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누가 탈레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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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기독교인은 탈레반주의자이고 도박중독자?
어떻게 폭력·살인 일삼는 이들과 비교할 수 있나

北 독재와 그 추종세력, 폭력시위, 민간인 고문치사
반성 않고 ‘민주화’ 포장… 그게 탈레반주의 가까워

눈과 귀를 의심했다. 대한민국 국회의 압도적 과반을 점하고 있는 정당의 의원이, 수많은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는 공직 후보자 청문회에서 상대를 “무자격 보수 기독교 탈레반주의자”라고 지칭하다니. 그야말로 막말이라는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는 극악한 언사였으며, 한 개인을 넘어 기독교 전체와 하나님에 대한 조롱이자 모욕이었다.

문제의 주인공은 김성회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도 고양시 갑)으로, 김 의원은 3일 국가인권위원장 후보 청문회 질의 도중 안창호 당시 후보에게 “인권 문제는 과학을 기반으로 해야 하는데 그걸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무자격 보수 기독교 탈레반주의자라고 생각한다”며 “국가인권위원장으로 부적격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안 후보가 기독교의 창조 신앙을 갖고 있고 동성애 문제에 대해 성경적 관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더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김 의원이 스스로 기독교인이라고 주장했으며, 실제로 미국장로교(PCUSA) 산하 샌프란시스코신학교에서 M.Div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장로교 소속 평화의교회 사회선교간사(전도사)로 사역했다는 점이다.

탈레반이 어떤 곳인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단체로,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과 맞지 않으면 폭력과 살인까지도 서슴지 않는 자들이다. 그런데 평생을 검사와 헌법재판관 등으로 봉직하며 이 사회의 법과 정의를 수호해 온 안 후보에게 어찌 감히 탈레반주의자라는 표현을 쓸 수 있단 말인가.

안 후보가 진화론은 가설에 불과하다 한 것도 충분히 가능한 발언이다. ‘종과 종 사이의 변이’에 대한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이 넓고 정교한 우주 만물이 그저 엄청난 우연의 반복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이야말로 가설이 아니면 무엇인가.

동성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동성애는 성경에 죄라고 명시돼 있을 뿐 아니라, 자연 질서에도 맞지 않고, 국민 대다수의 여론도 반대한다. 더욱이 안 후보는 동성애자들을 혐오한 것이 아니라, 동성애에 대한 정당한 비판조차 하지 못하도록 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등의 문제에 대해 그간 헌법 전문가로서 소신을 적극 개진해 왔을 뿐이다.

김 의원은 기독교 신앙과 가치관을 ‘도박 중독’에 비유하는 듯한 발언도 하는 등 마치 보수적 신앙을 가진 기독교인들이 엄청나게 미개하고 시대착오적인 것처럼 조롱하고 비아냥거렸는데, 기독교는 결코 반과학적이고 반문명적인 종교가 아니다. 오히려 오늘날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주도해 온 이들 중 상당수가 보수적 신앙을 가진 기독교인들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안 후보의 신앙을 문제 삼으려면, 그가 그 같은 신앙 때문에 과거 공직을 수행함에 있어 어떤 잘못이나 편향적 행동을 했었다는 증거를 제시했어야 했다. 그런데 아무런 증거도 없이 (그것도 스스로 기독교인이라 하는 자가) 단지 신앙적 발언과 소신을 조롱하는 것은 너무나 치졸하기 짝이 없다.

안 후보가 동성애로 인한 교회 혐오와 가정 해체 등이 공산주의 혁명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한 것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믿지 못하느냐”고 했는데, 이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종북종중을 일삼으며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데 앞장서 온 것이 바로 김 의원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의 주류 세력이 아닌가. 오늘날까지도 계속해서 일어나는 무수한 간첩 사건들에 대해서는 그저 눈과 귀를 닫는 것인가?

또한 국가를 외적으로부터 지키는 일뿐 아니라 잘못된 사상으로부터 지키는 일도 절대 방심할 수 없는 것이다. 이란과 베네수엘라도 잘못된 종교와 가치관으로 인해 세계 선진국 반열에서 한순간에 나락으로 갔고, 기독교 국가이자 전통적 선진국인 독일과 영국도 각각 나치즘으로 끔찍한 죄악을 저지르고 영국병으로 망국적 상황을 겪은 바 있다.

“에이즈와 동성애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과학적 사실이라면 이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는 안 후보의 소신에 대해, 김 의원은 과학적으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행하는 ‘혐오 표현 리포트’를 제시했다. 그 내용은 “사실관계를 있는 그대로 명시하고 있는 경우라도…, 혐오 표현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이처럼 부당하게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야말로 탈레반주의에 가깝지 않은가?

탈레반주의라는 말이 나왔으니 차제에 따져 보자. 이 지구상에서 가장 반인권적이고 반자유적이며 자신들의 신념을 위해 폭력과 살인까지도 서슴지 않는 이들이 바로 북한의 김씨독재정권이 아닌가? 그리고 그들을 추종하고 그들의 테러행위조차 옹호해 주는 이들이야말로 탈레반주의에 가깝지 않은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폭력시위를 일삼고, 미국대사관 테러를 시도하거나, 무고한 시민들을 프락치로 몰아 고문해 죽이고도 제대로 된 반성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그것을 민주화운동이었다고 포장하는 것이야말로 탈레반주의에 가깝지 않은가? 탈레반에 의해 희생된 수많은 무고한 시민들은 이를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아무리 권력이 좋다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는 것이다. 게다가 자신도 진짜 신앙인이라면 비판을 하더라도 최소한 상대방의 신앙을 존중하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 김 의원은 이번 망언에 대해 안창호 위원장과 기독교인들에게 사과하고, 또한 하나님 앞에 회개하길 바란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기독교인으로서 이 사안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 주길 바란다.

▲청문회 질의응답 중인 안창호 후보(왼쪽)와 김성회 의원(오른쪽).
▲청문회 질의응답 중인 안창호 후보(왼쪽)와 김성회 의원(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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