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기총, 신학대·기아대책 함께 2024 한반도통일기대포럼 개최
2024 한반도통일기대포럼이 9일 숭실대학교 한경직기념관 김덕윤예배실에서 ‘북한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감리교신학대학교, 숭실대학교, 총신대학교가 함께 개최하는 학술포럼이자, 북한기독교총연합회와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함께 개최하는 탈북민교회 20주년 기념 통일준비포럼이었다. 이에 앞서 탈북민교회는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7일간 ‘북한교회 회복 릴레이 감사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남한서 시작된 탈북민교회 개척
이미 시작된 북한교회의 회복
한반도통일기대포럼 준비위원회 측은 “북한이 최근에 통일 폐기, 민족 삭제,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했다. 북한이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로 들어가고 있다. 한반도 주변 정세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과 확전, 중국과 대만의 긴장 고조, 그리고 여전히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갈등으로 요동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한반도 통일에 대한 기대가 어두워졌다”며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서 어두운 북한 땅을 밝혀나가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믿는다. 이번 포럼을 개최하며 하나님의 섭리에 응답하는 길을 나누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금번 학술포럼을 통해서 숭실대학교가 평양에서 설립될 때 친구였던 감리교신학대학교와 통일선교에 동행하는 것은 뜻깊다. 또 통일선교를 연구해 온 것을 총신대학교와 나누며 동행하는 것 또한 뜻깊다. 감신, 숭실, 총신이 함께 통일선교를 향해 행진한다. 이 행진이 교단을 넘어 한국교회에 좋은 영향으로 흘러가기를 기대하며 기도한다”고 했다.
또 “한반도 땅에서 9월은 특별하게 기억되는 달이다. 1938년 9월 조선예수교장로회가 신사참배를 결의했다. 1948년 9월 9일 북한 땅에 김일성 공산정권이 들어섰고, 1998년 9월에는 김정일이 2대 독재자로 공식 등장했다. 이렇게 9월은 어둠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가슴 아픈 역사를 낳은 9월에 남한 땅에서 2004년 탈북민에 의해 탈북민교회가 최초로 세워지며 어두운 북한 땅을 향해 복음의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20년 동안 현재 전국 70여 개의 탈북민교회가 복음의 불씨를 키워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한에서 시작된 탈북민교회 개척은 북한 땅의 뒤틀린 예배를 바로 잡고자 하는 하나님의 뜻이다. 이는 북한교회가 지하로 숨어든 절망의 9월에서 북한 사람을 통해 다시 교회가 시작되는 소망의 9월로 바뀐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우리는 이미 시작된 북한교회의 회복을 노래한다. 그리고 마침내 이뤄질 통일된 한반도의 완성을 바라본다”며 “한국교회 북한선교의 열매는 북한 땅의 변화가 아니라, 북한 사람이 복음을 듣도록 준비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주변에는 1만 탈북 그리스도인, 200여 탈북민 목회자, 70여 개의 탈북민 교회가 있다. 주신 열매에 감사하며 소망을 가지고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함께 드리는 개회예배와 1부 2024 탈북민교회 통일준비포럼, 2부 감리교신학대학교, 숭실대학교, 총신대학교 3개 대학교 연합 학술포럼, 3부 비공개 일정 순서로 진행됐다.
개회예배에서는 장범식 총장(숭실대학교)이 환영사, 서경화 목사(북한기독교총연합회 수석부회장, 향연교회)가 대표기도, 박성규 목사(총신대학교 총장)가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에베소서 1:10)을 제목으로 설교, 유경동 목사(감신대학교 총장)가 격려사, 지형은 목사(희망친구 기아대책 이사장, 성락성결교회)가 축도했다.
2024 탈북민교회 통일준비포럼에서는 최창남 회장(희망친구 기아대책)의 환영사, 임현수 목사(TMTC 대표)의 축사가 있었고, 정형신 목사(북한기독교총연합회 회장)가 ‘2024 전국 탈북민교회 및 탈북민신학생 기본 현황-사람을 준비하는, 한국교회 북한선교 제안’을 제목으로 발표, 차선호 차장(희망친구 기아대책), 김영호 전도사(원주하나교회)가 논찬했다. 이어 정종기 교수(고신총회 통일선교원 원장)가 ‘급변하는 북한상황 속에서의 북한선교 전략-한국교회와 북기총의 북한선교 방향의 변화(paradigm shift)’를 제목으로 발표하고, 송신복 목사(하나비전교회, 평택 쥬빌리 대표)가 논찬했다.
