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의 대회 앞두고 환영과 조언 담은 입장문 발표
역사적으로 성경 하나님 말씀으로 믿고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 강조
‘예수 유일성’ ‘동성애 비판’ 분명히 하길
혼합주의적 방향으로 가는 것 경계해야
반대운동까지 하는 것, 안타깝고 지나쳐
‘세계 복음화를 위한 한국 복음주의 신학교수 일동’이 오는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송도에서 열리는 제4차 로잔대회를 앞두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9일 오후 서울 노량진에 있는 KWMA 사무실(CTS 9층)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1974년 제1차 로잔대회 이후, 50년 동안 세계 복음화와 전 세계 복음주의 운동 및 복음주의 신학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한국교회 성장과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해 온 로잔대회가 50주년을 맞아 한국에서 개최되는 것은 한국교회에 큰 축복”이라며 “이번 로잔대회가 위기에 직면한 한국과 전 세계 교회의 갱신과 회복과 참된 부흥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1974년 7월 열린 제1차 로잔 세계복음화대회와 여기서 채택한 로잔언약은 우리 세대 안에 세계복음화를 이룩하자는 1910년 에든버러 선교대회의 정신을 그대로 계승하여 세계 복음화 운동을 하자는 전 세계 복음주의자들의 선교대회와 선언이었고, 극단적 분리주의를 반대하며 WCC 에큐메니칼 선교운동을 반대하여 일어났다”며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 전 세계 복음주의자들은 성경의 무오성과 전통적인 기독교 신앙의 토대 위에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의 기치를 내걸고 1966년 휘튼대회와 베를린대회, 1974년 로잔대회, 1989년 마닐라에서 제2차 로잔대회, 2010년 케이프타운에서 제3차 로잔대회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로잔운동은 성경을 영감된 정확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을 1974년 로잔언약, 1989년 마닐라선언, 2010년 케이프타운서약에서 분명히 천명했다. 2024년 9월 제4차 로잔대회는 종교다원주의적 현대 사회 속에서 계속 성경의 무오성,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강조하며, 성 정체성의 혼란 속에 있는 오늘의 사회 속에 성경의 창조 질서를 따라 결혼이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연합이며 따라서 동성애와 동성결혼이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선언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로잔운동은 WCC적인 ‘하나님의 선교’(미시오 데이)와 달리 세계 복음화를 위한 ‘교회의 선교’ 전통을 유지, 계승, 발전시켜 가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복음주의 신앙은 사도행전에 나타난 성령의 역사가 오늘의 삶 가운데서 현존하며, 성령의 다양한 역사가 교회를 역동적으로 만들고 신자들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고 믿는다. 이런 점에서 로잔운동은 성령의 역사가 자유롭게 나타나도록 격려해야 한다”며 “로잔운동은 신사도운동과 관상기도 등, 성경의 범주를 넘어서서 혼합주의적인 방향으로 나가는 잘못된 성령운동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조직신학자 김영한 박사는 참조발언에서 “로잔대회는 WCC의 ‘하나님의 선교’가 지나치게 사회선교적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우려해, 복음주의 선교의 우선성을 강조하고 복음주의 선교에 부족한 사회적 책임 또한 강조하기 위해 복음주의자들 사이에서 일어난 운동이다. 여기에는 성경의 무오성,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 신사동운동 반대 등의 입장이 분명하게 담겨 있다. 그런데 일부 목회자들이 로잔대회 반대 운동을 하고 성명까지 내는 것은 지나치고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김 박사는 “한국교회가 로잔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세계적·고전적 에큐메니칼 운동의 교회사적 흐름에 참여하는 것으로, 대다수 한국교회가 이러한 거시적 안목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대단히 감사하다. 한국신학자들이 신근본주의적 입장에서 벗어나 교파를 넘어 한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주님의 복음을 보존하는 데 있어서 큰 의의가 있다”고 했다.
선교신학자 김성태 교수는 “복음은 특정한 문화에 종속되지 않고, 초문화적인 성격과 절대적·규범적 성경을 가진다”며 “로잔대회는 이러한 복음과 문화의 관계를 아주 잘 정리해서 소개하는 등 한국교회의 선교 발전에 상당히 도움을 주었다. 또한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과의 관계성을 천명했는데, 1974년 로잔언약에 감동과 도전을 받았다. 복음의 원리가 삶의 현장에 구석구석 증거되어 사회 변화를 일으키는 데 앞장섰다”고 했다.
