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러 정교회 유관단체 금지하는 우크라 새 법안 우려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모스크바 인근 쿠빈카에 세워진 그리스도의 부활 교회. 원래 국군의 주교회로 설계됐다. ⓒ한국순교자의소리

▲모스크바 인근 쿠빈카에 세워진 그리스도의 부활 교회. 원래 국군의 주교회로 설계됐다. ⓒ한국순교자의소리

프란치스코 교황이 러시아정교회 유관단체를 금지하는 우크라이나의 새 법안에 대해 우려하며, 이를 종교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지적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교황은 8월 25일(이하 현지시각) 공식 발언에서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채택된 러시아정교회에 관한 법률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며 관련 입장을 밝혔다.

교황은 “저는 기도하는 사람들의 자유를 우려한다. 왜냐하면 진정으로 기도하는 사람들은 항상 모두를 위해 기도하기 때문이다. 기도하는 것은 악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이어 “누군가가 국민에게 악을 행하면 그는 유죄이지만, 기도한다고 해서 악을 행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기도하려는 이들이 자신들의 교회라고 생각하는 곳에서 기도하도록 부디 허락해 달라. 어떤 기독교 교회도 직·간접적으로 폐쇄되지 않도록 하라. 교회는 건드리지 말라”고 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4일 국가 안보 조치의 일환으로 러시아와 연계된 단체를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우크라이나정교회(Ukraine Orthodox Church, UOC)는 2022년 러시아정교회와 공식적으로 관계를 단절했다. 그러나 여전히 상당수의 교구가 러시아정교회 모스크바 총대주교구에 소속돼 있었는데, 이번 법안을 통해 이들의 활동이 전면 금지된 것이다.

새로운 금지령은 키이우 총대주교구 산하 우크라이나정교회(Orthodox Church of Ukraine, OCU)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정교회는 2019년에 대부분의 세계정교회 지도부에 의해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으며,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있다.

CNN에 따르면, 젤렌스키는 24일 오후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정교회는 오늘날 모스크바의 악마로부터 해방을 향한 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고 했다. 새로운 법률은 UOC와 같은 기관에 러시아와의 관계를 끊거나 폐쇄하도록 9개월의 시간을 줄 예정이다.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이후, UOC와 제휴한 성직자와 기관이 친러시아 선전을 퍼뜨리는 데 도움을 줬다는 여러 의혹이 제기됐고, 우크라이나 의회는 해당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리나 헤라셴코 의원은 이를 “우크라이나에서 침략국의 지부를 금지하는 역사적인 투표”라고 했다. 

그러나 디스커버리 인스티튜트(Discovery Institute)의 웨슬리 J. 스미스(Wesley J. Smith) 센터장은 “새로운 법은 UOC에 남기를 원하는 교회의 종교적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스미스 센터장은 내셔널 리뷰(National Review) 기고에서 “UOC나 OCU가 합법적으로 우크라이나정교회를 대표하는지에 관한 분쟁은 정교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는 어느 교회가 ‘합법적’이고 어느 교회가 아닌지, 어느 교회가 공개적으로 운영될 수 있고 어느 교회를 억압해야 하는지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GN 인도네시아 선교 다큐멘터리

CGN 인도네시아 선교 다큐멘터리 공개

선교 미디어 CGN 인도네시아 지사에서 제작한 선교 다큐멘터리 이 기독 OTT 퐁당과 CGN 유튜브에 공개됐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87%가 이슬람교인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지만, 크리스천이 …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미래목회포럼

“신앙의 뿌리 고향 교회… 설에 방문하면 은혜 더 많을 것”

하나님 사랑 흘려 보내는 귀한 일 어머니 같은 교회들 품고 협력을 미래 목회 위한 새로운 장 열릴 것 연대 차원에서 의지 갖고 방문을 정서적 거리 멀어져… 동행해야 운동성 살아나, 도시 교회도 건강 미래목회포럼(대표 황덕영 목사, 이사장 이상대 목사)에…

카터 장례식

김장환 목사, 카터 전 美 대통령 장례식 한국 대표 참석

신실한 신앙인이었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Jimmy Carter)의 장례식이 9일 오전(현지시간) 엄수된 가운데,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가 대한민국 대표 자격으로 장례식에 참석했다. 미국 제39대 대통령이자 최장수 대통령이었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12…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

“기도로 세워진 대한민국, 다시 기도로 일어나자”

대한민국이 헌정질서 붕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이를 기도와 행동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가 오는 11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대로에서 시작된다. 이 기도회는 이후 매주 토요일 여의도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

성시화

“집시법 일부 개정안, 동성애 반대 주장 형사처벌 우려”

개정안, 반복적 혐오표현 금지 성별·종교·장애 등 특정 대상 윤건영 의원 등 23명 발의해 문 전 대통령 사저 시위 때문? 특정인 위해 법률 제정 옳은가 목회자들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전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을 …

유스원크라이

유스원크라이 “기독 청년들, 정체성 분명하면 ‘현타’ 없어”

1월 19일 연무대 군인교회 집회 개그맨 이정규 사회, 뮤지컬 등 영적 회복과 재무장, 부흥 목적 말씀과 삶 가운데 간극 없도록 일상에서 복음 살아내는 훈련 풀어짐, 신실하신 하나님 신뢰 4년째를 맞이한 ‘나라와 민족을 위한 청년들의 기도’ 유스원크라이(…

신년 하례회

“절대 권력은 절대 타락… 삼권분립으로 민주주의 세워야”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권순웅 목사, 상임회장 이선 목사)가 10일 오전 11시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서 2025년 신년하례회를 드리고,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 교회가 먼저 회개하고 하나 될 것을 촉구하며 샬롬의 축복이 넘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했다. 특히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