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성 낮지만 명상‧운세 등 행위는 크게 높아
천국·지옥·영·악마 등 종교적 개념 인식 비율 30%대 불과
교회·절 등 예배 장소 가는 비율도 조사국 중 중간인 13위
‘종교가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 16%로 102개국 중 84위
삶의 의미·목적 고민은 가장 많아… 종교성은 높아 독특
‘신적 존재’ 혹은 ‘천국과 지옥’에 대한 한국인들의 믿음은 세계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글로벌 리서치 기관 입소스(IPSOS)가 세계 주요 26개국 대상으로 실시한 ‘세계인의 종교의식 조사’와 미국의 퓨리서치센터에서 동아시아 5개국 대상으로 실시한 ‘종교적 영성과 관련한 조사’ 자료를 토대로, 목회데이터연구소(소장 지용근)가 ‘넘버즈 254호’에서 한국인의 종교성에 대해 분석했다.
세계 26개국 성인 대상으로 ‘신’ 또는 그보다 ‘더 높은 힘이나 영’에 대한 믿음을 물어본 결과, ‘경전(성경·꾸란·토라 등) 상의 신을 믿음’이 40%로 가장 많았고, ‘신 말고 더 높은 힘이나 영을 믿음’이 20%를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브라질이 89%로 가장 높았고, 미국은 72%, 유럽의 선진국인 독일, 프랑스, 영국은 43~45% 정도로 나타났다. 한국은 3명 중 1명 꼴인 33%로 26개국 평균(61%)보다 크게 낮았으며, 일본(19%)과 함께 조사국 중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천국, 지옥, 영, 악마 등 종교적 개념을 제시한 후 이와 같은 것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은 결과, 한국인의 인식 비율은 30%대로 26개국 평균보다 크게 낮았다. 페루,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가장 상위를 차지했다.
한국인의 ‘신앙 활동’ 역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교회, 절 등 예배 장소에 가는 비율(월 1회 이상)은 21%로 조사국 중 중간인 13위, 예배 장소 밖에서 기도하는 비율(월 1회 이상)은 24%로 22위에 랭크됐다.
세계인의 종교적 신앙이나 영적 생활의 만족도 입소스 분석 결과, 30개국 평균은 72%였지만(1위는 인도네시아 89%) 한국은 이에 크게 못 미치는 50% 수준으로 일본과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반면 ‘다른 종교 가진 사람 불편하다’는 인식은 조사국 중 가장 높았다. ‘종교를 믿으면 더 좋은 시민이 된다’는 등의 종교와 삶의 연관성은 26개국 중 20위 수준으로 낮았다.
종교적 환경에서 자랐으나 현재 종교가 없다고 응답한 성인의 비율은 한국이 35%(미국 퓨리서치센터 조사)로 102개 국가 중 2위를 차지했다. 종교전환율, 즉 살면서 종교를 갖거나 버리거나, 혹은 종교를 바꾸거나 하는 변화를 준 이들은 한국이 53%로 102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종교가 당신의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한국이 16%로 102개국 중 84위였다. 1위는 인도네시아(98%)였고, 미국은 42%가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무종교인의 명상 같은 종교적 행위나 운세 같은 무속 행위를 최근 1년간 해본 경험은 ‘명상’이 한국 55%로 가장 높았고, 운세도 39%가 경험해 낮은 ‘종교성’과는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한국인은 또한 조사 대상국 중 삶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하는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응답자 52%가 ‘최소 한 달에 한 번 이상 삶의 의미 및 목적에 대해 생각한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일본(30%), ’홍콩(20%)‘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종교와 거리가 멀지만 종교성이 높은 독특한 특성을 보였다.
목데연은 “’한국교회 트렌드 2023’의 한 주제로 개신교인의 ‘SBNR(Spiritual But Not Religious)’ 즉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음’을 조명했다면, 이제는 무종교인이 더 많아진 한국인의 종교적이지 않지만 ‘영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