김성태 교수는 “그런데 1차 세계대전 이후 일종의 반작용으로서 전쟁의 원인을 상기하며 영혼 구원과 교회 설립을 중심으로 한 근본주의라는 함정에 빠졌는데, 사실 이것은 복음의 원리와 정신을 삶의 현장에서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채 도피적인 성격을 띠었다”며 “그러한 가운데 WCC 운동이 급진적으로 흐르며,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로 복음과 복음의 실천이 삶의 현장에서 같이 가야 한다는 새로운 복음주의 운동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로잔언약문은 성경의 무오성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유일성을 강조하며, 다원주의를 단호하게 배격했다. 복음이 서구교회의 독점물이 아니라 모든 문화 속에 편만하게 확장돼야 한다는 점과 도시선교 및 미전도종족 복음화를 강조하며, 세계 선교에 커다란 영향을 줬다”며 “제1차 로잔언약문을 중심으로 복음주의자들이 결속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2, 3차에 걸쳐 지금에 이르러 왔는데, 오늘날 로잔대회에 대한 우려가 일어나고 있다. 복음의 사회적 책임에서 더 나아가 사회적 행동을 강조하고, 단순한 복음 전도가 아닌 총체적인 선교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전적으로 타락한 세계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과 관계가 회복되는 것이 중요한데, 3차 대회에서는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이 유기체적으로 동일하다고 선포했다”고 했다.
그는 “복음 전도의 우선순위를 말하지만, 정의 구현과 사회적 행동에 대한 언급이 다양한 조항에서 더욱 상세히 나타나면서 복음 전도의 우선순위가 흐려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의 선언문에서 ‘전통적인 교회의 복음 전도를 분명하게 지지한다’는 문구가 언급된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오늘날 복음주의 진영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신사도운동의 ‘영적 지도 그리기’, 유진 피터슨의 ‘관상기도’ 등도 언급하며 “우리가 더욱 건강하고 올바른 성경적 입장에서 영적 전쟁의 개념 등을 확실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로잔운동이 진정 공교회를 대표하는 수용성을 갖추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최형근 교수는 “로잔은 출발서부터 세계 선교를 위한 하나의 운동이고, 회원이 없다. 로잔운동과 정신에 동의하는 모든 복음운동가와 단체들이 함께 기도하고 우정을 나누며 전략을 논의하는 하나의 선교 운동으로서, 1차 로잔대회부터 3차 로잔대회에 이르기까지 선교 운동을 위한 플랫폼에 함께 참여하는 모든 복음주의 단체와 교단들이 복음의 내용을 갖고 올바르고 성경적인 선교를 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성명서에 나오는 것처럼 하나님의 선교에 대한 로잔운동의 복음주의적 재해석은 에큐메니컬 진영에서 이야기하는, ‘교회를 제외하고 하나님이 직접적으로 세상에 관여하셔서 사회·정치·경제적 의제를 다룬다’는 축소되고 환원적인 선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며 “오히려 교회는 하나님의 백성이자 하나님께 부름을 받은 공동체로서 선교적 의식을 갖고 있으며,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존재할 뿐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증언하는 증언자로서 정체성을 유지한다”고 했다.
또한 “선교를 위해 하나 되고 윤리적·도덕적으로 거룩함을 유지하며 이 세상 가운데 보냄을 받았다는 면에서 보편성과 사도성을 띠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로잔운동은 당연히 공교회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고, 로잔신학자들도 그러한 공교회성을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성명에는 박형용 교수(전 합동신학대원 총장,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회장 역임), 김영한 교수(숭실대학교 명예교수,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한국개혁신학회 회장 역임), 강승삼 교수(총신대학교 선교대학원장 역임, KWMA 사무총장 및 대표회장 역임), 김성태 교수(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선교학 명예교수, 한국 오픈도어 대표), 최형근 교수(서울신학대학교 선교학 교수, 한국로잔교수회 회장), 구성모 교수(성결대학교 선교학 교수, 한국로잔신학위원회 위원장), 성남용 교수(총신대학교 목회전문대학원 선교학 교수), 김성욱 교수(총신대학교 선교대학원 원장 선교학 교수), 이승구 교수(합동신학대학원 석좌교수,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한국개혁신학회 회장 역임), 이은선 교수(안양대학교 명예교수, 백석대학교 교수,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회장 역임), 박용규 교수(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명예교수, 한국기독교사연구소 소장)를 비롯한 139명의 복음주의 신학자가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