탈북민 복음화, 부인할 수 없는 열매
북에 세워질 교회의 못자리 모토로
쉽지 않은 목회 환경에도 개척 지속
탈북민교회 북한 ‘선교의 현장’ 제공
정형신 목사는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한국교회는 예고 없이 찾아온 탈북민들을 사랑으로 품고 끌어안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오늘에 이르러 국내 거주하고 있는 3만여 명의 탈북민 중 40%에 달하는 탈북민 복음화를 이뤄냈다”며 “이는 부인할 수 없는 한국교회의 기도와 수고의 열매”라고 했다.
정 목사는 “탈북민교회 개척은 초기 남한 출신 목회자들에 의해 주도돼 오다가 2015년 역전됐다. 2024년 현재, 전체 탈북민교회 65%가 북한 출신 목회자들에 의해 개척됐고, 이 비율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는 탈북민 신학생들이 신학공부를 마치고 혹은 그 과정에서 탈북민 사역 일선 현장에 대거 등장하면서 일어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특히 2020년 이후 개척된 탈북민교회 85%는 담임목회자가 북한 출신이다. 이 중 70%가 여성이고, 개척 당시 70%가 전도사다. 이제 막 신학교를 졸업한 탈북여성 전도사를 통한 교회 개척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했다.
정 목사에 따르면, 2000년 이전 정부 부처 내에 세워진 특수한 교회를 제외한 실제적인 탈북민교회는 2004년 상인제일교회(예장통합), 새터교회(기감), 새평양순복음교회(기하성), 열방샘교회(예장합동), 주찬양교회(예장합동개혁) 등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북한 출신 목회자를 통해 60개, 남한 출신 목회자를 통해 31개, 중국 출신 목회자를 통해서 1개가 생겨났다.
현재는 전체 92개의 교회 중 22개는 사라진 것으로 보이고, 70개 중 80%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자리하고 있으며, 부산, 대구, 울산, 경남, 경북, 광주, 제주, 충남세종, 충북, 강원도까지도 자리잡고 있다. 소속 교단은 대한예수교장로회가 전체의 70%이며, 그 외에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기독교한국침례회, 나사렛성결교회, 독립교회 등이 있다.
2023년 기준, 교세가 파악된 63개 탈북민교회의 성도 숫자는 성인 1,751명, 어린이 506명, 총 2,257명이며, 교세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교회를 추산하면 총 2,5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신앙생활하는 탈북민 성도를 통계상 1만 명으로 잡았을 때, 15~20%가 탈북민교회에 있다. 또 2023년 기준, 전체 교회의 평균 수입이 대략 192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교회의 평균 임대료가 115만 원임을 감안할 때, 대부분의 탈북민 교회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탈북민신학생의 경우, 2024년 6월 말 현재 전국 신학교에는 대략 70여 명이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탈북민 대학원생의 경우 감신, 장신, 총신 순, 학부생의 경우 대신, 장신, 총신 순으로 수가 많다. 전체 탈북민신학생의 73%가 가정이 있고, 이 중 60% 정도가 미성년 자녀를 돌보면서 공부하고 있다. 이들 중 한부모가정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탈북민신학생 가정 미성년 자녀들과 탈북민교회 담임목회자 가정의 미성년 자녀(PK)들을 모두 합하면 대략 1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탈북민 부교역자 가정의 미성년 자녀들까지 더하면 숫자는 더 많아진다. 월평균소득 100만 원 미만인 탈북민신학생 가정은 전체 66%에 이른다. 탈북민신학생의 졸업 후 희망 진로는 대학원생의 경우 개척·선교가 52%, 교회 섬김이 40%, 학부생의 경우 개척·선교가 32%, 교회 섬김이 62%로 나타났다.
정 목사는 “탈북민교회의 주요 모토 중 하나는 ‘북한에 세워질 교회의 못자리가 되는 것’이다. 탈북민교회는 민족복음화와 복음통일, 세계선교를 목회 비전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북한 어느 지역에 어떤 형태의 교회를 세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결코 쉽지 않은 목회 환경에도 불구하고 탈북민교회가 계속해서 개척 되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탈북민목회자들이 자비량 사역을 감수하면서도 묵묵하게 자리를 지켜가는 근거는 이들의 소명에 있다”고 했다.
