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 “동물 장례, 부적절… 교회 사역 범주 벗어나”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신학위와 고신대학원 교수회 보고서 통과

인간과 동물은 차이 있고 구별돼
성경은 동물의 사후 말하지 않아
상실 겪은 성도 위로하는 건 유익
지나친 동물 권리 요구, 비성경적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제74회 정기총회 현장. ⓒ예장 고신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제74회 정기총회 현장. ⓒ예장 고신

애완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는 가운데,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제74회 정기총회에서 동물 장례 및 동물에 대한 신학적 입장을 낸 보고서가 통과됐다.

이 보고서는 동물에 대한 개혁주의 신학 입장과 목회 현장에서 동물의 장례 질문에 대한 답으로, 총회 신학위원회와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가 1년간 연구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연구 보고서는 창세기 1장과 2장, 9장 등의 성경적 근거를 들어 사람과 짐승이 존재론적인 본질적 차이가 있고 구별된다는 전통적 신학의 입장을 설명했다.

보고서는 “개혁주의 신학은 인간과 동물이 창조주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고유한 가치를 부여받았음을 인정함과 동시에 인간만이 하나님의 형상임을 강조한다. 궁극적으로 반려동물의 가치는 하나님의 형상인 인간이 창조주 하나님을 믿고 알며, 그분께 순종하고, 그분과 교제하며, 그분을 찬송하는 것을 돕는 것에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동물과 달리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인간이 하나님을 대신하여 이 세상을 다스리는 ‘대리 통치자’로 세움 받았음을 의미한다. 동물을 포함한 피조물들이 인간의 다스림 아래 있다”며 “동물을 대하는 인간의 모습과 태도는 하나님의 통치와 다스림을 닮아야 한다. 인간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동물을 학대하거나 괴롭혀선 안 되며, 하나님이 피조물을 기뻐하시고 아끼시는 것처럼 우리도 동물들을 그렇게 대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요한계시록 20장 12-21절과 시편 49장 12절을 바탕으로 “성경은 인간의 죽음 이후의 부활을 강조한다. 인간은 죽음 후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사후에 영원한 세계를 맞이하게 된다”며 “반면 성경은 동물의 사후에 대해 말하지 않으며, 죽음 후 사라지는 것으로 기술한다”고 했다.

또 공교회의 전통과 칼빈의 이해, 어거스틴, 보나벤투라 등 개혁주의 신학의 입장에 대한 교의학적 근거를 들어 “공교회의 전통과 칼빈은 인간과 동물의 존재론적 차이를 철저하게 견지하고 있다. 영혼과 몸의 결합으로 구성된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하나님을 닮아갈 수 있는 유일한 피조물”이라고 했다.

현대의 동물신학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보고했다. 보고서는 “개혁주의 신학의 이해를 재차 강조해야 하는 이유는 현대의 동물신학의 발전이 인간과 동물에 대한 전통적 이해를 약화시키기 때문”이라며 “동물 신학이 몇 가지 신학적 기여를 하고 있지만, 인간과 동물 사이의 존재론적 차이를 무시하고, 근대 철학의 인간중심주의와 성경과 교회의 가르침을 성급하게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하고, 동물도 인간와 동일한 영혼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게 만드는 등의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성도가 인간을 위한 장례식 외에 반려동물의 장례식을 치르는 것은 성경적이지 않으며, 동물을 위한 장례예식을 돕는 것은 교회 사역의 범주를 벗어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다만 “동물 장례는 그리스도인에게 적절하지 않으나, 목회적 관점에서 상실을 겪은 성도에 대한 돌봄은 유익하다. 그들이 겪는 정서적 슬픔에 대해 단정적으로 권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애정과 정서적 애착이 오랜 시간 강하게 이어져 온 결과라면 죽음에 의한 이별을 받아들이기까지 시간과 기다림이 필요하다”며 상실의 슬픔에 공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동물의 사체는 합법적으로 처리할 것을 권장하면서, “죽은 동물에 대한 이야기는 가족들의 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고, 상실 이후 가족의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다. 그 과정에 깊은 상실의 슬픔도 완화될 수 있고 불안한 마음도 위로될 수 있다”며 죽은 동물에 대한 기억은 함께 나눌 수도 있다고 보고했다.

또 동물 자체에 대한 지나친 권리 요구는 비성경적이라고 보고했다. 보고서는 동물을 종교적으로 축복하고 동물에게 성례를 집전하며 동물이 죽었을 때 장례예배를 드리는 것은, 성경을 떠난 해방을 추구하는 해방신학적 시도이므로 신학적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동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필요하나, 동물에게 영혼이 있다고 주장하거나 이웃을 돌보기보다 동물에 더 집중하는 것은 동물 우상화라고 지적했다. 때로 보도되는 동물과의 성적 교합은 동물의 학대 차원을 넘어 하나님의 형상인 인간의 가치 자체를 흔드는 가증스러운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의거하여 하나님의 뜻에 따라 동물을 다스리며 보호하되, 하나님을 믿고 살아가는 성도들의 마음이 오직 하나님을 의지하고 사랑하며,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물들을 책임 있게 돌보도록 격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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