘기독교 이교주의’라 불리는 강력한 문화를 지니고 있다.

▲멕시코의 ‘침묵의 원’ 지역은 고대 이교도 신앙과 로마가톨릭이 종교적으로 혼합된 ‘기독교 이교주의’라 불리는 강력한 문화를 지니고 있다.

멕시코 중부는 산업과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풍부한 지역이다. 이 지역은 비즈니스와 관광으로 주목받는 명소지만, 모든 사람이 이곳에서 따스한 환영을 받는 것은 아니다.

이 지역에서 20년 이상 사역해 온 한 교회 개척자는 “이곳에서는 기독교인들이 공격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개신교인을 가장 힘들게 하는 사람은 바로 가장 가까운 가족이다. 우리는 주민들이 기독교인들의 수도를 끊거나 아니면 겁을 주려고 그와 비슷한 행동을 하는 것을 봤다”고 했다.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 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이 지역은 ‘침묵의 원’(The Circle of Silence)이라 불린다. 이 ‘침묵의 원’은 멕시코 중부 8개 주 115개 카운티를 포함하는데, 이 지역은 고대 이교의 관습과 로마가톨릭이 종교적으로 혼합된 ‘기독교-이교주의’라고 불리는 강력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개신교 신자들, 특히 그 지역에서 복음을 전파하고자 하는 교회 개척자들이 정기적으로 박해에 직면하고 있다”고 했다. 

▲멕시코 중부 ‘침묵의 원’ 지역에서 사역하다 핍박에 직면한 교회 개척 사역자 엘레나와 마테오.

▲멕시코 중부 ‘침묵의 원’ 지역에서 사역하다 핍박에 직면한 교회 개척 사역자 엘레나와 마테오.

2020년, 마테오와 엘레나 부부는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 다섯 살 된 딸 사라를 데리고 ‘침묵의 원’ 지역으로 이사했다. 마테오와 엘레나처럼 ‘침묵의 원’ 지역에서 사역하는 사역자들은 가족들의 기본적인 필요를 공급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마테오는 한국 VOM과의 인터뷰에서 “처음 그 지역으로 이사했을 때, 집을 임대해 줄 사람도 찾을 수 없었고 일자리를 찾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일자리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고용주들이)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 그래서 ‘하나님, 하나님의 뜻대로 하고 싶어요. 그러나 가족을 부양하려면 일이 필요하다는 걸 주님도 아십니다’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2주 후, 대학 강사 자리를 제안받았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그러나 마테오가 개신교인이라는 소문이 퍼지자, 대학 관리자들은 그를 해고할 사유를 찾기 시작했다. 마테오의 페이스북 페이지, 이메일 계정, 은행 계좌는 모두 해킹당했고, 1년도 지나지 않아 그는 대학에서 해고당했다. 엘레나 역시 친구에게 성경적인 조언을 해주려다가 위협을 받았다”고 했다.

그녀에 따르면, 린다라는 친구는 엘레나에게 자주 개인적인 문제를 의논했고, 그때마다 엘레나는 그와 관련된 성경구절을 읽어 줬다. 계속 질문하면서 엘레나의 삶을 목격한 린다는 자신의 집에 있는 종교적 우상들과 그림들을 다 불태우기로 결심했다. 린다는 “나는 오직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겠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린다가 우상들을 불태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의 딸 카리나(Karina)는 집과 공공장소에서 엘레나에게 저주와 위협 등 언어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엘레나는 카리나를 위해 신실하게 기도했고, 이후로 이 두 사람은 친구가 됐다. 그러나 다른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가 모두 이런 식으로 변화되는 축복을 받은 것이 아니었다. 마테오와 엘레나가 전하는 복음 메시지 때문에 그 지역의 가톨릭 사제가 교구민들에게 그 부부를 ‘처리하라’고 지시했고, 마테오와 엘레나 부부도 한 친구를 통해 이런 사실을 한 친구를 통해 알게 되었다. 이는 사역자 부부를 괴롭히거나 더 나쁜 짓을 하라는 은밀한 명령이었다”고 했다.

거의 같은 시기에 주술을 행하기도 하고 마테오 부부의 성경공부에 참석하기도 했던 이웃이 그 부부의 은행 계좌를 해킹했다. 게다가 그 이웃은 마테오 부부에게 저주를 걸어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을 파탄내려 했고, 심지어 초를 켜고 이 부부의 집 문 앞에 피를 뿌리기도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마테오와 엘레나의 다섯 살 된 딸조차 핍박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두 사역자의 딸 사라는 선생님에게 공개적으로 창피를 당했고, 가족이 예수님을 믿는다는 이유로 같은 반 친구들에게 외면당했다”고 했다.

그러던 2022년 12월,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마테오와 엘레나가 현관문에서 쪽지를 발견했는데, 거기에는 “이것은 첫 번째 경고다. 당신과 아내, 둘 다 설교하지 말라”는 말이 적혀 있었고 ‘해골과 엇갈린 뼈’(해적선 깃발이나 독극물 용기에 사용되는 그림)로 서명이 돼 있었다. 다음날, 마테오와 엘레나의 자동차 타이어가 전부 다 찢겼다. 사흘 후, 타이어가 다시 찢겼다. 엘레나가 보안 카메라를 설치하자, 한 남자가 그것을 철거하라고 경고했다.

마테오는 “그 사람은 매우 공격적이었고, 장난을 치는 것이 아니라고 위협했다. 3주 후, 집에서 기도회를 하는 동안 오토바이를 탄 남자 두 명이 밖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엔진을 공회전시키며 굉음을 울려댔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혹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싶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괜찮아, 계속 기도해’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기도에 집중했다”고 했다.

마테오와 엘레나는 기도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다. 마테오는 “그 남자들이 우리를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딸들 때문에 두려웠다”고 했다. 엘레나의 딸들은 그 도시를 떠나는 것에 대해 고려했으나, 친구의 격려로 그곳에 남아 이웃에게 계속 복음을 전파하기로 했다. 마테오는 한국 VOM과의 인터뷰에서 “그럴 때면 하나님께서 ‘걱정하지 마, 내가 너와 함께 있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고 했다. 

마침내 마테오는 지역사회 내 가정들과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를 얻었다. 여전히 감시를 받는 마테오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할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마테오는 “그들이 제가 뭘 잘못하면 해고하려고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저도 알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제가 이 공동체 가운데 빛이 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적대감 때문에 어떤 때는 절망스럽기도 하지만, 마테오와 엘레나는 오직 그리스도께 집중하고 15명의 성도를 인도하고 있다. 엘레나는 “제 기도 제목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호해 주시고, 우리가 그 사람들에게 다가갈 기회를 얻는 것이다.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위해 기도해 달라. 이 마을을 떠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한국 VOM에서 멕시코 ‘침묵의 원’ 지역에서 사역하는 교회 개척자들을 지원하고 있다며 “교회 개척자들이 주유비를 내고 차를 계속 운행할 수 있게 지원하는 간단한 일조차도, 이 멕시코 교회 개척자들이 박해를 견뎌내고 그리스도를 위해 그곳 사람들에게 계속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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