또 정 목사는 “하나님은 수만 명의 북한 사람을 남한 땅에 먼저 보내주셨고, 탈북민교회는 이들을 보듬고 만나는 가장 좋은 장소임에 틀림없다. 그 중심에 탈북민교회와 탈북민목회자, 탈북민신학생들이 있다”며 “일반적으로 탈북민 사역은 국내 특수목회의 한 영역으로 이해돼 왔는데, 탈북민교회와 탈북민목회자, 탈북민신학생들을 ‘선교’의 범주에서 보아야 한다. 탈북민교회는 북한 ‘선교의 현장’을 제공하는 곳이다. 남한교회가 탈북민목회자들에게 사역 현장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제는 탈북민교회가 남한교회에 북한 사역의 기회를 제공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고 했다.
이밖에도 정 목사는 탈북민목회자의 재정적 어려움을 언급하며 “탈북민목회자 가정을 섬기는 일이 북한선교와 통일 준비를 위한 선한 운동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했고, 탈북민교회 개척운동을 시작할 것, 탈북민교회와 파트너십을 만들 것, 탈북민교회가 탈북민신학생을 발굴하고 책임지는 환경을 만들 것, 북한선교와 통일 준비의 획기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 등을 제언했다.
이에 차선호 차장은 “탈북민교회는 어려운 실태에도 불구하고 그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어려운 환경에도 다양한 북한선교의 사역으로 미래 북한의 못자리 사명을 다하기 위해 준비되고 있음은 북한선교의 미래를 방증하는 지표”라며 “특히 발제자의, 탈북민교회와 탈북민신학생들을 선교적 관점으로 보자는 제언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탈북민교회와 연합하며 탈북민교회의 재정과 시스템, 신앙이 잘 성장하도록 도와야 한다. ‘우리 교회가 북한선교를 한다’가 아닌, ‘탈북민교회와 함께 통일을 준비한다’는 관점과 방법들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논찬했다.
김영호 전도사는 “남한교회가 탈북민목회자들에게 사역 현장을 제공해야 한다 고 생각해 왔으나, 이제는 탈북민교회가 남한교회에 북한사역의 기회를 제공해야 할 시점이 지금이라고 밝힌 것에 공감한다”며 “북한선교의 현장이고 실제이자 통일 준비의 길잡이인 탈북민교회와 하나가 되어 북한 땅에 하나님의 교회를 재건하고 서울에서 평양으로, 그리고 예루살렘까지 복음의 확장을 위해 아름다운 협력과 헌신이 탈북민교회와 한국교회에 일어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후 정종기 교수는 북한선교 대상을 크게 구출이 필요한 탈북민, 남한에 들어온 탈북민, 해외에 난민으로 살고 있는 탈북민,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 주민 네 개의 그룹으로 설명하고, 탈북 루트 극비화, 정착사역을 위한 법적, 제도적, 물적 지원, 탈북난민 1세대와 2세대를 위한 사역 등, 이들 그룹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제언했다.
정 교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보호법, 국가비밀보호법과 장마당세대 등장, 해외노동자 폭동, 김주애 등장 등을 언급하며 “이런 변화의 바탕에는 세월과 외부 정보의 유입이 있다고 본다. 이제 북한도 변할 때가 됐다. 아무리 외부 정보를 막으려고 해도 외부 세계를 보고 들은 사람이 있는데 막을 수 없다. 북한의 미미하지만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한국교회의 선교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분명 북한에 틈이 생길 것이고, 그 틈이 바로 선교의 길이니 그 길을 찾고 또 그 길을 갈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할 때”라고 했다.
논찬한 송신복 목사는 “해외교회와 연합할 때 한국교회 리더그룹, 해외교회 헌신자 그룹, 전문가 그룹, 북한 내지 현장사역자 그룹이 함께 준비하고 훈련시키고 파송하고 사역을 살피고 전략을 세우고 수정 보완해가는 사역은, 너무나 필요하며 꼭 완성해야 하는 사역이라고 생각한다”며 “탈북민들을 위한 사역교회들이 세워진 지도 20년이 된 만큼, 그동안 쌓았던 많은 경험들이 있을 것이고, 먼저 길을 내어 걸어간 교회들이 힘을 합쳐 이뤄간다면 앞으로 북기총이 북한선교 전략에 대해 남한교회에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2부는 감리교신학대학교, 숭실대학교, 총신대학교 3개 대학교 연합 학술포럼으로 개최됐다. 하충엽 교수(숭실대학교)가 ‘북한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 연구’를 주제로 발표하고 최태관 교수(감신대학교)가 논찬했으며, 김의혁 교수(숭실대학교)가 ‘변화하는 한반도 정세와 향후 북한선교의 쟁점과 과제’를 제목으로 발표하고 하광민 교수(총신대학교)가 논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